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트렌드가 확산되고 흡연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지난해 담배 판매량이 뚝 떨어졌다.
19일 한국담배협회와 담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담배시장의 총 수요(판매량)는 884억개비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인 2012년의 893억개비보다 약 1.0%(9억개비) 줄어든 것으로, 2004년 담뱃세 인상에 따른 여파로 급감했던 담배 소비가 회복된 2007년 이후 6년만에 최저치다.
우리나라 흡연인구가 대략 1천40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흡연자 1인당 연간 6천300개비 정도를 피우는 셈이다. 이는 1인당 315갑을 소비하는 것으로, 흡연자 1인당 하루 한갑에 조금 못 미치는 17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추산된다.
2004년말 단행된 담뱃세 인상 이후 2005년 823억개비, 2006년 877억개비로 떨어졌던 국내 담배판매량은 2007년 918억개비, 2008년 949억개비로 늘었다.
2009년 948억개비에서 2010년 905억개비, 2011년 900억개비로 줄었고, 2012년 893억개비로 900억개비 아래로 떨어졌다.
국내 시장점유율 61.7%를 기록한 KT&G의 지난해 판매량(반출량 기준)도 545억개비로 전년의 553억개비보다 8억개비(1.43%)가량 줄었다.
KT&G의 연간 담배 판매량은 2008년 627억 개비에서 2009년 591억 개비, 2010년 529억 개비 등으로 감소 추세가 이어졌다.
시장 점유율이 소폭 상승한 2011년 532억 개비, 2012년 553억 개비로 일시적인 반등세를 보였으나, 지난해에 다시 뚜렷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담배 판매량 감소세는 건강을 생각해 담배를 끊거나 줄이는 트렌드가 확산되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각 지자체가 금연구역을 확대하고 지난해 6월부터 식당, 카페, 호프집, PC방에서 흡연을 금지하는 등 날로 강화하는 흡연 규제도 한몫을 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웰빙 트렌드에 규제 강화의 영향까지 겹치면서 담배 판매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편의점에서도 담배 매출 비중이 점차 줄어들면서 업계가 담배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중이다.
편의점 CU의 경우 전체 매출 중 담배 비중은 최근 3년간 꾸준히 감소했다. 2011년 37.7%였던 담배 비중은 2012년 37.2%로, 지난해에는 36.1%까지 줄었다.
점포당 담배매출 신장률도 매년 마이너스를 기록해 2011년 -5.2%, 2012년 -7.9%, 2013년 -2.1%였다.
세븐일레븐에서도 전체 매출 중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 40.1%, 2012년 39.3%, 2013년 38.0%로 감소했다.
GS25에서는 담배 판매량이 2011년에 전년대비 5.2% 줄었고, 2012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5.7%, 1.6%씩 줄었다.
담배가 떠난 자리는 간편식품이 대신하고 있다. 최근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도시락이나 소포장 과일 등이 편의점 매출 신장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CU에서는 소규격 가정 간편식(HMR)의 작년 매출이 전년보다 33.0%, 도시락은 51.8%, 소포장 과일은 35.4%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에서도 도시락 매출이 호조를 보여 2011년 105.6%, 2012년 57.3%, 2013년 58.0% 증가했다.
GS25의 경우 도시락은 2012년 48.8%, 2013년 68.3%, 간편식은 2012년 29.6%, 2013년 17.2%의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상품 MD 차별화 및 마케팅 강화를 통해 담배 의존적인 매출 구조를 개선하고 이익률을 끌어올려 점포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