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4년 전 김대중 정부 시절, 최초의 여성 총리로 지명됐다 인준 청문회 과정에서 낙마항 장상 전 이화여대 총장이, 최근 여성 총리 기용 가능성과 관련해 자신의 심정을 밝혀 주목된다.
장상 전 이화여대 총장은 22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진행:신율 저녁 7:05-9:00) 프로그램에 출연해 "요 몇 년 새 우리 사회가 많이 변했고 특히 여성에 대한 의식이 많이 변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여성 총리에서 낙마하던 "4년 전만해도 ''여성이 총리?'' 라고 하면서 여성이 총리까지 하느냐고 생각했지만, 이젠 (한명숙 의원이 여성 총리로 거론돼도) 아무도 놀라지 않는데 이게 발전"이라는 것이다.
장상 전 총장은 4년 전 "상처로 기억되는 일"을 되돌아보면 "청문회에서 정치인이나 언론이 잣대로 들이댄 것과 관련해 국민들은 잣대가 왔다 갔다 한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전 총장은 그런 생각은 "잣대가 공정치 못했다는 생각일 것"이라며 자신에게 적용된 2중 국적 논란을 상기시켰다. 그 후 2중국적 논란 속에도 공직에 기용된 사례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장 전 총장은 여성 총리 기용 가능성과 관련해 "여성 총리가 임명되면 여성의 능력이 인정받는 거고 여성의 고위직 진출에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일부에서 여성 총리를 능력으로 보지 않고 정치적 모양새 등의 플러스 알파가 거론되는데" 그건 "당사자한테도 실례이고 무책임한 정치행위라 마음에 걸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장 전 총장은 또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으니 총리 임명자는 당적을 버려야 한다는 한나라당 요구와 관련해 "책임정치 차원에서 반드시 그래야 하나 의문"이라며 "그 위치에선 당적이 있든 없든 공적하고 객관적인 조정 능력을 발휘해야 하니 당적 유무는 상관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장 전 총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강금실 전 장관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가 여성의 관리 능력과 정치인으로서의 능력에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징조로 본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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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신율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 출연 : 장상 민주당 선거대책본부장
- 한명숙 의원이 첫 여성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환영할 일이다. 여성 총리가 임명된다는 건 여성의 능력이 다시금 인정받는 것이며, 여성의 고위직 진출에 대해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일부 정치권에서 여성 총리에 대해 여성의 능력을 보지 않고 정치적 모양새 등의 플러스 알파를 얘기하는 건 조금 마음에 걸린다. 그런 건 당사자에게도 실례이고 국민에겐 무책임한 정치행위다.
- 일부에선 한명숙 의원 총리설에 대해 ''위기관리용''이라거나 ''청문회에서 무난히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는데?위기관리용이란 얘기는 위기가 있다는 걸 인정한다는 뜻이다. 그건 남성이든 여성이든 누가 들어와도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얘기다.
- 한나라당은 한명숙 의원이 당적을 버리길 요구하고 있는데?책임정치 차원에서 반드시 그래야 하는지 의문이다. 그리고 당적이 있든 없든 그 위치에 서는 사람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정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게 당적의 유무와는 상관없을 것이고, 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 강금실 전 장관의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의미가 크다. 우리 사회가 여성의 관리 능력과 정치 능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시작했다는 징조다.
-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나?그렇다. 이건 몇 년 사이에 변한 사회의식이다.
- 사실 4년 전에 장상 전 총장이 최초의 여성 총리로 거론됐었는데?그때 상황이 너무 안 좋아서 많이 상처로 남았다. 요 몇 년 새 우리 사회가 많이 변했고 특히 여성에 대한 의식이 많이 변했다고 느끼는데. 4년 전만 해도 ''여성이 총리?'' 하고 생각할 만큼 여성이 총리까지 하느냐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여성이 총리로 거론되어도 아무도 놀라지 않는다. 그간 많이 발전한 것이다.
- 일각에서는 ''4년 전 장상 전 총장이 총리가 되지 못한 이유가 단지 여성이기 때문''이라고도 말하는데?정치인들, 사회 지도층, 언론계 포함한 지도층은 국민들이 현명하다는 걸 늘 기억해야 한다. 국민들은 잣대가 왔다갔다 하면 많이 실망한다. 그런 생각은 잣대가 공정치 못했다는 생각일 것이다.
- 여성 정치인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더 발전하기 위해 바뀌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여성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여기저기서 여성이 고위직에 진출하고 있지만, 분명한 건 아직도 우리 사회는 남성 위주의 질서라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는 아무리 여성이 고등교육을 받았어도 여성의 잠재력이나 사회적 가치를 남성들의 그것만큼 평가하지 않는다. 또한 여성에게도 책임이 있다. 여성들은 사회적 의식, 권리, 의무, 책임에 대해 더 확실한 의식을 가져야 한다. 소극적이고 수동적이고 무책임하면 사회에서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요즘 우리 사회에서 긍정적 사인을 발견할 수 있다. 4년 전 여성 총리에 대해 부담스러워했던 부분이 지금은 없다. 그만큼 발전한 것이다.
- 정치인으로의 포부는?
통합을 통해 사회 에너지가 미래 지향적으로 창출되길 바란다. 우리 민족은 저력과 에너지가 있는데 정치 분야만은 맴도는 느낌이다. 정치가 바로 서면 우리 사회는 21세기에 분명한 획을 긋는 역사적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 자리보다는 뜻을 펼치겠다는 의미인가?그렇다.
▶진행:신율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월~토 오후 7시~9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