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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기경''을 왜 추기경이라고 부를까

''교회의 중추가 되는 어른''이라는 뜻

지난 1969년 선임된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우리나라에 제2의 추기경이 탄생하면서 추기경이 어떤 직책인지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교황하면 ''천주교회의 황제 즉 최고 수장''이라는 뜻임이 쉽게 연상되는데, 추기경이라는 말은 사실 생소한 단어이기때문이다. 우선 추기경은 한자로는 樞機卿이라고 표기하며, 라틴어로는 Sacrae Romanae Ecclesiae Cardinalis, 영어로는 The cardinal of the Holy Roman Church로 불리운다. 정확하게 말해 ''''로마교회의 추기경''''인 셈이다.

''''돌쩌귀''''를 뜻하는 라틴어 ''''Cardo''에서 유래된 ''''Cardinalis''''는 원래 가장 핵심이 되는 중추(中樞)를 뜻하는 말이다. 이것이 교회의 중심인 지도자라는 뜻으로 사용된 것이라고 한다. 한자어권인 동북아시아에서 황제의 최고 자문기관을 중추원(中樞院)이라고 부른 것도 이와 유사한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천주교가 전래됐을 때 교회의 중심이 되는 어른이라는 뜻으로 ''''Cardinalis''''을 추기경이라고 번역하게 된 것이다. 즉 추기경은 ''''교회의 중추(樞)가 되는 기관(機)의 어른(卿)''''이라는 뜻이 어우러진 번역이라 할 수 있다.

추기경(Cardinalis)이라는 용어는 그레고리오 대교황(590-604년) 때에 교회법 용어로 채택되었다. 11세기부터는 세계 교회의 으뜸인 교황의 최고 측근자들이며 자문단으로, 후임 교황의 선출권을 독점하게 되면서 후임 교황이 추기경중에서 선출되는 명실상부한 최고위 성직자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고 한다.

남자 사제 가운데서 선발

그러면 추기경의 자격은 무엇일까? 한국천주교 주교회의에 따르면 ''''추기경에 승격되는 이들은 적어도 사제품을 받았고, 학식과 품행과 신심과 현명한 업무 처리 역량이 특출한 남자 가운데에서 교황이 자유로이 선발하며, 아직 주교가 아닌 이들은 추기경으로 서임되면 주교 서품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즉 교황의 뜻에 따라서는 대주교나 주교가 아닌 일반 신부가운데서 임명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예전에는 교황이 추기경 후보자를 거명하면서 추기경단에게 ''''여러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라고 물은 뒤 추기경들이 토론하고 동의하는 절차가 있었으나, 지금은 형식적인 절차로만 존속하고 있다. 즉 사실상 교황에서 추기경 선임의 전권이 부여된 것이다. 그리고 새 추기경은 서임되는 즉시 추기경단 특별법에 따라 교황 선거권을 포함한 모든 권리를 가지게 된다.

교황의 최고 자문관이자 선거권자

추기경은 교황을 선거하는 소임이 있는 특수한 단체, 곧 추기경단의 구성원으로 임명된 주교이며, 중대한 문제를 다루기 위하여 함께 소집되는 때에는 합의체적으로 행동하여 교황을 보필하거나, 또는 개별적으로 수행하는 여러 가지 직무로 교황을 도움으로써 교황을 보필한다.

굳이 비교하자면 교황과 추기경단의 관계는 국가 통치자와 국가 최고 의회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천주교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정년은 80세지만 신분은 종신

성직자가 일단 추기경으로 임명되면, 추기경으로서 신분상의 지위는 종신직이다. 그러나 80세가 되면 법률상 자동적으로 교황 선거권을 비롯한 모든 직무가 끝난다. 참고로 천주교 주교나 일선 교회 주임사제의 정년은 75세로 규정돼있다.

김수환 추기경은 현재 84세로, 지난해 있었던 교황선출 콘클라베에 연령초과로 참가하지 못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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