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폭탄 테러 현장에서 테러범을 온몸으로 막아 희생자를 줄이고 숨진 현지 가이드 제진수(56)씨의 영결식이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의료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1시간가량 기독교식으로 진행된 영결식에는 유족과 교회 교인 등 130여명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했다.
제씨의 시신이 담긴 관이 실려 나오자 차녀 나리씨가 위패를 든 채 앞장섰고, 영정사진을 든 장녀 래미씨와 부인 송귀연 권사를 비롯한 유족이 뒤를 따랐다.
유족은 침통한 표정으로 애써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며 울음을 참았다. 부인 송씨는 몸을 가누기가 어려운 듯 가족의 부축을 받았다.
영결식은 오진욱 임마누엘교회 목사의 예식사를 시작으로 찬송가 제창, 교독문 낭독, 기도, 성경낭독, 축도, 헌화 등의 순서로 차분하고 엄숙하게 진행됐다.
조남수 임마누엘교회 장로는 추모 기도에서 "생전에 봉사하신 고인이 분명히 하늘나라 천국에 계실 거라 믿는다"며 "테러 현장에서 강한 책임감과 직업의식으로 고귀한 자신의 목숨을 던져 많은 생명을 구한 숭고한 희생정신에 머리 숙여 존경하고 찬양한다"고 애도를 나타냈다.
김국도 목사는 추모사에서 "15년 전 성지순례를 갔을 때 가이드였던 고인이 유난히 친절하게 구석구석 안내해줬던 기억이 난다"며 "참 성실하고 정직하게 평생을 봉사하면서 살아오신 분"이라고 고인을 기렸다.
김 목사는 "가정에 충실한 남편이자 아버지였던 고인은 지난번 한국에 들어왔을 때도 큰딸의 혼례 문제를 이야기하며 좋은 사위를 맞아 결혼시켜야 한다는 걱정을 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조문객들은 헌화하며 눈물을 쏟았다. 유족은 애통한 표정으로 조문객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고 고마움을 전했다.
헌화식을 끝으로 장례예배가 끝나고 운구차량에 관이 실리는 동안 유족은 소리 내 울지 않고 눈물을 삼키며 차분하게 고인을 보낼 준비를 했다.
고인은 서울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현지 가이드 겸 여행업체 사장인 제씨는 테러범이 버스 계단에 한 발 들이는 순간 밀쳐내 희생자를 최소화했지만 정작 자신은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