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 미군에 의한 포로학대행위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미군이 이라크현지에서 기자들에게 가혹행위를 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9일 로이터통신은 지난 1월 2일 이라크 팔루자근처에서 취재활동을 벌이던 로이터와 미국 NBC 방송 소속 이라크인 보도진을 미군들이 구금한 뒤 성희롱을 했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기자들은 로이터통신 바그다드지국의 카메라기자 살렘 우레이비, 팔루자지국의 TV 기자인 아마드 모함마드 후세인 알 바드리니, 운전수인 사타르 자바르 알 바드리니, NBC방송의 알리 무함메드 후세인 알리 알 바드리니인 것으로 말려졌다.
이들은 팔루자 인근에서 미군 헬리콥터가 피격된 사건을 취재하던 중 사건현장인 볼투르노에서 미군 82공정사단 군은들에게 체포돼 세인트 미어의 전진기지로 옮겨져 3일간 조사를 받은 뒤 1월 5일 무혐의로 풀려났다.
입으로 담기 어려운 성행위 강요 이들이 미군들에게 당한 성추행은 이슬람권 기준에서 보면 엄청난 것으로 손가락을 항문에 넣은 뒤 다시 입으로 빨게 하거나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포즈를 취하는 등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이들은 석방 후 바로 본사측에 이와 같은 사실을 보고했고 로이터와 NBC방송은 이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의 편집국장 데이비드 슐레진저는 ''''지난 1월 당시에는 미군에 의한 가학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가 없어서 보도는 자제하기로 했고 다만 미군측으로부터 사건 자체를 부인하거나 증거가 없다는 답변이 올 경우 이들의 이야기를 보도하기로 내부방침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들 가운데 비교적 영어를 잘 하는 우레이비는 ''''미군들이 너희와 성관계를 하고 싶다는 말을 해 강간당하지 않을까 겁이 났었다''''며 ''''아부 그레이브교도소에서 벌어진 성추행 사진을 보자 이들도 나와 같은 고통을 겪었을 것이라고 생각돼 눈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미군 ''''구체적인 가혹행위 증거 없어'''' 발뺌슐레진저는 ''''지난 1월 9일 이라크주재 미 중부군사령관인 리카르도 산체스장국에게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편지를 보냈지만 28일 문제의 82공정사단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증거가 없다는 답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NBC방송의 부사장 빌 휘틀리도 ''''거듭해서 미군측에 진상조사를 요구했지만 만족할만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슐레진저와 비슷한 말을 하고 있다.
미군이 로이터통신에 보낸 답변에 따르면 ''''기자들에게 잠을 자지 못하게는 했지만 어떠한 심문과정이나 고문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美 국방부 ''''잠 못자게 하는 것은 가혹행위로 볼 수 없어''''미국 국방부 수석대변인 로렌스 디 리타는 ''''기자들을 구금한 것은 사실이지만 가혹행위는 없었고 다만 잠을 못자게 한 것 뿐이며 이들 군인들의 행동에 문제는 없었다고 본다''''며 문제의 82공정사단 군인들을 공개적으로 두둔하고 나섰다.
이런 디 리타의 답변에 대해 슐레진저는 ''''결국 2월 3일 디 리타에게 국방부의 조사내용은 적절하지 못하며 군인들이 기자들에게 보인 태도역시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답장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슐레진저는 ''''만일 심문할 것도 없었다면 왜 이들을 구금했는지 궁금하며 미군측의 답변을 보면 잠을 못자게 하는 것은 고문행위가 아닌 것처럼 표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군 ''''관타나모 기지 가혹행위 이미 알고 있었던 듯"
이들 기자들은 또 ''''체포 당시 미군들이 ''''너희를 쿠바 관타나모기지로 보내겠다''며 ''거기서는 잠을 자지 못하게 얼굴에 두건을 씌우고 구타와 고문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위협했다''''며 ''''당시는 관타나모기지 내에서 벌어지는 가학행위가 공개되지 않을 때였는데 이들이 그때 말한 것과 나중에 공개된 정보가 놀랍게 일치한다''''고 말했다.
즉, 이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미국방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미군이 포로에게 가한 고문이나 잔혹행위가 현지 군인들의 우발적인 범죄가 아닌 미군 전체에 일관적인 규칙과 공통점을 보이며 자행되는 조직범죄일 가능성이 높고 그 배후에 국방부가 존재한다는 주장이 맞게 돼 파문이 예상된다.
노컷뉴스 이서규기자 wangsobang@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