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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사육사, 평판좋아 발령" vs "징벌 성격이었다"



사건/사고

    "호랑이 사육사, 평판좋아 발령" vs "징벌 성격이었다"

     

    < 안영노 서울대공원장 >
    - 기강해이로 2인1조 규칙 안지켜
    - 사육장 공사땐 동물이전 대책 막막
    - 가해 호랑이 안락사는 반대
    <전직 사육사="" 000="">
    - 관료적 전시위주 행정이 사고 초래
    - 호랑이, 당시 극도로 민감한 상태
    - 사고 사육사 발령과정, 석연치 않아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울대공원 안영노 원장, 서울대공원 전 사육사 000

    지난 주말 서울대공원 호랑이가 사육사를 물어서 중태에 빠뜨린 사건. 처음에는 아주 불운한 사고의 하나로만 생각을 했는데요.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면 밝혀질수록 예견된 인재였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호랑이가 왜 여우우리에 갇히게 됐는지, 또 26년간 곤충만 담당하던 사육사가 왜 갑자기 맹수우리를 담당하게 됐는지, 왜 2인 1조로 들어가지 않았는지... 이 의문점들 지금부터 짚어봅니다. 먼저 서울대공원의 안영노 대공원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원장님, 나와 계십니까?

    ◆ 안영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선 호랑이에 물린 심재열 사육사님, 지금 여전히 의식불명 상태시라고요?

    ◆ 안영노> 네. 어제 오후 20시경에, 즉 저녁 8시에 목 부위 수술을 했고요. 현재 경과를 지켜보고 있는데 아끼는 직원이 그리되어 참 안타깝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모두가 지금 안타깝게 상황을 바라보면서... 이번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기 위해서 우리가 원인도 짚어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보통 맹수우리에 갈 때는 위험하기 때문에 2인 1조로 간다고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 원칙이 왜 지켜지지 않았습니까?

    ◆ 안영노> 당시 여우사에는 사고를 당한 사육사만 있었고요. 다른 사육사는 100m 떨어진 퓨마전시장에 갔다가 올라오는 도중에 사고가 났습니다.

    ◇ 김현정> 그 두 분이 2인 1조로 계속 같이 다녀야 되는데 따로 가신 거예요?

    ◆ 안영노> 그렇습니다. 사고가 난 당시에는 2인 1조가 지켜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고요. 2인 1조로 작업을 해야 되지만 맹수사 중에서 퓨마라든지 호랑이 같은 동물들이 현재 맹수사를 새로 재조성해서 백두산호랑이숲이라는 것을 만들기 전까지 방사장이 조금 흩어져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2인 1조를 못 지킨 것이 사실이고요. 인력 부족의 문제가 있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것이 맞습니다.

    ◇ 김현정> 주말이라서 인력이 부족해서 이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것 아니냐, 이런 얘기도 나오던데.

    ◆ 안영노> 맞습니다. 하지만 인력부족이라든지 그런 건 호소할 게 아니고요. 저희들은 어제도 밝혔지만 혹시 현장 사육사들의 기강해이나 그것을 관리하는 직원들이 여건부족만 생각하고 지키지 않은 것은 아닌가 생각이 돼서 지금 새로운 관리원칙들을 만드는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 김현정> 게다가 사고 당시에 관람객과 호랑이우리 사이에 처져 있던 철창이 고작 1.4m 높이였기 때문에 우리를 뛰쳐나와서 관리자 통로까지 나온 호랑이가 그 철창 1.4m짜리 뛰어넘었으면 어마어마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었겠다. 다들 굉장히 한숨을 쉬고 있습니다. 이게 원래는 여우 우리였다면서요?

    ◆ 안영노> 그 상황을 막을 수 있었던 것은 어쨌든 초동대응을 기민하게 했던 노련한 베테랑 사육사들 때문입니다. 그 사육사들이 빨리 달려와서 호랑이가 안정된 상태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고 다쳐서 누워 있는 사육사를 끄집어냈고요.

