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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채동욱 찍어내기', 청와대는 왜 꼬릴 자르나?



정치 일반

    [Why뉴스]'채동욱 찍어내기', 청와대는 왜 꼬릴 자르나?

    처음엔 "사실 아니다", 다음은 "개인적 일탈이다" 그 다음은?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 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채동욱 전 검찰총장. (송은석 기자/자료사진)

     

    '채동욱 전 검찰총장 찍어내기'는 청와대의 기획 작품일까 아닐까?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의혹'의 개인정보 불법 조회와 유출과정에 청와대 직원이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혼외아들 의혹이 '채동욱 총장을 찍어내기 위한 것'이었다는 의혹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청와대는 총무비서관실 조오영 행정관의 개인정보 조회 요청은 청와대와는 상관없는 '개인적인 일탈'이라며 선긋기에 나섰지만 파고들면 들수록 의혹이 증폭되고 있어서 꼬리 자르기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채동욱 찍어내기', 청와대는 왜 꼬릴 자른다는 의혹을 살까?"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청와대가 조오영 행정관의 '개인적인 일탈'이라고 발표했는데?

    = 그렇다.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이 어제(4일) 오후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팀의
    조오영 행정관에 대한 감찰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민정수석실 조사 결과, 시설담당 행정관 조오영 씨가 금년 6월 11일 자신의 휴대폰으로 서초구청 조이제 국장에게 채 모 군의 인적사항 등의 확인을 요청하는 문자를 발신하고, 불법 열람한 채 모 군의 가족관계 등 정보를 조 국장으로부터 전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 행정관은 어제 날짜로 직위 해제되고 징계위에 회부됐다.

    이정현 수석은 확인 경위에 대해 "조 행정관은 평소 친하게 지내는 모 중앙부처의 공무원 김 모 씨로부터 요청을 받고, 채 군의 주소지가 서초구 쪽이어서 알고 지내는 서초구청 공무원인 조이제 국장에게 부탁을 한 것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이어 "일부에서 의혹을 가졌던 청와대 부분들과는 관련이 없는 조 행정관의 개인적 일탈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조직적인 '찍어내기' 의혹을 부인하면서 조 행정관의 책임으로 돌린 것이다.

    이 수석은 그러면서 "김 모 씨가 부탁하게 된 동기나 구체적 경위 그 밖의 내용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에서 밝힐 성질"이라며 "청와대는 앞으로 검찰 수사 등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목된 중앙부처 김 모 국장이 부인한다는데?

    = 그렇다. 안전행정부의 김 모 국장은 어제 저녁에 기자들과 만나서 조오영 행정관과는 먼 친척이어서 친하게 지낸 건 맞지만 채 모 군의 개인정보와 관련해서는 시키거나 부탁한 사실이 없다고 적극적으로 해명을 했다.

    김 국장은 "(청와대에서) 발표한 거 보니깐, 허. 내가 그 사람에게 뭐 시켜야 할. 아무리 생각해도…….아니 명분도 없고 관계되는 것도 없다"면서 "조 국장은 내가 시켰다고 하는데 내가 조 국장에게 시킬 그게 아니다. 내가 상사도 아니고 내가 여기 나와 있고 더구나 그 검찰 그쪽에 총장 뭐 그분들하고 일면식도 없고 아무 그게 없는 건데, 그렇다고 내가 정치하는 사람도 아니고 내가 누구의 사주를 받아서 했겠어요 아무것도 없는데"라고 부인했다.

    김 국장은 "난 관계가 없다. 조 국장과 친하게 지내는 관계지만, 내가 검찰이나 청와대와는 관계가 없는 사람이고, 개인적으로 그날 통화를 한 건 맞지만 개인적인 이유로 통화한 것이다"라고 거듭 해명했다.

    김 국장은 특히 "어제(4일) 오전 청와대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면서 "아니라고 해명을 했는데도 청와대가 그렇게 발표를 한 것"이라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안전행정부는 "자체 감사를 실시했는데 김 국장이 '채 군의 인적사항을 요청한 적이 없다'며 강력히 부인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등장인물이 서초구청 조이제 국장, 청와대 조오영 행정관, 안전행정부 김 모 국장인데 누구 말이 옳은 것이냐?

    (사진=이미지비트 제공)

     


    = 우선 등장하는 세 명이 모두 이명박 정부에서 잘나가던 이른바 서울시 출신의 'S라인'이거나 '영포라인'이라는 것이다.

