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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의 언중유골 "金은 줄 테니 예절은 지킵시다"



스포츠일반

    김연아의 언중유골 "金은 줄 테니 예절은 지킵시다"

    '여왕의 미소' 김연아가 소치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은메달을 따낸 뒤 21일(한국 시각) 코리아 하우스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을 마치고 대회 마스코트 인형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소치=임종률 기자)

     

    소치올림픽으로 18년 선수 생활의 대미를 장식한 '피겨 여왕' 김연아(24). 피겨 여자 싱글에서 값진 은메달로 마무리를 지었다.

    김연아는 현지 시각으로 경기를 마친 뒤 다음 날인 21일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의 코리아 하우스에서 한국 취재진을 상대로 인터뷰에 응했다. 석연찮은 판정으로 개최국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 금메달을 내줬지만 자신에게 충실했기에 미련은 없었다.

    첫 소감으로 김연아는 "일단 끝이 나서 홀가분하고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둘 다 실수없이 마치게 돼서 기분 좋다"고 편안한 표정을 지었다.

    논란이 된 판정에 대해서는 "어머니(박미희 씨)와 메시지를 주고 받았는데 '점수에 대한 얘기가 많이 있지만 끝났으니까 정리하고 자유를 즐기자'고 얘기했다"면서 "은메달 딴 것에 대해서는 '저보다 더 간절한 사람에게 금메달을 줬다고 생각하자' 얘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트니코바의 무례함에 대해서는 너그러운 여왕도 잠깐 발끈했다.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소트니코바는 마지막 질문을 받은 김연아가 대답하는 도중 회견장을 빠져나가 눈총을 샀다.

    이에 김연아는 "지금껏 기자회견을 많이 했는데 보통 끝나면 선수들이 다같이 간다"면서 "진행하는 분이 마지막 한 질문 받겠다 하고 그게 나한테 왔는데 (소트니코바가) 나가더라"고 당시를 돌아봤다. 이어 "대답하고 있는데 나가길래 '뭐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김연아는 소트니코바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나보다 훨씬 앞에 와서 기자회견 하고 있었고 의상도 안 벗고 회견에 왔다"면서 "그래서 갔겠거니 생각했다"고 넓은 아량을 보였다.(다음은 김연아와 일문일답)

    -어머니와 무슨 말을 했나.
    ▲숙소가 너무 불편해서 선수촌으로 들어간 상황이라 어머니 보지는 못했다. 메시지로만 얘기했다. 점수에 대한 얘기가 많이 있어 끝났으니까 정리하고 자유를 즐기자 얘기하고 은메달 딴 거에 대해서는 저보다 더 간절한 사람에게 금메달을 줬다고 생각하자 얘기했다.

    -잠은 많이 잤나.
    ▲늦게 끝났고 인터뷰도 있고 도핑도 하고 해서 늦게 잤다. 여기(회견장) 오느라 잠을 못 잤다. 아직 완전히 다 끝났다는 게 실감이 안 났다. 너무나 홀가분하다.

    -소트니코바가 실력이 있나.
    ▲제대로 다른 선수들 경기 못 봤다. 내 것만 봤다. 인정 하고 안 하고 해서 달라지는 것이 없기 때문에 아무 미련도 없고 끝이 났으니까 끝이라 생각한다. 판정 논란이 나올 때마다 저보다 주변에서 더 열을 냈다. 이번에도 마침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 주목도 받는 대회라 논란이 큰 것 같은데 저는 일단 아무 미련은 없다. 끝났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만족한다.

    -점수 확인할 때는 어떤 의미의 표정이었나.
    ▲기억이 안 나는데(웃음). 끝났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긴장했던 탓도 있고 너무 힘들었거든요. 아 힘들어 생각했다.

    -점수 발표되는 순간 표정 변화가 조금도 없었다. 생각보다 점수가 안 나올 것이라 예상했나.
    ▲점수가 안 나올 거라 생각하지 않고, 좋은 점수를 기대 안 했다. 쇼트프로그램 때도 그랬고 분위기 상 그런 것은 예상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단 기대를 많이 했을 경우에는 실망도 큰 법이니까 기대를 안 했고 아무리 잘 해도 점수가 예상했던 만큼 안 나오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경기 전에 상상도 많이 한다. 순위가 2등으로 됐을 때도 상상했다. 그래서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앞 선수들 경기를 볼 수 없어서 예상하기 어려웠다. 어차피 오로지 금메달 따러 온 건 아니었기 때문에 무덤덤했던 것 같다.

    -소트니코바와 얘기 나눴나.
    ▲없었다. 끝나고 서로 축하한다 인사만 했다.

    -홀가분함의 이유가 뭔지? 힘든 과정 왜 선택했나.
    ▲밴쿠버 끝났을 때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이렇게 됐는데 홀가분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시합에 대한 두려움도, 훈련 과정도 그렇다. 특히 밴쿠버 이후에 시합 준비할 때는 제가 체력적으로 힘들고 목표 의식도 없고 그런 것들이 훈련하는 데 잘 안 되고 하니까 힘들었고, 선수로서 삶을 사는 데 제한적인 것도 많고 그런 것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홀가분한 마음이 있던 것 같다.