    ◇ 김현정> 그런데 그 베테랑 사육사님들 지금 칭찬을 하고 싶은 상황은 아니고요. 그전에 왜 1.4m 철창밖에 안 되는 여우우리에 왜 그 위험한 호랑이들을 놨던가. 만약 그 철창 앞에 어린아이라도 한 명 있었으면 어땠을까. 저는 아찔합니다. 그 부분은 생각 못 하셨나요? 거기에 반년이나 갇혀 지냈다고 하던데요.

    ◆ 안영노> 백두산호랑이숲은 내년 30주년을 맞아서 새로 조성되는 공사인데요. 그 공사를 하는 동안에 호랑이들을 일부 전시장을 옮겨야 됐습니다. 그리고 여우사라고 하는 맹수사가 있는데 그곳으로 호랑이들을 보내면서 시건장치를 비롯한 여러 가지 울타리 보수를 했습니다. 그렇게 했지만 아까 얘기한 그 부분에 있어서는 보완을 못한 것이죠.

    ◇ 김현정> 그 부분은 놓치신 거네요, 1.4m 펜스. 거기다가 호랑이는 사실 행동반경이 자연상태에서는 50km, 100km까지 뛰어다니는 동물이기 때문에 그런 호랑이를 원래 우리도 아닌 그 반밖에 안 되는 여우우리에 가둔 것, 그것도 반년이나 가둬둔 건 심각한 스트레스 요인이다. 그래서 이번 같은 공격적인 성향이 나타난 거 아니냐, 이런 얘기들도 하세요. 그 스트레스 부분, 전문가시니까 잘 아실 텐데요.

    ◆ 안영노> 지금 모든 동물들이 행동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좁은 환경에 갇혀서 사는 것들이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심각한 것은 지금 호랑이우리보다 더 좁은 여우우리로 옮겼다는 거거든요, 반년이나. 이거는 너무 대책 안 세워놓고 공사를 시작하신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자료사진)

     

    ◆ 안영노> 실제 동물방사장들 공사할 때 가장 큰 애로사항은 옮겨놓을 수 있는 전시실이나 전시를 안 하더라도 내실로 옮겨놓고 공사기간을 기다려야 하는데 대부분 동물들이 좁은 내실에 갇혀서 공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되는 것이 항상 애로사항입니다.

    ◇ 김현정> 그렇지만 방법이 뾰족히 없다는 말씀이시군요?

    ◆ 안영노> 네. 공사는 큰 공사비용이 들기 마련인데요. 예를 들어서 돌고래라든지 코끼리라든지 이런 방사장 공사를 하게 되면 그만한 규모의 공사장을 또 하나 만들어야 되는 딜레마가 발생합니다.

    ◇ 김현정> 또 한 가지 의문은 26년간 곤충만 맡았던 곤충담당 사육사가 어쩌다가 맹수 우리로 발령이 났는가, 교육도 없이. 이 부분인데요?

    ◆ 안영노> 서울대공원은 보통 1년에 한 차례씩 정기 인사이동이 있고요. 당시 사육사뿐 아니라 다른 장기근무자 몇 명도 함께 인사이동을 했습니다. 동물사 근무는 오랜 전문성을 요하기 때문에 적어도 5년이나 7년 이상 근무하게 하고 그전에 변동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순환이동을 통해서 예비인력을 보충하거나 미래에 결원이 생길 경우를 대비하고 한 사육사가 두 가지 이상 새로운 노하우를 개발하도록 관리를 해야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고를 당한 심 사육사 같은 경우는 곤충관에서 26년간 근무한 베테랑이고 또 곤충관을 떠나기 싫어했던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백두산호랑이숲을 조성할 때는 심 사육사처럼 좋은 베테랑이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동물원 전체 흐름을 잘 파악하고 있고 매사에 특히 그분이 차분하고 섬세한 성격이에요, 온화하시고. 그래서 많은 직원들과 간부들에게 평판도 좋은데 간부들 판단하에 맹수사로 변경하게 된 것입니다.

    ◇ 김현정> 그 가해 호랑이는 안락사합니까, 어떻게 됩니까?