    조이제 국장은 서울시 6급 주사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행안부로 자리를 옮겼고 다시 국정원장으로 자리를 옮길 때 국정원으로 파견을 갔는데 5년여 만에 서기관으로 승진을 했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지만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여겨진다.

    청와대가 어제(4일) 직위해제한 총무비서관실 조오영 행정관(54.3급)은 속칭 'S(서울시) 라인' 인물이다. 조 행정관은 경북 안동 출신으로 안동고를 졸업한 대구·경북(TK) 인사다. 출신으로 보면 서울시와 TK 인맥이 겹치는 전형적인 이명박 정부 사람인 셈이다.

    조 행정관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이던 시절 사무관으로 청계천 복원추진본부 조경팀장과 환경사업팀장 등을 지냈고 이명박 정부 초기 청와대로 들어가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백준 총무비서관 아래에서 시설팀장을 맡았다. 청와대에서 4대강 사업 담당 부서에서 잠시 일하기도 했고 이명박 정부 말기인 지난해 4월 부이사관으로 승진했다.

    조 행정관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에도 총무비서관실 소속으로 그대로 청와대에 남았다. 현 직책은 총무시설팀 총괄행정관이다. 고위공직자 사정과는 무관한 업무다. 문제는
    조 행정관의 상급자가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3인방' 중 최선임자인 이재만 총무비서관이다. 이 비서관의 연루여부는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의혹이 집중되고 있다.

    새롭게 조오영 행정관에게 부탁한 것으로 지목된 안전행정부 고위공무원 김 모 국장은
    경북 영천이 고향으로 포항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이른바 '영포라인'이다. 김 씨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경북도청에서 부이사관(3급)으로 근무하다 지난 2010년 안행부로 자리를 옮겼고 이명박 정부 말기인 지난해 말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 파견돼 선임행정관으로 올 5월까지 근무했다. (청와대는 2월 이후에는 새 정부와 일하지 않았다고 해명)

    이들 3명의 말을 종합해보면 '채 군'의 개인정보는 유출이 된 사실이 드러났다. 조이제 서초구청 국장이 지시해서 확인했고 이를 조오영 행정관에게 알려준 것이다. 그런데 그 윗선은 오리무중이다. 조 행정관은 김 국장의 부탁을 받고 알아봐 준 것이라고 하는데 김 국장은 그런 부탁을 할 위치에 있지도 않고 할 이유도 없다고 반박하는 상황이다. 조오영 행정관이 정말로 김 국장을 지목한 것인지 청와대가 통화기록만으로 김 국장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인지 아직은 명확하지 않다.

    ▶그런데 조 행정관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는데 무슨 얘기냐?

    = 청와대 조오영 행정관이 핵심인물로 지목되고 있는데 조 행정관이 주변에 불만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BS 취재결과 조 행정관은 청와대 내부감찰이 시작된 지난 3일부터 감찰결과가 발표된 4일 오후 직전까지 가까운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마치 내가 혼자 다 한 것처럼 돼 굉장히 고통스럽다", "나한테 책임을 다 지라고 하는 것처럼 다 돼서 힘들다"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 행정관의 이런 태도는 '배후와 윗선이 있음에도 더 이상 올라가지 않고, 자신이 최종 책임자로 지목되는 데 대한 한탄과 원망을 표출한 것'으로 앞으로 검찰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주목해 볼 부분이다.

    ▶그렇다면 청와대가 꼬리자르기를 한다는 것이냐?

    = 그런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청와대가 조오영 행정관에 대한 감찰결과를 서둘러 내놨지만 의혹이 잦아들기는커녕 오히려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의 발표도 허술한 점이 많다. 청와대는 이런 의혹이 제기됐을 때 처음에는 "아니라고 한다" -> "확인 중에 있다" -> "개인적 일탈이다" -> 그 다음은?

    청와대는 특히 안행부 김 모 국장을 불러서 조사를 하고서도 김국장이 부인하는 진술을 했는데도 김 국장이 조 행정관에게 부탁한 것으로 발표했다. 청와대가 지나치게 서두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이다. 청와대가 단정적인 어투로 '개인적인 일탈'이라고 발표해 김 모 국장의 윗선이나 부탁한 사람까지 확인한 것으로 판단했지만 김 국장이 강력부인하면서 청와대 발표가 이상하게 됐다.

    그래서 이는 불똥이 청와대로 튀지 않게 하기 위한 의도가 아닌가 보인다.

