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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신기하네'' 백화점 상품진열 ''숨은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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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일

     

    이마트 인천점을 찾은 고객들은 맨 처음 과일과 야채코너를 매장에서 만난다. 왜 하필 많은 상품들 중에서 과일코너가 매장 맨 앞에 위치해 있는 것일까?

    과일은 계절의 변화를 가장 민감하게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상품군이다. 마트 측은 이런 과일 상품의 특성을 이용해 매장에 새로운 상품이 등장했다는 상징적 의미를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바로 과일류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다.[BestNocut_R]

    철 따라 바뀌는 과일이 첫 눈에 띄면 소비자들은 구매 욕구를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가 흔히 지나칠 수 있는 대형 유통매장의 이곳저곳에는 보이지 않는 소비자의 심리와 행동을 고려한 과학이 숨어있다.

    지난해 10월 이마트가 미국계 다국적 유통점인 월마트를 인수하자 마자 가장 먼저 바꾼 것이 높다란 창고형 진열대를 성인 눈높이에 맞춘 것이다.

    이마트 송림점(구 월마트 인천점)의 경우 진열대 높이를 성인 눈높이에 해당하는 바닥에서 90~140㎝로 맞췄다. 월마트의 실패 요인 중에 하나가 한국인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진열대와 창고형 매장에 있다고 이마트 관계자들이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내부 인테리어와 상품 진열도 이마트 매뉴얼에 따라 모두 교체했다. 이렇게 겉과 내부를 한국인의 소비심리에 따라 바꾼 후 이마트 송림점은 월마트 간판을 달고 영업을 할때보다 무려 40~50%나 증가한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유통업계에서는 월마트가 이마트로 변신한 후 매출이 증가한 이유로 이마트라는 브랜드 파워가 소비자들에게 먹힌 면도 있지만 서양인들에게 맞는 창고형 매장을 한국인의 소비심리에 맞게 제품 진열과 인테리어를 바꾼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소비자의 발길과 시선이 가장 잘 닿는 ''골든 존''도 적극 활용된다. 쇼핑객의 시선과 동선은 오른쪽 방향을 향하기 때문에 입구에서 계산대에 이르는 주요 동선을 따라가면서 오른쪽으로 주요 코너가 들어선다.

    진열대의 경우 고가 상품부터 눈에 띄는 경우가 많다. 비싼 상품을 먼저 보게 되면 나중에 본 것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가격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줄어든다는 점을 활용한 배치 전략이다.

    백화점 매장 음악도 고객들의 소비심리와 관련이 있다. 신세계 인천점과 롯데 인천점 매장에서 가요는 하루에 5곡 이상 틀지 않는다. 가요의 경우 팝송이나 클래식에 비해 가사가 소비자들에게 잘 전달돼 고객들의 구매 집중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또 아침에는 템포가 느린 클래식을 주로 틀어 소비자들과 처음 일과를 시작하는 직원들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폐장 임박해서는 빠른 템포의 음악을 틀어 소비자들이 빨리 쇼핑을 마치고 귀가 하도록 유인한다.

    이처럼 대형 유통점에서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것들에도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과학이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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