    ◆ 안영노> 향후에 외국에서의 이런 사고 사례를 충분히 검토하고 지금 시민들 사이에서 논의가 불거지는 것도 예의주시 하겠지만 사례들 검토해서 전문적인 논의를 하고 향후에 이런 관리방안을 검토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원장님 개인적인 생각은 어떠세요?

    ◆ 안영노> 저는 미래의 동물원이 동물들의 생명존엄성 같은 것들을 교육시키는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안락사는 반대시군요.

    ◆ 안영노> 인명피해가 이번에 난 것이기도 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호랑이를 어떻게 처리해야 되는가 부분에서도 우리한테 교훈이 되는 방향을 찾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을 듣죠. 아무쪼록 이런 일이 다시는 없도록 부디 부탁을 드리면서 오늘 고맙습니다. 서울대공원의 안영노 대공원장을 먼저 연결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고는 아무리 봐도 예견된 인재다라고 주장하는 전직 사육사가 한 분 계세죠. 본인의 요청으로 익명으로 만납니다. 나와 계십니까?

    ◆ OOO> 안녕하세요?

    ◇ 김현정> 서울대공원에서는 언제쯤 일하셨어요?

    ◆ OOO> 2000년 대 중반에 2년정도 했습니다.

    ◇ 김현정> 이번에 다친 심재열 사육사와 지금도 잘 아는 사이시라고요?

    ◆ OOO> 네. 사고 나기 며칠 전까지도 연락하고 그랬습니다.

    ◇ 김현정> 이번 사고를 왜 '예견된 인재'라고 강하게 주장하십니까?

    ◆ OOO> 지금 보시면 전시가 돼 있었지 않습니까? 관리자의 안전, 동물의 심리적인 안정이 전제되지 않고 관람을 전제로 둬서 전시했다는 거죠. 여기서 무리가 크게 작용했다고 봅니다.

    ◇ 김현정> 호랑이의 생리적인 걸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그냥 전시했던 부분?

    ◆ OOO> 네, 그렇죠. 여우사 환경이라는 것은 다시 말해서 여우한테 맞춰진 환경이지 호랑이한테 맞춰진 환경은 아니거든요.

    ◇ 김현정> 호랑이 환경이 아니다?

    ◆ OOO> 네. 사육사와 동물 간의 안전은 확보되지 않았고요. 다시 말해서 방사장이 너무 비좁았죠. 관람객하고 거리가 굉장히 가까운 거리고요. 아시다시피 호랑이 같은 경우는 굉장히 조용한 숲에서 사는 종입니다.

    ◇ 김현정> 조용한 숲에서요?

    ◆ OOO> 네. 외부의 간섭에 굉장히 민감한데요.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는 시설이나 공간이 마련되지 않았었죠. 거기다가 암컷이 새끼를 낳았다고 했는데요. 동물한테 새끼를 키우는 기간, 번식기 같은 경우 굉장히 강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기간입니다. 극도로 민감한 시기죠. 이 정도라면 전시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죠.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새끼를 낳은 상태였어요, 호랑이가?

    ◆ OOO> 네. 새끼를 낳았었다고 했는데요. 동물원에서 그렇게 밝혔던 걸로 알고 있는데 새끼를 낳았다는 것은 암컷이 낳은 것이지만 수컷은 아비로서의 역할을 했던 거라고 볼 수 있죠.

    ◇ 김현정> 새끼가 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민감한 상태였다, 게다가?

    ◆ OOO> 지금 방사장 상황도 그렇게 좋지 않았는데 새끼를 낳았었고 그 상황에서 전시를 했다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볼 수 있죠. 그런 불안정하고 민감한 상황에서 맹수를 다뤄보지 않은 초보자가 발령을 받았다는 겁니다.

    ◇ 김현정> 하지만 26년 동안 곤충관에서 일했던 심재열 사육사님, 워낙 베테랑이고 잘하는 분이기 때문에...

    ◆ OOO> 곤충에 대해서는 굉장히 베테랑이시죠, 거의 박사급이시고. 그렇지만 곤충을 알기 때문에 세심할 수 있었던 것 아닐까요?

    ◇ 김현정> 곤충은 잘 알기 때문에... 하지만 호랑이는 몰랐다?

