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시 미천면 오방리 중촌마을이 '운석 로또'의 꿈을 가진 외지인들로부터 유명세를 타고 있다.
19일 낮 진주시 미천면 오방리 중촌마을 어귀. 이 마을은 약 30가구에 50여 명의 주민이 사는 작은 마을이다.
8~9명의 마을 어르신들이 하우스 형태의 간이 쉼터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기자가 인사를 하자 누구할 것 없이 이구동성으로 "운석 찾으러 왔냐"고 말한다.
지난 10일 인근 대곡면에 이어 하루 뒤인 11일 이 마을에 사는 박모(80) 씨가 밭에서 두 번째 '진주 운석'을 발견하고 난 이후부터 운석을 찾아나선 전국 각지의 외지인들의 발길이 시작됐다.
11일 두 번째 운석이 발견된 진주시 미천면 오방리 박모 씨의 밭. 운석이 발견된 지점에 표시를 해 뒀다. 산쪽에 운석을 찾아나선 탐사객들이 보인다.
여기에 지난 16일 주말을 이용해 운석을 찾아나섰던 외지인이 두 번째 운석이 발견된 곳에서 직선거리로 3㎞ 정도 떨어진 오방리 야산에서 세 번째 운석을 찾으면서 '운석찾기' 열풍에 기름을 부었다.
어르신들은 "운석때문에 우리 마을이 유명해 졌다"면서 "외지에서 사람들이 차량을 이용해 와서는 운석을 찾는다고 논과 밭, 산을 헤매고 다닌다"고 설명했다.
중촌마을을 알리는 시내버스 표지판. 뒤쪽에 비스듬히 경사져 있는 야산에서 세 번째 운석이 발견됐다.
실제로, 마을 어귀 논에는 운석을 찾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고 두 번째 운석이 발견된 밭 주변에 있는 산에는 등산복 차림의 외지인들이 운석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하루 전인 18일 수도권에서 진주로 운석을 찾기 위해 왔다는 한 탐사객은 "여행삼아 운석을 찾아 진주로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제는 첫 번째 운석이 발견된 곳 주변을 돌았고 오늘은 두 번째 운석이 발견된 지역에서 운석을 찾고 있다"며 "운석 조각이라도 발견하면 체류 일정을 더 늘릴 계획이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좋은 꿈은 꿨냐"는 질문에 "간밤에 추위에 떤다고 악몽만 꿨다"고 허탈해 했다. 그는 간밤에 자신의 차량에서 새우잠을 청한 터였다.
"운석을 발견하면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물으니, 그는 "운석 수집가도 아니고, 당연히 돈으로 교환해야죠"라고 말했다.
바로 인근 진주시내에서 왔다는 한 탐사객은 "등산을 겸해 왔다"면서 두 번째 운석이 발견된 주변 산을 이미 돌고 오는 터였다.
그는 "지금까지 발견된 3개의 운석은 사람이 발견하기 쉬운 장소에서 발견됐다"며 "사람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은 곳에 운석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16일 세 번째 운석이 발견된 장소 인근 지방도 1007호에 운석을 찾는 외지인들의 차량들이 줄지어 있다.
현재 운석을 찾는 외지인들은 운석이 발견된 주변을 기점으로 운석을 찾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발견된 3개의 운석은 거의 일직선상으로 발견됐다.
이런 가운데 경남 진주에 이어 전북 고창에서도 운석 추정 암석이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운석 로또'의 꿈을 좇는 사람들의 발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진주시는 '진주 운석'을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진주시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진주운석은 해방 후 최초로 우리나라에 떨어진 운석이고 국내에서 최초로 소유권을 가지는 만큼 진주시민의 재산으로 보존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최초 발견자의 의견을 물어 기증을 받거나 시에서 구입해 보존, 전시하는 방안을 현재 구상중이다"고 밝혔다.
관광 자원화하겠다는 구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