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양말 변태남' 처벌 대신 치료받고 정상인으로…

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이미지비트 제공)

 

여학생들을 상대로 신고 있는 양말을 팔 것을 요구하는 등 정신질환성 변태성욕 행동을 보이는 남성을 경찰이 장기간의 추적으로 검거했지만, 처벌보다는 치료를 받게 해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인도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어느 늦은 오후, 30대 직장인 A씨가 경찰의 연락을 받고 인천 서부경찰서 검단지구대를 찾았다.

당시 A씨는 경범죄에 해당하는 '불안감 조성'과 '주거 침입' 혐의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검단지구대 소속 임창만(52) 경위가 A씨를 부른 이유는 처벌을 위해서가 아니라 잠재적 성범죄 유발 가능성이 있는 A씨의 치료를 위해서였다.

임 경위는 "정신과 치료를 받겠다고 약속하면 처벌은 면하게 해 주겠다"며 A씨를 회유, 그의 가족에게까지 상황의 심각성을 알려 A씨가 정신과 치료를 받도록 했다.

임 경위에 따르면 A씨는 인천 검암과 검단지역에서 '양말변태'로 불리는 경찰의 검거 대상이었다.

공항철도를 이용, 출·퇴근하는 A씨는 지난 2012년 3월부터 약 2년 동안 흰색 발목 양말을 신은 여고생을 보면 집까지 따라가 신고 있는 양말을 5,000원~10,000원에 팔 것을 요구했다.

A씨의 행동에 겁을 먹은 여학생이 신고 있는 양말을 벗어주거나 팔면 A씨는 양말을 코에 대고 흡족해하는 등의 변태성욕을 느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양말 변태남'을 잡아달라는 여학생들의 신고가 잇따랐다.

피해 학생 중에는 새 양말을 줬으나 A씨는 신고 있는 양말을 팔라고 요구했고,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함께 탔던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A씨의 상습적인 변태 행동에도 경찰은 A씨 검거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시간적 주기가 불특정한데다 장소 또한 옮겨 다니며 광범위해 양말을 사지 못하면 즉시 현장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특이한 점은 A씨가 여학생들을 위협하거나 폭행 등을 하지 않고 오히려 수줍어했고 양말을 사는 데 실패하면 그대로 달아났다는 게 피해 여학생들의 공통된 진술이다.

임 경위는 A씨 가족의 말을 인용해 "소심한 성격의 A씨가 10년간 사귀었던 여자 친구와 결별한 이후부터 이런 행동을 보였다"고 전했다.

앞서 A씨는 2012년 6월경 김포공항 전철역에서 비슷한 행동을 하다가 임 경위에게 적발된 적도 있었다.

당시 경미한 사안이라고 판단한 임 경위는 A씨의 인적사항 등을 기록, 훈계 조치했고 A씨의 변태 행동 신고도 없었다.

그로부터 수개월 후 잠잠했던 A씨의 변태행동이 다시 시작된 듯 여학생들의 신고가 잇따랐고 임 경위는 처벌보다는 재범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A씨와 그의 가족을 설득했던 것이다.

몇 달간 정신과 치료를 받은 A씨는 현재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지금도 임 경위는 매월 2~3회 정도 주기적으로 A씨에게 연락, 재발하지 않도록 독려하고 있다.

0

0

전체 댓글 0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