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청 앞에서 5.18묘역까지 '삼보일배'를 했던 추미애 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이 6일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민주당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당내 갈등으로 인해 잡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선대위와 비대위의 갈등, 개혁공천의 좌절을 겪은 추미애선대위원장은 지난 1일 당 재건의지를 밝히고 한민공조를 사과하는 의미로 광주에서 15km의 3보1배를 하기도 했는데요. 민주당의 현 상황과 총선 전략을 추미애 선대위원장에게 직접 들어봅니다.
민주당 추미애 선대위원장
-3일간의 3보1배가 광주, 전남, 민주당 지지층의 표심에 미친 영향은?
''''잘 모르겠습니다. 단지 민주당을 이대로 역사에서 사라지게 할 수 없다는 민주당을 아끼는 분들에게 호소한 것이고, 저도 이 시점에서 그저 탄핵 역풍으로 민주당을 실종시키면 안 된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3보1배를 했기 때문에 다른 생각은 없습니다. 그저 민주당을 꼭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을 뿐입니다.''''
-일부에서는 추의원의 3보1배가 표심을 돌리기에는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데?
''''그렇게 생각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민주당이 탄핵 역풍으로 실종되어서는 안 된다는 분들이 아직 많기 때문에 그분들께 민주당을 재건하겠다는 희망을 보여드려야 하고, 그런 절박한 마음으로 제가 마음을 비우고 다시 시작하겠다고 서원했기 때문에 그런 나의 진심이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뿐입니다.''''
-어제 3보1배를 마치가 망월동에 도착해서 눈물을 흘렸는데 그 눈물의 의미는?
''''망월동 묘지 앞에는 민주의 문이 있습니다. 3보1배 하는 동안 육체의 고통이 깊어질 수록 고통 속에서 마음이 비워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민주의 문을 들어서기 전까지는 육체의 고통이 그다지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막상 민주의 문에 막상 들어서니 민주영령들이 저를 받아들이실지 우리 민주당을 새롭게 재건시킬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실지 하는 마지막 매달리는 심정이기 때문에 좀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그 두려움 때문에 눈물이 저절로 났던 거죠.''''
-3보1배를 두고 정책이 아닌 이미지로 승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는데.
''''저 자신이 평소에 이미지에 익숙치 않으니까요. 그렇게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저도 제 자존심을 지키고 싶기도 해서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오기인 것 같아 그 오기마저 버리고, 땅 바닥에 엎드려 더 이상 사람이 낮아질 수는 없겠다는 생각으로 저를 낮추고 마음을 비우고 어떤 원망이나 분노를 스스로 녹여내니까 한 정치인으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마음을 비우는 계기가 됐습니다.''''
-3보1배를 통해 한민공조를 사과했는데, 그렇다면 3.12탄핵도 잘못된 것으로 정리했는지.
''''그런 의미보다 탄핵 자체가 이제 와서 옳고 그르다 논리적으로 따지는 것은 탄핵을 빌미로 정쟁을 키우는 것이고,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는 것이 정치권이 탄핵 충격에서 벗어나도록 국민을 도와드리는 일일 것 같구요.
제가 3보1배를 하면서 금남로를 출발지로 삼고 광주 민주영령에게 사죄했던 것은 광주 민주영령들의 민주혼에 상처를 드린 점, 민주의 혼이 깃든 곳, 민주 투사의 피와 땀으로 만든 당이 민주당인데 민주당이 군홧발 세력과 손을 잡아 상처 드린 점을 사죄드린 것입니다.''''
-탄핵 가결과정의 한민 공조에 대한 심정적 후회와 반성인가요?
''''그렇습니다. 어린 시절 무참하게 짓밟힌 광주 민주시민의 모습을 보고 자란 세대들이 오늘의 기성세대인데 그분들이 상처를 많이 받았을 것이라는 데 대한 깊은 배려를 민주당 지도부가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민주당이 우리 정당 구조에서 존재해야 할 정당한 이유는?
''''민주당이 아니었으면 ''''빨갱이''''라 지탄받고 누명을 쓰던 시대에 누가 통일을 말할 수 있었겠습니까? 민주당을 통해 평화통일지향세력이 뭉쳐서 IMF 경제위기를 당했을 때도 긴장의 한반도를 평화의 한반도로 과시할 수 있었고, 그 수단이 햇볕정책이었기 때문에 마음 놓고 외국인들이 한국에 돈을 투자했고, 그 덕분에 경제를 재건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햇볕정책이 중산층과 서민의 희망이고, 등불이고, 민족의 꿈이고 희망이기 때문에 그런 것을 자신 있게 말하고, 그 역사를 적자로서 계승할 수 있는 당은 바로 민주당뿐입니다. 그래서 제가 민주당을 지키고자 하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전통적인 호남 지역주의에 편승하려는 구태의연한 지역주의적 행태 아니냐는데?
''''호남지역주의라는 것이, 지금까지는 호남이 지역차별과 소외를 당하면서 지내왔는데 그것을 따뜻하게 배려하고 감싸는 역지사지의 마음을 가져야 하는데 똑같은 정치 구도 속에서 정치 공학적으로 호남을 쳐서 영남표를 얻어야 한다는 발상 자체를 제가 비판한 것이죠. 그래서 단순하게 똑같이 취급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언론에서는 추위원장에게 ''''DJ의 딸'''', ''''호남에 시집간 며느리''''라는 별칭을 붙여줬는데.
