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대식 메이크업아티스트가 8일 오후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한 메이크업숍에서 CBS 노컷뉴스와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이명진 기자 mjlee@nocutnews.co.kr
"죄송해요. 이번주 일정도 꽉 차 있어서…토요일 오후 6시는 어떠세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손대식(40) 에스앤피코스메틱 대표와의 인터뷰 스케줄 잡기는 하늘의 별따기였다. 드라마 종영 후에나 짬을 낼 수 있다는 그의 말에 첫 섭외 요청을 시작한지 한 달이 훌쩍 넘어서야 만날 수 있었다.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손 대표는 '천송이 립스틱'으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화제작 '별에서 온 그대'의 전지현 메이크업을 완성한 주인공이다.
'메이크업 히트 제조기'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이영애, 고소영, 김하늘 등 내로라하는 톱스타의 '얼굴'을 책임졌다. 방송은 끝났지만 메이크업 작업과 화장품 브랜드 신제품 출시 준비까지 겹치면서 3월 수첩도 이미 빈 칸이 없다.
서울 청담동 메이크업숍에서 만난 그는 "지현 씨는 제가 아닌 다른 메이크업 아트스트가 했더라도 충분히 매력적인 배우"라고 겸손해하면서도 "오랜만에 지현 씨의 드라마 복귀라서 이슈가 될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 일줄은 몰랐다"고 기분 좋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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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송이 메이크업 "밤샘 촬영이 힘들어 시도한 민낯 화장이 뜬거죠"손 대표는 그동안 배우들의 잡지 화보나 광고CF, 영화 포스터 등 각종 분야의 메이크업을 담당해왔지만 드라마 참여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미리 '별그대' 시나리오 속 캐릭터를 분석하고, 천송이 장면과 의상에 맞게 다양한 메이크업을 시도했다.
그러나 방송 4회 만에 새로운 전략을 짜야했다. 3일 연속되는 밤샘 촬영 탓에 메이크업을 꼼꼼히 진행하는 것이 무리였다고 판단했던 것. "밤을 새거나 2~3시간만 자고 잡지 촬영을 하곤 하지만, 드라마 촬영이 이렇게 힘들지는 몰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래서 고안해낸 비법이 '한듯 안한듯한 메이크업'이었다. 평소 전지현의 민낯을 눈여겨 봤던 손 대표는 "지현 씨는 촬영 후 집에 가기 전에 꼭 클렌징을 끝내고 간다. 민낯이 정말 예뻐서 나만 보기 아까울 정도다. 그런 투명한 피부 톤을 살린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손대식 메이크업아티스트가 8일 오후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한 메이크업숍에서 CBS 노컷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화장할 시간도 없는데다 배우가 잠을 못자고 있으니 1시간 30분 걸리는 메이크업을 진행 하기가 미안했죠. 다양한 화장을 시도하는 건 포기했어요. 베이스도 한듯 안 한 듯 얇게 바르고 눈 점막에 아이 라이너만 살짝 채웠어요. 입술 역시 틴트 효과가 있는 립밤만 사용했는데 이런 메이크업이 소위 확 '뜬' 거죠."
5년전 광고 촬영하면서 전지현과 인연을 맺은 손 대표는 각종 화보 촬영과 영화 포스터, 결혼 전 웨딩 메이크업에 참여하며 전지현의 전담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지현 씨는 제가 워낙 좋아하는 연예인 중 한 명이에요. 나를 믿어주고 호흡도 잘 맞고, 유머 코드도 저와 비슷하거든요(웃음)."
손 대표가 연예인 메이크업을 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스타들의 이미지다. 기존 이미지를 해치지 않은 한도에서 아름다움을 최대한 끌어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전지현, 고소영, 이영애 씨 등을 생각하면 떠올려지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그 이미지 안에서 변화를 주도록 합니다. 메이크업이 예쁘게 된 사진을 발견하면 뚫어지게 보면서 연구도 하죠. 여배우는 최대한 예뻐 보여야 하니까 그 특징을 잡아내야 해요.
이영애 씨는 진한 스모키 화장이 고급스럽고 잘 어울리는 반면, 전지현 씨는 투명 메이크업이 잘 어울려요. 둘 다 자연 미인이라도 각자 얼굴의 개성에 맞게 변화를 주는 것이 중요하죠."
손대식 메이크업아티스트가 8일 오후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한 메이크업숍에서 CBS 노컷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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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메이크업 안 거쳐 간 스타는 없을 겁니다"톱스타들의 러브콜을 한몸에 받고 있는 손 대표는 현재 전지현 전담 메이크업 외에도 김희애, 이미연, 이나영과 작업을 함께 하고 있다.
1996년 첫 메이크업 브러쉬를 잡은 후 20여년간 활약해오면서 손 대표의 메이크업을 거치지 않은 유명 연예인은 없을 정도다.
업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통하는 그에게도 눈앞이 캄캄했던 순간이 있었단다. 화보 촬영 당일날 메이크업 도구인 브러쉬 통을 통째로 두고 오는 대형사고를 저지른 것. "덕분에 지금도 브러쉬 통을 갖고 왔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고 웃었다.
"모델 장윤주씨와 잡지 촬영을 하던 날이었는데 당시 국내 최고의 헤어디자이너와 사진 작가, 스타일리스트가 한자리에 모여 작업을 하는 중요한 날이었죠. 저 역시 긴장할 만큼요.
