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익태
최근 불거진 ''''애국가'''' 작곡가 안익태 선생의 친일논란을 반박하는 학자의 견해가 제기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안익태 선생연구가인 충남대 전정임 교수(41·음악학과)는 9일 중도일보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안익태 선생이 지난 1942년 독일에서 만주국(일본이 1932년 중국 북동부에 세운 괴뢰국가)설립 10주년을 축하하는 음악을 직접작곡하고 지휘한 영상물을 발견한 것만으로 친일을 논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애국가''''의 원곡 ''''한국 환상곡''''도 만주국 기념 음악에서 따왔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제기했다.
전교수의 이같은 주장은 관련 학계에서 처음 제기된 것으로 앞으로 학자들간 열띤 논쟁이 예상되고 있다.
전 교수는 이날 ''''안익태 선생의 대표적인 작품 ''''한국 환상곡''''이나 ''''논개'''' ''''애국가'''' 등에 나타난 내용들을 보면 평소 안 선생의 민족 사상이 친일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안익태 선생의 스승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친(親) 나치주의자로 일본 축전곡을 지휘했던 경력이 있고, 제자에게 다양한 지휘 의뢰를 맡겼던 만큼 이번 친일논란이 되는 ''''만주국'''' 지휘도 그런 맥락이라는 조심스런 분석을 내놨다.
전 교수는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연주에 대해 ''''당시 동양인으로서 세계적 음악가로 크고 싶은 욕망에 의한 연주였을 것으로 보인다"며 "만주국 지휘 하나로 평생을 애국자로, 민족주의자로 살아온 음악가를 친일주의자로 매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거듭 반론을 제기했다.
또한 전 교수는 ''''한국 환상곡의 경우 한국전체 일대기를 서사시 형태로 연주하는 곡으로 ''''일제해방''''에서 애국가 선율이 포함됐다''''며 ''''한국 환상곡의 선율이 만주국에 포함된 것이 아니라 개작을 거치면서 53년 이후에 만주국의 선율이 한국 환상곡에 포함된 것으로 보이나 한국 환상곡과 만주국을 연계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밝혔다. 더욱이 만주국에 대한 정확한 악보나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애국가를 만주국에 연계시키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전 교수는 ''''이번 논란을 제기한 송병욱씨와 논문을 주고받았으나 안익태 선생을 연구하는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친일 의혹은 억측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오는 11월 안익태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논란 전반에 대한 학술대회를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충남대 전정임 교수는 서울대 음악대학 작곡과 이론을 전공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연구소 연구위원으로 재임하던 시절 안익태 선생에 대해 연구를 시작해 지난 1997년 국내에서 유일하게 ''''안익태'''' 단일본을 발간했으며 오는 6월 개정판을 다시 발간할 예정이다.
전정임 충남대 음악학과 교수 ,"조국사랑 음악만은 퇴색되지 말았으면"''''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이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았으나 최근 친일 논란으로 의미가 퇴색,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 손꼽히는 안익태 연구가로 알려진 충남대 음악학과 전정임 교수를 만나 안익태 선생의 평소 민족관을 들어봤다.
-안익태 선생의 친일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데 어떤 내용인가?▲독일 베를린 훔볼트대학 음악학과에 재학 중인 송병욱씨가 독일 영상자료실인 트란지트필름으로부터 입수한 동영상 자료가 공개되면서 이 같은 논란이 불거졌다. 안익태 선생이 2차 세계 대전 중이던 1942년 독일 베를린 엣 필하모니 홀에서 열린 ''''만주국 창립 10주년 기념 음악회''''에서 베를린 방송교향악단을 지휘하며 자신이 작곡한 축전 음악을 연주한 것이 친일주의자로 해석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안익태 선생의 자료가 국내에는 거의 남아있지 않고 안선생의 작품연보에도 만주국에 대한 연보가 없었던 만큼 친일논란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하지만 안 선생이 작곡한 ''''한국환상곡''''이나 ''''논개'''' 등을 살펴보면 민족애가 강하게 드러나는 만큼 친일에 대한 논란은 시급한 판단이다.
-안익태 선생이 작곡한 ''''한국환상곡''''과 ''''논개''''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1930년대 작곡한 ''''한국 환상곡''''에 대해 안 선생은 ''''이 작품에는 조국을 그리는 나의 마음이 그대로 들어있다. 나의음악을 통해 조국의 이름을 만방에 빛낼 결심''''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국 환상곡에는 우리 강산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 살고 있는 백성들의 정취, 일제의 탄압, 고통 받는 슬픔, 조국의 해방, 조국의 영화 등이 마치 영사기의 화면처럼 지나간다. 한국 환상곡은 가슴깊이 간직하고 있던 그의 조국애를 담고 있다. ''''강천성악''''이라는 작품은 세종대왕이 영감을 받아 아악을 작곡하는 과정을 그린작품이며, ''''논개''''라는 작품에서는 나라를 구하기 위해 몸을 바친 논개를 한국의 여성에 상징하는 등 조국애가 남달랐다.
-안익태 선생은 어떠한 성품을 가진 분으로 기록되고 있는가?
▲음악가로서 외골수 기질을 갖고 있었고 지휘자로서 상당한 카리스마를 갖고 있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며 지휘활동을 벌여왔다. 하지만 한국 악단과의 불화로 한국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국외에서 전전해 불운의 음악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의 작품들과 남긴 자료를 보면 민족애가 남달랐고 한국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친일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저서를 냈을 당시 1997년에만 하더라도 친일에 대한 문제될 만한 부분이 전혀 없었다. 외국에서 활동했던 작곡가인만큼 그에 대한 자료도 없고, 연구사례도 많지 않아 문제가 불거진 것 같아 안타깝다. 좀더 연구해보고 확인해야겠지만 만주국 연주 하나로 선생의 일대를 친일로 보는 경향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