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
문화도시 광주의 대표적인 상징물로 자리잡은 비엔날레 ''무지개 다리''가 무차별 낙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호남고속도로 서광주 나들목에 설치된 무지개 다리에는 욕설 낙서가 수일째 방치돼 있어 설 귀성객 등 외지인 방문시 ''문화 광주''의 이미지를 흐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6일 오후 2시 광주 북구 운암동 호남고속도로 서광주 나들목. 중외공원을 잇는 무지개 다리에는 ''엿먹어라''는 뜻인 ''fuck'' 등 흰색과 빨간색, 검정색 칠로 아무렇게나 갈겨쓴 낙서가 하단부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 낙서는 호남고속도로 서울ㆍ대전방면에서 서광주 나들목 쪽으로 진입하는 차량 운전자들의 눈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무지개 다리를 통과한 뒤 운암동 방향으로 진입하기 위해 신호대기 하고 있던 우모(42ㆍ광주 북구 운암동)씨는 "곧 있으면 설을 맞아 귀성객과 외지인들이 이곳을 많이 지날 텐데 광주의 이미지를 먹칠하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무지개 다리를 관리하고 있는 광주시립미술관은 중외공원 인근에 소재한 중ㆍ고등학교 재학생들이 낙서를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낙서의 내용은 ''○○고 짱'' ''○○야 놀자'' ''○○야 사랑해'' ''○○♥○○'' 등 10대 학생들의 감정을 표현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지난해 9월 400만원을 들여 낙서를 제거하기 위해 부분 도색을 하는 등 95년 이후 전체 도색 2회, 부분 도색 2회 등 총 4회에 걸쳐 낙서 제거에 나섰지만 낙서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무지개 다리는 지난 95년 9월18일 제1회 광주비엔날레 당시 ''경계를 넘어 세계가 하나 되자''는 광주비엔날레의 창설 목적을 상징하기 위해 조각가 김영중씨가 작품을 구상, 포스코가 기증했다. 이후 무지개 다리는 광주의 문화 이미지를 대표하는 예술작품으로 각광을 받아왔다.
광주시립미술관 관계자는 "24시간 감시하지 않는 한 낙서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면서 "무엇보다 문화 도시 시민답게 예술품을 사랑하는 소양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