    조 행정관의 상관이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3인방 중 1명인 이재만 총무비서관이다. 이재만 비서관이 조 행정관에 지시해서 채동욱 전 총장의 혼외아들 관련 개인정보를 알아보도록 했다면 이는 곧바로 박근혜 대통령에게로 불똥이 튀게 된다. 박근혜 정부가 조직적으로 '채동욱 찍어내기'를 실행했다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세 중의 실세로 꼽히는 이재만 비서관이 청와대 내부의 다른 누구의 지시를 받아서 조 행정관에게 지시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와대가 서둘러 감찰결과를 발표한 것은 이번 일이 윗선으로 번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꼬리자르기를 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동시에
    청와대가 서둘러 조오영 행정관과 안행부 김 모 국장의 책임으로 발표함으로서 검찰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위한 것 아닌가 하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청와대가 채동욱 전 검찰총장 찍어내기를 기획하고 실행했느냐 여부 아닌가?
    청와대의 풍경.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그렇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문제가 청와대의 기획설이라는 얘기는 처음부터 제기된 의혹이다. 그렇지만 그 부분은 의혹만 있었고 실체는 드러나지 않았다. 그런데 검찰 수사과정에서 아직 몸통까지는 아니지만 상당한 부분이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기획설이 밝혀지기 위해서는 최초 지시자가 누구냐 하는 문제가 확인되어야 한다. 채동욱 총장을 찍어내기 위해 채군의 개인정보 불법열람을 지시한 최초 지시자가 누구냐가 밝혀져야 '청와대 기획설' 여부와 실체가 밝혀질 것이다.

    채동욱 전 총장의 혼외아들 정보유출과 관련됐을 가능성은 네 가지로 전망이 가능하다.

    첫 번째는 청와대의 기획설인데 지금 상황에서는 가장 가능성이 높다. 조오영 행정관이 서초구청 조이제 국장에게 부탁한 사실이 확인됐고 '조 행정관의 윗선이 누구냐?'가 밝혀져야 한다. 안행부 김 모 국장이 지목됐지만 이게 사실인지 또 김 국장 윗선은 누구인지가 의문의 핵심이다. 조 행정관이 서초구청에 채군 개인정보 열람을 요청한 시기도 미묘하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채동욱 검찰총장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던 시기이다. 청와대로서는 원 전 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나 선거법 위반 기소가 박근혜 대통령의 정통성을 겨냥하게 되므로 채 총장 찍어내기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공식라인인 민정라인을 두고 '왜 조오영 행정관이 나섰느냐'하는 문제인데, 박근혜 대통령의 정통성에 시비를 거는 사안이기 때문에 핵심 3인방이 나섰고 이재만 총무비서관이 공식라인이 아닌 비선라인을 가동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민정수석실에서는 9월 조선일보 보도 직후 서초구청에 공문을 보내 채군의 개인정보 열람을 했기 때문에 청와대 비공식라인이 움직였을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두 번째는 현 국정원 라인이 움직였을 가능성이다. 남재준 현 국정원장이 직접 나섰거나 국정원 내 과거 원 전 원장 라인이 채 전 총장 보복용으로 준비했을 가능성이다.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대선과 정치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국정원의 존립자체가 흔들릴 위중한 사안이므로 국정원 라인이 직접 채 전 총장 손보기에 나섰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혼외 아들 보도에 나온 출국 기록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기관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국정원이 아니면 타 기관에서는 쉽게 흔적을 남기지 않고 볼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국정원에서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하지만 검찰내부에서는 국정원의 연루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관계자는 "지금 단계에서는 국정원의 연루여부를 포함해 모든 가능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관련성이다. 검찰이 원 전 원장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할 때이므로 이를 막기위해 채동욱 총장의 개인적인 약점을 잡으려 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서초구청 조이제 국장이 원세훈 전 원장과 아주 가깝다는 사실이 이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네 번째는 가능성은 낮지만 조선일보가 개인적인 친분을 이용해 지금까지 이름이 드러난 김 모 국장이나 조오영 행정관을 통해 채 군의 개인정보 열람을 의뢰했을 가능성이다. 검찰내 특수수사에 정통한 중견간부들에게 물어보니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말을 했다. 이들은 "이번 일이 조선일보의 보도로 촉발된 사안인 만큼 조선일보에서 관련 정보를 듣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일로 드러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채동욱 검찰총장 찍어내기'의 전조는 여러 군데서 포착이 됐다는데 무슨 얘기냐?

    = 채동욱 전 총장의 혼외아들 의혹제기와 채동욱 총장 사퇴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그런 의혹들이 여러 차례 제기가 됐다.

