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간첩사건' 피고인인 유우성(34)씨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검찰청에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기위해 출석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검찰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사건과 관련, '국정원 협력자' 김모(61)씨를 체포하고 피고인 유우성(34)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12일 검찰조사에서 문서 위조를 했다고 진술한 뒤 자살을 기도한 '국정원 협력자' 김모(61)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김씨에게는 우선 사문서위조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김씨가 여의도 모 병원에서 퇴원함과 동시에 체포해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이송했다.
김씨는 검찰의 3차 소환조사 이후 자신이 묵던 모텔방에서 흉기로 자살을 시도해 병원에 입원 중이었지만 현재는 조사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앞서 검찰 진상조사에서 중국 옌지의 모처에서 문건을 위조를 했다며 국정원 김모 과장도 이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문서 위조의 경위와 함께 국정원 윗선 개입 여부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이날 국정원의 증거조작 사건과 관련해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피고인 유우성(34)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증거조작 사건과 관련해 유씨 측으로부터 증거조작 사건에 대한 입장을 듣고, 국정원 측 위조 문건과 변호인 측 문건을 비교해 살펴볼 계획이다.
이날 오후 1시 25분쯤 유씨는 변호인들과 함께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정문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장병욱 변호사는 검찰청사로 들어가기 전 기자회견에서 "(유씨는) 2009년부터 증거 날조·조작 사건때문에 국정원과 검찰에 의해 피해를 입고 시달려왔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의 엄정하고 공정한 수사를 믿고 범죄 관련 피해자로서 문서위조 범죄에 대해 진술하기 위해 출석했다"고 설명했다.
유씨는 착잡한 표정으로 "저는 간첩이 아니다. 다른 사람과 똑같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다. 너무 억울하다. 하루빨리 건강이 좋지 않은 아버지·동생과 함께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싶다"고 입장을 밝혔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유씨 측은 곧바로 서울고검 청사로 이동해 참고인 조사가 이뤄질 수사팀 사무실로 들어갔다. 참고인 조사에는 유씨와 함께 변호인 3명이 동석했다.
유씨 측은 이날 국정원 증거조작 사건과 관련해 국정원은 물론 검찰 등 관련자 전원을 엄정하게 수사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함께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