현장에 와보니 아뿔싸…브러쉬 통이 없는 거에요. 진땀은 나는데 내색은 못하고 죽겠더라고요. 결국 손으로 풀 메이크업을 진행했어요. 정말 브러쉬나 뷰러 사용 없이 손으로만 하는 메이크업은 대가들만 하는 테크닉이거든요. 다행히 결과는 좋았어요."
그가 메이크업을 담당했던 첫 연예인이 누구였을까. 황신혜였단다. 메이크업 프리랜서로 뛰기 전 쉬고 있을 당시 지인의 다급한 요청으로 현장에 갔더니 의자에 황신혜가 앉아 있었다고.
"어린 시절부터 봐왔던 대스타를 바로 눈앞에서 본 다는 생각에 긴장됐죠. 오죽하면 등에서 땀이 났겠어요. 그런데 화장실에 다녀온 신혜 씨가 립을 살짝 수정하고 온 거에요. 마음에 안 드느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봤는데, 미안하신지 안 고쳤다며 강조하더라고요(웃음)."
■"텃세도 많아…배우들이 예쁘고 더 아름답게 보여준다면 뿌듯"애초 손 대표의 꿈은 패션 디자이너였다. 양장점을 운영하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은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디자인과 미용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나 간절하게 원했던 의상디자인과 입학이 좌절되면서 시련이 찾아왔다.
진로를 바꿔 산업디자인학과에 입학했지만, 장래에 대한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기 시작했다. 헤어 스타일링도 배웠지만 마음을 두지 못하고 이내 접었다. 그러다 눈을 돌린 게 메이크업이었다.
"미용실 원장님이 메이크업이 뜰 것 같다며 해보라고 부추기셨죠. 잘나가는 미용사나 요리사들은 다 남자라면서요. 그 당시에도 남성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꽤 활동하고 있었거든요."
23살이 되던 해, 그는 메이크업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8~9개월 다닌 전문학원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수석졸업까지 했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막상 사회에 나오니 취업 조차 쉽지 않았다. 직접 포트폴리오를 작성해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찾아갔지만 "남자라서 안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여성 텃밭인 메이크업 분야에서 버티기는 쉽지 않았다. "나이가 어려도 미용실안에서 오래 일하면 군대처럼 선임이 되는데, 저보다 어린 선배들이 꽤 혹독하게 시켰죠(웃음).
하루는 밤샘 촬영하고 원장님 허락하에 퇴근을 했더니 숍에서 전화가 오더라고요. 다시 나오라고요. 청소를 시켜서 청소를 하면 이게 한거냐며 다시 시키기도 하고…텃세도 심한데다 시기 질투가 많았어요."
손대식 메이크업아티스트가 8일 오후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한 메이크업숍에서 CBS 노컷뉴스와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미용실 숍에서 메이크업을 담당하기 시작하면서 그에게 길이 열렸다. 당시 잡지들이 대거 쏟아지면서 하루에 많게는 3~4건씩, 한달에 60여개 잡지 화보 활영의 메이크업 협찬을 진행하며 경력을 쌓아갔다. 그야말로 새벽별 보고 출·퇴근 했던 시절이었다.
업계에서 인정받기 시작하니 하나 둘 지인이 늘어났다. 이후 프리랜서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독립,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갔다. 슬럼프가 있었냐는 질문에 손 대표는 "메이크업은 해도 해도 재미있다"고 했다.
곧 '손앤박' 신제품 출시도 앞두고 있다며 들뜬 모습이었다. 손앤박은 그와 절친한 친구이자 에스앤피코스메틱 공동 대표로 있는 박태윤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함께 만든 화장품 브랜드다.
"유명해지는 것에 대한 관심은 없어요. 그저 제가 즐겁고 행복하기 때문에 하는 겁니다. 화장은 예뻐지려고 하는 거쟎아요. 제 메이크업을 통해 배우들이 예쁘고 더 아름답게 보여준다면 뿌듯한 거죠. 반응이 오면 기분이 좋은거고요. 앞으로 바람은 손앤박 화장품이 해외 전역에 진출해 세계적인 뷰티 브랜드로 성장하는 겁니다."
<연예인같은 메이크업 비법은 각질 관리에>연예인같은>
연예인 처럼 광채 나는 피부 메이크업 비결에 대해 손대식 대표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각질을 제거해야 된다는 것. 얼굴에 각질이 있으면 아무리 기초 화장을 해도 피부가 밝게 빛나지 않는다고 누누히 강조했다.
"연예인들은 아무리 바쁘게 활동해도 각질이 없어요. 연예인들은 항상 고가의 피부관리실에서 관리를 받는다고 생각하시는데 그렇지 않아요. 바쁘기도 하지만, 이런 쪽에 관심이 없으신 분도 많거든요. 신기해서 저도 곰곰히 생각해 봤더니 클렌징이 비법같더라고요. 메이크업을 많이 받다보니 자연스럽게 클렌징도 잦아지면서 각질이 제거되는 거죠."
화장을 하고도 제 때 안지우고 잠을 자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가 각질이 만들어지는 지름길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반드시 스크럽에나 팩을 통해 각질을 제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크럽이나 팩을 매일 사용하면 피부가 얇아진다는 속설이 있는데 아닙니다. 매일 써도 피부 장벽에 손상이나 스크래치는 절대 일어나지 않으니 날마다 피부를 깨끗이 닦는 것이 중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