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윈난성 성도(省都)이자 관광 휴양도시인 쿤밍(昆明)의 철도역에서 지난 1일 밤,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무차별 테러사건이 발생해 민간인 29명이 숨지고 140여명이 다쳤다.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를 이틀 앞두고 일어난 사건이어서 중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검은 옷을 입고 복면을 한 10여 명의 남녀 괴한들은 50cm-1m길이의 칼을 들고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닥치는대로 공격해, 그 수법의 잔혹성에 전 중국이 치를 떨고 있다. 중국 공안당국은 이번 사건이 양회 개막을 앞두고 신장 위구르족 독립세력이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일으킨 테러라고 규정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앞서 지난해 10월 28일에도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위구르인 일가족의 차량 돌진 테러로 5명이 숨졌다. 신장 분리독립 세력에 의한 테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에서는 왜 이처럼 소수민족의 분리독립 요구가 분출하고 있는 것일까? 중국에는 한민족과 55개의 소수민족이 한 국가를 이루고 있다. 넓디넓은 땅에 언어와 종교, 역사와 문화가 서로 다른 다수 민족들이 한 울타리 안에 살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 한시도 편안하고 조용한 날이 없다.
그런데도 중국 당국이 소수민족들을 굳이 중국이라는 울타리 안에 가두고, 분리독립 요구에 가혹한 탄압을 지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련과 유고슬라비아 등은 냉전체제의 해체 및 공산주의 붕괴 이후 각 민족, 종교에 따라 대부분 분리 독립이 이루어진지 오래다. 중국만이 특이하게 그 넓은 땅, 그 많은 민족을 아직까지 한 덩어리로 품고 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예로부터 중국을 하나의 나라(nation)가 아닌 천하(world)로 인식해 왔다. 따라서 한족과 55개 소수 민족이 중국이라는 '천하'의 울타리 안에서 노는 것은 용납한다. 소수 민족 각자의 풍속과 언어와 전통을 유지하면서 살아가도록 자유를 준다.
중국 쿤밍역 묻지마 테러 현장(출처=중국 웨이보)
하지만, 이 울타리를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는 순간 경기를 일으킨다. 신장의 위그르족이건, 티베트족이건, 심지어 타이완까지도 분리와 독립은 용납하지 않는다. 중국 지도자들은 이를 국가의 '핵심이익'이며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것으로 규정한다. 밖에서 보면 기이하고 전제적 발상 같지만, 중국 지도부에게는 지극히 당연한 관점이고 태도라 보여진다.
물론 세계가 하나의 지구촌이 되고, 교통과 통신, 정보가 발달하여 모든 정보가 빛의 속도로 전파되고 교류되는 오늘날 소수민족의 분리 독립 움직임을 중국 지도부가 얼마나 효율적, 지속적으로 통제, 관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거꾸로 위구르 독립세력 입장에서 보면 위구르를 중국이 '지배'하는 현실을 용납하기 힘들다. 위구르족과 한족은 생김새가 전혀 다를 뿐 아니라 언어, 문화, 풍습은 물론 종교까지 완전히 다르다. 게다가 청나라 건륭제에게 복속당하기 전까지 독립된 국가를 유지하고 있었고 가장 최근에는 국공 내전 과정에서 독립국가를 선포한 바도 있다.
지금은 전체주의보다는 개인주의가 만개하는 시대, 일국의 경제가 세계 경제에 포섭되어 자국 정부 혼자의 힘으로는 관리하기 어려운 시대다. 정보가 실시간으로 지구촌 전체에, 각 개인의 손아귀에 흘러다니는 인터넷과 모바일의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