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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반 형사 2명 맨손 출동했다 흉기에 피살

  • 2004-08-02 08:37

 


도심 한복판에서 강력반 형사 2명이 폭행 혐의를 받던 피의자를 검거하려다가 흉기에 찔려 숨졌다.

경찰은 피의자의 연고지에 형사들을 급파하는 등 달아난 피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사건이 일어난 것은 1일 밤 9시 20분쯤이었다.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의 한 커피숍에서 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택시기사 35살 이모씨를 검거하기 위해 서부경찰서 강력반 형사 3명이 이씨를 기다렸다.

이씨는 지난달 29일 밤 은평구 응암동의 한 모텔에서 사귀어오던 35살 이모 여인이 변심하자 앙심을 품고 이씨를 흉기로 위협하고 주먹을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었다.

피의자 이씨를 커피숍에서 만나기로 했다는 이 여인의 제보로 형사들은 커피숍에서 이씨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마침내 이씨가 커피숍 안으로 들어와 심모 경사가 이씨를 검거하려 신분증을 꺼내는 순간 이씨는 갖고 있던 흉기로 갑자기 심 경사의 가슴을 찔렀다.

옆에 있던 이모 순경이 심 경사를 부축하는 순간 이씨는 또 다시 흉기를 휘둘르며 이 순경까지 쓰러뜨리고는 달아났다.

커피숍 밖에는 정모 경장이 지키고 있었지만 달아나는 이씨를 붙잡지 못했고 병원으로 옮겨진 심 경사와 이 순경은 끝내 숨을 거뒀다.

신분증 보이는 경찰관에 흉기 휘둘러 숨지게 해

흉기로 애인을 위협했던 피의자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3명의 형사들이 지니고 있던 것은 수갑과 포승줄, 호신용으로 쓰이는 3단봉이 전부였다.

총기를 휴대하지 않아 피의자가 휘두르는 흉기에 힘없이 당할 수 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경찰의 대응이 안일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어느 때고 총기를 소지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서부경찰서 김성완 형사과장은 "살인사건이라든가 또는 특별히 상대방이 흉기를 갖고 있다든가 등의 확실한 증거가 있을 때 총기를 갖고 나가지 아무 현장에나 총기를 갖고 나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강력범죄 전과가 없는 이씨가 공개된 장소에서 그것도 경찰을 살해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수갑, 포승줄 3단봉으로 검거하려다 참변

현재 경찰은 달아난 이씨를 붙잡기 위해 비상이다.

먼저 시내 주요 지점에서의 검문 활동을 강화했고 연고지에 형사들을 급파해 유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

서울경찰청 김병철 형사과장은 "유력한 은신처로 보고 있는 곳에는 관할서 형사와 기수대 형사들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170cm의 키에 스포츠 머리를 하고 있으며 목 왼쪽 부위에 화상 흔적이 있고 하늘색 남방과 양복바지, 조끼를 입고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씨가 자신의 택시를 몰고 달아난 것으로 보고 경찰은 서울 33사 2680번 번호판을 단 은색 소나타 택시의 행방도 찾고 있다.

특히 이씨가 재범을 저지를 수 있다고 판단한 경찰은 얼굴 사진을 공개하면서 이씨를 전국에 공개 수배했다.

경찰은 또 2일 새벽 이씨와 함께 사건 현장에 있던 이씨 친구의 형인 38살 김모씨를 붙잡아 범행 공모여부와 정확한 사건 경위에 대해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숨진 두 경찰의 시신은 현재 은평시립병원 영안실에 안치돼 있으며 올해 32살인 심 경사는 4살과 1살 된 남매를 남겼고 이 순경도 경찰에 입문한 지 1년 만에 변을 당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CBS사회부 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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