''''제가 단순히 김대중 대통령 개인을 존경한다는 입장을 떠나서 그 분의 정신과 철학을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거죠. 그런 별명을 주신다면 감사할 따름입니다.''''
-지난 5일, 민주당 박준영 선대본부장이 열린우리당의 창당자금과 총선자금과 관련해서 의혹을 제기했었는데. 그 후속 근거가 제시되지 않아 근거 없는 비방전이 아닌가하는 비판도 있다.
''''제가 오전까지 병원에 있었고, 급히 링거를 꽂은 채로 버스를 타고 전주로 이동을 해서 구체적인 내용을 모르겠습니다. 질문을 듣고 보니 애초에 여택수 행정관을 통해서 롯데로부터 들어온 돈을 포함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은데 구체적인 것은 들어봐야 겠습니다.''''
-오늘 총선 시민연대 낙선자 명단에 추위원장도 탄핵안 찬성을 이유로 리스트에 올라있다.
''''(웃음)대단히 유감이구요. 국민여론의 70%가 대통령의 특정정당 지지발언은 잘못됐다, 중앙선관위의 선거법 위반에 대해서 대통령이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고 수습됐으면 좋겠다는 여론이 높았는데 그런 모든 것을 거부하고 서로 오기로만 대치한 과정이 생략된 채 국회의원 집단 전체를 한꺼번에 몰아붙인다면 어느 누가 자유스럽겠습니까?''''
-어제 정동영 의장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탄핵안 철회 논의를 위해 양당대표회담을 제의했는데.
''''탄핵에 대해서 열린우리당에서 정동영의장이 대통령 기자회견이 있기 전에 오히려 사과하면 안된다, 사과하면 야당에게 굴복하는 거라고 대통령 사과를 만류한 적이 있습니다. 극한 대치상황으로 몰아간 정의장의 책임도 있습니다. 또 이미 헌재에 회부됐고, 쌍방이 증인을 신청하면서 변론 절차를 밟는 과정에 있는데 또다시 정치권에서 이것을 들고나와 공방을 벌이자는 것은 그것을 정략적으로 또 한번 이용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심히 우려됩니다. 전자의 책임감을 느낀다면 일부로 다시 정쟁으로 끄집어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민주당을 배제한 이유는 뭘까?
''''사실 민주당 입장은 지난 1년간 당이 분열되고 찢겼고, 대통령이 민주당을 부정했기 때문에 그런 연장선에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결국 민주당도 그런 감정, 분노를 스스로 감당하지 못하고 탄핵이라는 칼을, 아무런 유불리를 계산하지 못하고 꺼내들었는데 그런 점에서 민주당으로서는 큰 상처를 입었는데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것이야 우리로서는 무응대를 해야지 그것을 따져서 뭐하겠습니까?''''
-총선정국을 두고 ''''여인천하''''라는 말이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대표와 민주당 추미애위원장이 총선정국을 이끌고 있는데 여성 정치인으로서 박근혜대표에게 할 말씀 있는지?
''''(웃음)사실 남편들이 망가뜨려놓고 막다른 길에 들어서니까, 또 선거 국면에서 여성이 한번 나서봐라 하는 것 같은데. 박근혜 대표나 저나 팔자가 어려울 때 일을 맡는 입장 같습니다. 잘 하시고, 국민의 기대를 많이 모았으면 합니다.''''
-민주당 내홍 겪을 때 불출마 선언도 있었고, 후보들 사기도 저하됐었는데, 지금 민주당 분위기는 많이 정리가 됐는지?
''''민주당 후보들이 위기에 굉장히 강인합니다. 그래서 끝까지 그 눈빛을 포기할 수 없었고, 다 떠나고 아무런 수단도 없는 가운데 민주당 큰며느리 역할이 주어졌는데, 민주영령 앞에서 다시 힘을 주십사 빌고 또 빌어서 민주당을 새로 만들겠습니다 하고 소원을 올릴 때 민주당의 모든 후보들이 함께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런 마음이 있으니까 이제 잘 해쳐나가겠습니다.''''
-3보1배를 할 때 조대표에게 격려 전화를 받았는지.
''''(웃음). 아마 마음으로 많이 저를 아껴주시고, 무탈하기를 빌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총선 민주당 의석수, 어느 정도 기대하는지?
''''그것을 지금 말씀드리기는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구요. 민주당을 이렇게 사라지게 할 수는 없다, 민주당은 반드시 존재해야한다는 한 분 한분의 마음을 모아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광진구가 지역구인데 지역구를 전혀 못 돌고 있는데, 걱정은 안되는지.
''''왜 안되겠습니까? 그러나 제가 선대위원장으로서 제 자신보다는 당, 그 중에서도 어려운 때 민주당이 정권을 찬탈당하고 야당으로 전락한 가운데 민주당을 통해 정치 신인으로서 첫발을 내디딘 분들을 도와드려야 할 입장이기 때문에 제 일은 아직 뒷전에 가있죠.''''
▶진행:김근식교수(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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