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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산업

    소주·맥주 몇 도수에서 가장 술 다운 맛이 날까?

    • 2007-03-1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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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코올 농도가 얼마일 때 술맛이 가장 좋을까?''

    주류업계가 소비자의 입맛 변화를 맞추기 위해 알코올 도수를 올리거나 내리는 등 ''도수 맞추기''에 골몰하고 있다. 최근에는 0.1~0.2도 등 소비자들이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농도에까지 ''집착''할 만큼 ''도수 전쟁''이 치열하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부드러운 목 넘김''을 지향하는 소주는 30도 부근에서 최근에는 20도 안팎으로까지 도수가 낮아졌다. 이와 달리 ''''술다운 술''''을 고집하며 도수를 22도까지 올린 소주와 6.9도로 높인 맥주도 출시됐다.

    소주

     

    소주시장에서는 지난해부터 19~20도 사이의 알코올 농도를 가진 제품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금복주는 지난 5일 20도짜리 ''참소주''를 19.7도로 낮췄다. 대구·경북 시장 점유율이 2000년대 초 97%대에서 지난해 말 92%대로 줄어들자 강한 도수를 찾는 애주가만을 고집할 수 없었던 때문이다. 이에 앞서 1월에는 17.9도짜리 ''''더 블루''''도 내놓았다.

    최근 국순당L&B는 21도 증류 소주 ''참순''을 19.8도로 내렸다. 국순당측은 "부드러운 소주를 찾는 소비자 기호에 맞춰 도수를 내렸다"고 밝혔다. 소주와 섞은 이른바 ''50세주''(16.5~17도)로 인기를 끌던 백세주와 야심작인 16.5도의 ''별''이 소주계 저도화 공세에 직격탄을 맞자 이에 뒤질세라 도수를 낮춘 것이다.

    반대로 알코올 도수를 높이며 ''도전장''을 던지는 업체도 생겨났다. 보해양조의 소주 ''천년잎새''는 20.1도에서 22도로 높아졌다. 회사측은 "20도대 제품으로 수도권 공략에 한계가 있어 강한 소주를 찾는 애호가를 겨냥했다"고 밝혔다. 두산이 ''처음처럼''과 별도로 ''산''을 계속 만드는 것도 충성도 높은 ''옛 팬''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저알코올 경쟁을 벌이던 맥주 시장도 오비맥주가 15일 6.9도로 올린 ''카스 레드''를 선보이면서 변화할 조짐이다. 이는 하이트와 카스 4.5도, 오비 블루 4.4도, 카스 아이스라이트 4.2도 등 맥주 도수가 낮아지는 추세에 역행하는 조치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마셔도 안 취한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에 따라 카스 레드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맛있는 맥주의 알코올 한계를 8~9도로 본다"며 "맛이 흐트러지지 않으면서 조금씩 도수를 높여본 결과 6.9도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BestNocut_L]그러나 업계에서는 1991년 7도짜리 하이트의 흑맥주 ''스타우트''가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2000년 말 5도로 낮춰 재출시된 점을 들며 도수 높은 맥주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러나 오비측은 "카스 레드는 흑맥주가 아니어서 전철을 밟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시장점유율 1위인 진로와 2위권 두산주류BG간의 ''소주 0.2도 자존심 전쟁''이 팽팽하게 전개되고 있다.

    두산주류BG는 지난 12일 ''처음처''''''의 20도를 유지하면서 고급화한 ''처음처럼 프리미엄''을 출시했다. 회사측은 ''''현재로선 도수를 낮출 계획이 없다''''며 "20도나 19.8도는 기술적으로 20도의 오차범위 내여서 별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처음처럼''의 원료인 알칼리 환원수의 입자가 작아 충분히 부드럽고 순한 맛이 나서 도수를 내리지 않아도 경쟁력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저도화를 주도해온 진로는 "분명히 20도에 비해 19도 소주가 목 넘김이 수월하다"고 강조했다.

    맛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저도화하지만 자칫 위험할 수도 있다. 지난해 11월 부산지역 대선주조나 경남지역 무학이 소주 도수를 16.9도까지 내렸으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미약했다.

    업계 관계자는 "톡 쏘는 맛마저 사라질 만큼 도수를 내린 소주는 너무 앞서 나간 것 같다"며 "저탄산 와인이 인기 없는 것처럼 역시 술은 술다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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