    ◆ OOO> 호랑이에 대해서는 잘 모르셨기 때문에...(심 사육사는) 제가 잘 아는 분입니다. 그런데 호랑이에 대해서 잘 모르는 상태에서 관리를 하게 되니까 호랑이에 대해서는 그렇게 세심하게 배려를 할 수 없었던 거죠.

    ◇ 김현정> 본인이 평소에도 이거 ‘호랑이는 나 아닌데’ 이런 얘기하셨어요? 힘들어하셨어요?

    ◆ OOO> 그런 얘기는 많이 하셨죠. 곤충을 다루는 분이시지 않습니까? 굉장히 작은 곤충을 다루던 분입니다. 그러니까 아무래도 쉽지 않았죠.

    ◇ 김현정> 그런데 대공원측에서는 앞으로 호랑이숲 만들고 나면 심 사육사 같은 이런 베테랑들이 필요했기 때문에 미리 사전에 경험 쌓는 의미로 이쪽으로 보낸 거다. 그리고 원래 순환근무를 하는 게 정석이다 이런 얘기도 하던데요?

    ◆ OOO> 사실은 순환근무에 대해서 저 있을 때에도 문제가 있지 않았나 싶은데요. 동물에 대해서는, 그 동물에 사고가 나지 않기 위해서는, 동물을 적절한 환경에서 키우기 위해서는 가장 베테랑이 필요한데 그런 분들이 뭐랄까요... 순환하면서 돌아가게 되죠. 그렇다면 그전에 다루던 동물들에 대해서 이제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그분들이 다른 동물을 맡았을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요.

    ◇ 김현정> 교육도 제대로 없습니까, 그 사이에서?

    ◆ OOO> 그렇죠. 사실은 사육사가 가장 전문가라고 봐야 되는데요. 지금 간부들로 와 계신 분들 같은 경우에는 동물을 다뤄보지 않은 분들입니다, 사실은.

    ◇ 김현정> 위의 간부들이?

    ◆ OOO> 네. 팀장, 과장, 원장 그런 식으로 올라가게 되는데 그분들 같은 경우 정말 동물을 다뤄보았을까요? 정말 전문가들일까요?

    ◇ 김현정> 주먹구구식 순환근무라는 말씀이세요?

    ◆ OOO> 시에서 발령받은 분들입니다, 행정적으로.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번 심재열 사육사님이 곤충관에서 맹수관으로 간 것도 발령이 석연치 않은 부분도 있다고 보시는 거예요?

    (자료사진)

     

    ◆ OOO> 저는 원장님하고의 관계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OOO> 동물원장님 같은 경우에 예전에 심재열 사육사님하고 굉장히 친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대공원으로 오시기 전에.

    ◇ 김현정> 대공원장 말고 동물원장?

    ◆ OOO> 네, 동물원장님이요. 동물원장님 같은 경우에 오시기 전에 굉장히 친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예전에 대학원 시절에 심재열 사육사님한테 도움을 받은 것도 있고. 그래서 친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오시고 나서 심재열 사육사보다 직급이 위이셨거든요. 거기서 껄끄러운 관계가 생겼던 거죠. 제 앞에서 심재열 사육사님한테 하대를 하기도 했었고 그래서 그 다음에 다시 원장으로 부임을 하셨을 때 그때부터 문제가 발생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개인적인 감정이 섞인 발령은 아니었는가?

    ◆ OOO> 징벌성 발령이었던 것 같죠.

    ◇ 김현정> 징벌이라는 것은 벌을 줄 일이 있어야지 벌을 주는 거잖아요?

    ◆ OOO> 그렇죠. 아무래도 좀 껄끄러운 관계였으니까요.

    ◇ 김현정> 뭔가 석연치 않은 순환근무 아니었는가. 이런 말씀을 지금 하시는 거군요. 그런데 이분이 26년간 곤충사에 있었던 건 26년간 순환근무를 안 하신 거예요?

    ◆ OOO> 네, 안 했습니다. 그분이 곤충관에 대해서는 곤충관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시니까...

    ◇ 김현정> 워낙 중추적이니까 그분은 예외적이던 분인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옮겨졌다 이런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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