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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국정원이라면 존재할 가치도 없다



칼럼

    이런 국정원이라면 존재할 가치도 없다

    • 2014-03-07 14:52

    [노컷사설]

    (사진=노컷뉴스/자료사진)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 조작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은 국가정보원 협력자 김 모씨가 자살을 기도하다 중태에 빠졌다. 김씨는 A4용지 4장 분량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시도했다. 자살을 시도한 모텔 방 벽면에는 자신의 피로 '국정원 국조원'이라는 글씨도 남겼다.

    유서에는 국정원이 김씨를 실컷 이용하고는 모든 책임을 김씨에게 떠넘긴 데 대한 원망이 곳곳에 배어난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낸 유서에서는 지금의 국정원은 '국가조작원'의 약칭인 '국조원'이라며 개혁보다 아예 바꿔야 한다고 했다. 아들에게는, 국정원에서 두 달치 봉급 6백만 원과 가짜서류 제작비 천만 원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깨끗한 돈은 아니지만 (국정원이) 주기로 약속한 것이니 받아서 채소파는 할머니들에게 주라고 적혀 있었다.

    이를 보면 김씨가 국정원에게 가짜 문서를 만들어 전달했고, 국정원은 대가를 지불하기로 했던 사실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김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도, 국정원이 증거 서류가 조작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오죽하면 국정원을 조작이나 일삼는 국조원이라 불렀겠는가.

    후폭풍이 거세다. 검찰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 조작 의혹의 진상을 정확하고 공정하게 수사해 관련자들은 엄중히 사법처리 해야 한다. 혹시 같은 국가기관이라고 비리를 눈감고 덮으려 해서는, 국정원과 함께 검찰도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가장 큰 곤경에 빠진 건 국정원이다. 국정원은 지난 대선 선거운동에 개입한 혐의로 야당과 종교계, 시민사회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이를 덮기 위해 남북문제를 끌어들여 악용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그런 와중에 간첩 사건 증거 조작 의혹까지 보태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담당 검사와 국정원 직원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혐의는 국가보안법 상 무고 날조죄다. 기가 막힐 일이다.

    자업자득이다. 국가 최고 정보기관 본연의 업무에서 한참 벗어났기 때문이다. 국정원이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 대북정보든 국내정보든 국가안보와 관련된 정보는 가능한 한 많이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잘못된 충성심, 지나친 의욕으로 정보를 조작하고, 공작에 써먹어서는 안 된다. 종국에는 국정원을 망치고, 정권을 흠집내고, 국민을 욕보이는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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