    -계획을 떠나 하고 싶은 것은.
    ▲그냥 가장 하고 싶은 것보다는 끝이 나서 모든 짐을 다 내려놨다는 게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한 것 같다.

    다른 선수들 점수 알고 들어갔나.
    ▲대충은 알고 있었다. 다들 조금씩 실수했다고는 얘기를 들어서 전체적으로 점수가 높더라고요. 크게 신경 쓰이진 않았던 것 같다. 다른 때는 사람이니까 신경이 쓰였을 텐데 진짜 끝이고 마지막이라 마음이 가벼웠던 것 같다. 연습도 많이 했다. 쇼트 때 연습 때만큼 한 것 보고 100% 나오겠지 생각했다.

    -강심장 비결은.
    ▲비결은 없는 것 같고, 성격도 타고 난 것 같다. 운동하기에 좋은 주변 선수들 보면 성격도 제각각인데 실력이 좋아도 많이 긴장하는 스타일이거나 실전에서 다 못 보이는 선수도 많다. 저는 긴장은 항상 하지만 다른 선수들보다 덜 하다. 비결보다는 타고 난 성격이 약간 그래서 운동하기 딱 적합하지 않을까 한다.

    경기 후 감정과 향후 진로는.
    ▲계속 시합 전에도 얘기했듯이 금메달에 대한 우승에 대한 욕심 없었기 때문에 무덤덤했다. 울상하고 있으면 그것도 아닌 거 같고 그런 기분도 들지 않았다. 특별하게 없었다.

    앞으로는 구체적으로 잘 모르겠다. 이제 끝났기 때문에. 일단 휴식을 해야 할 것 같고 마냥 놀고만 있지는 않을 거 같고 여러 일들이 있을 것이다. 시간 보내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도 하고 해야 할 것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너무 많은 일들이 있어서 거의 17, 18년 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한참 생각) 어제 마지막이 기억에 남는다고 하죠 뭐(웃음). 하나만 꼽기에는 어려운 것 같다. 너무 어려운 세월이어서. 딱히 기억에 남는 것은...(3개 정도만 꼽는다면?) 어제랑, 밴쿠버 때랑. 잘 모르겠어요. 그냥 안 꼽을래요(웃음). 너무 많아.

    -그동안 제한된 것들 중에 정말 하고 싶은 것은.
    ▲선수 생활하면서 제한적인 건 먹는 것. 살이 찔까 봐였는데 이제는 살은 안 찌고 운동하면서 근육이 빨리 안 만들어져서 고기를 의무적으로 먹어야 했다. 이거라도 먹어야 힘을 써야 한다. 몸 관리도 있었고, 쉬는 날에도 훈련할 때도 갑자기 불편하다 싶으면 예민해져서 아픈 것에 대해서 예민하게 해야 하는 거 신경을 써야 하는 것. 그런 점들 특별한 것은 아닌데 사소한 것들. 그런 점들이 스트레스 있었다.

    -피겨가 어떤 의미인가. 뭘 배웠나.
    ▲저한테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것 같다. 피겨를 안 했더라도 다른 운동했어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한다. 이번에 고생 준비한 것은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이 중요했던 것 같다. 보여지는 것, 결과가 중요하겠지만 과정에서 느끼는 것, 깨달은 것들 앞으로 살아가는 데 좀 더 배울 점들 하나씩 얻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들었지 생각했다.

    -운동하면서 라이벌이 있으면 누구고 왜 뽑게 됐는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아사다 마오(일본)다. 오랫동안 같이 비교도 당했고 경쟁도 했고 앞으로 그럴 것 같다. 저희 둘만큼 꾸준히 비교 당하고 같이 경기하고 그런 선수도 얼마 없었을 거 같다. 10년 넘게 라이벌이라는 상황 속에서 경기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꼽았다.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
    ▲출전한 대회는 너무나 많기 때문에 밴쿠버 금메달, 소치 은메달보다는 저라는 선수가 있었다는 것으로 기억되고 싶다.

    -아사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는.
    ▲그 선수는 저처럼 은퇴하진 않는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해줄 말을 할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고생 많이 했던 것 같다."

    -팬들에게 많은 사랑도 줬다. 팬들 중에 기억에 남는 팬이 있다면.
    ▲너무 여러 많은 연령의 다양한 분들이 많이 계셔서 한 사람 뽑기는 어렵다. 가장 감동한 것은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는데 한결같이 응원해준 분들 감사한다. 딱히 뭐 한 사람 꼽기가 어려울 것 같고 그런 많은 분 있겠지만 좋아했다가 돌아선 분들도 계실 거라 생각하는데 한결같이 응원해준 분들이 좋다.

    -아사다 어제 경기를 봤는데.
    ▲아무래도 비슷한 상황에서 경기했기 때문에 아사다는 일본에서 주목했고, 나도 한국에서 주목받는 선수였다. 비슷한 점이 가장 많다. 그 선수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거 같다. 몸 풀러 왔을 때 아사다 경기가 하고 있어서 TV로 봤는데 울먹일 때 저도 울컥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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