    채동욱 전 총장이 취임한 지 두 달만인 6월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채동욱 검찰총장과 국회 법사위 소속 여야 의원들과의 상견례를 겸한 식사 자리였는데 채 총장이
    "제가 언제까지 이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이라는 말을 했다. 국정원의 대선개입 수사로 검찰과 법무부(청와대)가 갈등을 빚는 시기였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 (자료사진)

     

    6월 7일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채 총장은 MB 정부가 임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수석의 이런 발언이 있은 직후 청와대 조오영 행정관이 서초구청 조이제 국장에게 채 군의 개인정보 열람을 부탁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6월 14일 검찰은 국정원 대선 개입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여부에서 선거법 위반 기소여부를 둘러싸고 기싸움을 벌이다 채동욱 총장이 '사퇴검토'라는 배수의 진을 치면서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두 달여가 지난 8월 초 박근혜 대통령 휴가 중(비서실장과 민정수석 교체하기 직전) 이정현 수석이 채동욱 총장에게 전화해서 "VIP(박 대통령)가 자신을 혼내더라. 왜 채 총장이 잘하고 있는데 전 정부에서 임명한 사람이라고 얘기했냐" 라는 말을 했다면서
    "저는 혼이 났지만 총장께서 들으면 기분 좋은 일이어서 전해드린다"라고 했다는 것이다.

    채 총장이 이 얘기를 검찰내부에 전파했고 채 총장은 "VIP가 이정현 수석이 한 말(이명박 정부에서 임명했다는)을 이제서야 아신 모양이다"면서 아주 기분 좋아했고 상당히 고무됐었다는 것이다. 이는 검찰 내부관계자 여러 명으로부터 확인한 말이다.

    그리고 1달쯤 뒤에 혼외아들 보도가 나오면서 채 총장을 찍어내는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가는데 청와대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중견 법조인은 "통상 권력자가 누구를 날릴 때 뜬금없이 칭찬을 하는 방법을 사용한다"라고 말했다. 이 법조인은 자신은 그 얘기(박 대통령이 채 총장을 칭찬했다는 얘기)를 듣고 의아했는데 채 총장은 고무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채 총장의 혼외아들 의혹이 제기된 뒤 "곽상도 전 민정수석이 5월부터 서천호 국정원 2차장과 함께 채 총장에 대한 감찰을 벌여왔다. 곽 전 수석은 8월 초 해임되자 이 정보를 이중희 민정비서관에게 넘겼고, 이 비서관은 이를 김광수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과 상의했다"고 폭로하기도 했었다.

    이런 일들이 채 총장을 찍어내기 위한 전조들이라는 것이다.

    ▶ 이렇게 의혹들이 많은데 검찰이 이번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 그 점이 관건이다.

    김진태 검찰총장.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김진태 검찰총장이 취임하고 첫 사건이 채동욱 전 검찰총장 찍어내기 의혹 사건이다.

    이 사건이 앞서 언급한 대로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검찰로서는 현직 검찰총장을 찍어냈다는 의혹을 사는 심각한 사안을 적당히 대충 수사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검찰의 한 고위관계자는 "검찰로서는 원칙대로 차근차근 수사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면서 "지금 누구 이 사실을 덮거나 적당히 수사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사실 일국의 검찰총장을 불법사찰로 찍어냈는데 검찰이 이런 사안을 권력의 눈치를 보면서 적당히 수사한다면 검찰은 권력으로부터 중심을 잡기가 불가능해 질 것이다.

    특히 김진태 검찰총장이 취임하자마자 청와대가 관련된 문제를 철저하게 수사하지 않고 적당한 수사결과를 도출할 경우 검찰의 위상 뿐 아니라 김진태 검찰총장의 리더십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진태 검찰총장은 취임사에서 정치적 중립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어떠한 시비도 불식시키겠다는 각오를 새로이 다집시다. 검찰은 어느 누구의 편도 아니며, 오직 국민의 편입니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검찰구성원 모두의 결연한 의지가 있을 때 비로소 온전히 지켜질 수 있습니다. 저 자신부터 어떠한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습니다.
    수사는 결과뿐만 아니라 절차와 과정까지도 항상 정의로워야 합니다. 사회적 관심이 큰 사건일수록 구성원들의 중지를 모으고 국민의 뜻을 잘 살펴 결정하는 투명한 사건처리시스템을 만들어갈 것입니다"(취임사 중 일부)

    그런 만큼 검찰이 이번 사안을 어떻게 수사하느냐가 앞으로 검찰이 어떤 위상을 갖게 되느냐와 직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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