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상
지난해 경영권 참여를 목적으로 대한화섬 등 국내 기업의 주식을 사들이면서 뜨거운 반향을 일으킨 일명 ''장하성 펀드''의 실체가 헤지펀드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따라 ''장하성 펀드''의 실체와 건전성, 자금 운용 방향, 펀드 내 장하성 교수의 역할등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점화될 전망이다.
''장하성 펀드''의 공식 명칭은 ''라자드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LAZARD KCGF)''이다.
이 펀드를 설립한 ''라자드''는 뉴욕에 거점을 둔 자산운용사로 총 99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굴리고 있으며 지난 2005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됐다.
자산운용사인 라자드는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를 만들어 매니저인 존 리씨가 한국내 중소기업을 선택해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라자드의 아시시 부타니(Ashish Bhutani)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은 이에대해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는 지난해 4월 자금규모가 700억원 정도였으나 지금은 2천300억원으로 커졌으며 중소기업의 지배구조개선을 통해 회사 가치를 높여 투자자인 주주들에게 이익이 배분되도록 하기 위한 목적아래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펀드의 자금 모집 방법으로 볼때 헤지펀드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황봉목 삼성증권 뉴욕법인장은 "라자드 자금은 80%가 헤지펀드 성격을 갖고 있다"고 말하고 "하지만 투자 기간이 길다는 특성을 갖고 있어서 뮤추얼펀드와 비슷한 성격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펀드가 일명 ''장하성펀드''로 명명된 것과는 달리 투자관련 의사결정은 펀드 매니저인 존 리씨가 거의 전적으로 한다는 점도 또 다른 논란거리다.
라자드측은 "존 리씨는 라자드 본사의 경영지침에 따라 투자 대상을 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존리씨는 "의사 결정과정에서 장하성 교수의 자문을 받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장하성 교수는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의 자문역만 맡을 뿐 엄밀한 의미에서 라자드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장하성 교수는 그런 면에서 소액주주운동을 통해 쌓은 자신의 이미지에 위험부담이 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장 교수는 소액주주운동을 통해 한국의 기업지배구조개선운동을 추진해 왔는데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는 투자하는 기업마다 주가가 폭등하면서 투기성 자본의 성격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주가를 놓고 주식을 되팔아 이익만 챙기려든다면 기업지배구조펀드라는 이름을 앞세워 이익을 챙기는 전형적인 헤지펀드라는 비난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장하성 펀드''가 대한화섬과 크라운제과, 화성산업, 동원개발 등 주식을 매입하는 종목마다 주가가 폭발적으로 상승하면서 시장 주변에서는 주가 차익을 챙겨서 한국을 떠날 것이라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