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시비를 빚으며 태권도협회장에 당선된 구천서 회장과 이를 주도한 이승환 호국청년연합회 총재 등 관련자들이 검찰에 대거 구속 기소됐습니다.
서울지검 강력부는 지난 2월, 태권도협회 회장 선거과정에서 폭력배와 태권도인을 동원하고 협회 간부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구천서 회장을 구속기소했습니다.
검찰은 또 당시 선거방해를 주도한 이승완 호청련 총재 등 3명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관련자 5명을 불구속기소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구씨는 전임 김운용 회장이 사임함에 따라 지난해 2월5일 개최된 태권도협회장 선거에서 이승완씨 등과 공모해 폭력배와 태권도인 등 300여명을 동원해 선거장 출입구를 막고 자신을 지지하는 대의원들만 입장시켜 참석 대의원 십칠명 전원의 표를 얻어 당선됐습니다.
또 지난 87년 통일민주당 창당방해 사건인 용팔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기도 한 이승완씨는 태권도협회 부회장 등을 지내며 태권도계를 수년간 장악해 왔으며 당시 회장선거에서 폭력배 동원 등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있습니다.
검찰은 지난 90년대 중반 이후 협회 고위 간부직을 차지해 오던 폭력조직 관계자들이 사임 압력을 받게 되자 정치인 출신의 구씨를 새로운 회장으로 옹립하려 한 것으로 보고있습니다.
검찰은 거물급 폭력배들이 태권도계에 진출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번 수사를 통해 태권도계가 정상화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CBS뉴스 황명문기자
주먹으로 얼룩진 태권도협회의 야인시대 |
검찰이 5일 발표한 대한태권도협회 비리 사건은 조직폭력계의 거물급 원로들이 `잊혀진 전설''이 아니라 `살아있는 전설''로서 온갖 이권 및 비위에 개입한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과거 주먹세계에서 이름을 날렸던 거물급 원로 폭력배들은 명실상부한 체육단체를 조종, `페어플레이''를 표방하는 스포츠 이미지로 자신들을 덧칠하면서 이권을 노린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태권도협회장 선거를 방해하고 협회 사업 이권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승완(63)씨는 90년대 중반부터 태권도협회 부회장, 고문 등을 맡아왔지만 실상은 지난 70년대 전주에서 서울로 진출, 주류도매상을 경영하면서 폭력조직의 대부로 군림해온 인물.
이씨는 지난 88년 운동권의 사회혼란을 막는다는 명목하에 월드컵파, 수원파, 창조파 등이 포함된 호국청년연합회를 결성, 정.관계는 물론 검.경,안기부 등에 폭넓은 인맥을 만들고, `용팔이 사건''으로 불리는 87년 통일민주당 지구당창당대회 방해사건의 배후를 맡는 등 단순 폭력배의 경계를 넘어섰다.
목포 출신의 협회 이사인 박종석(60.수배)씨는 70년대 초 서울로 진출해 종로.무교동 일대에서 활동중인 호남 출신 폭력배들을 모아 `번개파''를 결성한데 이어 `범호남파''로 세력을 확대한 다음 당시 명동을 장악하던 신상사파를 몰락시키고 서울 관내를 `제패''했던 인물.
특히 박씨는 지난 88년 일본 오사카에서 부산 칠성파 두목 이강환씨가 일본 폭력조직과 의형제를 맺는 의식에 범호남파 회장으로 참석했으며 이듬해에는 경기도 파주 모 기도원에서 서방파, 맘보파 등을 모아 `신우회''라는 폭력조직을 결성하기도 했다.
최근의 전국 3대 패밀리를 이끌고 있는 김태촌씨(범서방파)와 조양은씨(양은이파)를 70년대 중반 당시 휘하에 뒀을 정도.
또 협회 상임부회장인 한용석(63.불구속기소)씨는 대전.충청지역의 폭력배 출신으로 지난 75년께부터 속리산관광호텔 카지노 사업 등에 개입하면서 지역 폭력조직인 옥태파, 족제비파 등을 휘하에 거느렸다.
한씨는 지난 77년 카지노 운영권을 얻기 위해 도끼 등으로 무장해 속리산 카지노장을 습격, 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사건 등으로 충청권 폭력계의 맹주로 군림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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