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4월, 전북 김제의 한 마늘밭에서 작업을 했던 한 포크레인 기사가 땅에 묻어둔 7억 원을 훔친 도둑으로 몰려 억울하다며 경찰서를 찾았다.
수사에 들어간 경찰은 신고가 접수된 마늘밭에서 어머 어마한 규모의 돈뭉치가 있음을 발견했고 5만 원권 돈뭉치 110억 원을 찾아냈다.
당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김제 마늘밭 돈뭉치’ 사건.
경찰 조사결과 당시 마늘밭 땅 속에서 발견된 110억 원은 모두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 운영자가 은닉한 도박 수익금인 것으로 드러났고 주범은 현재 수배 중이다.
2011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김제 마늘밭 돈뭉치 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가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은 이 사이트 관리 총책 등이 수배 중인 당시 마늘밭 사건의 주범과 고향 친구라는 진술과 마늘밭 돈뭉치 사건과 연관돼 있다는 진술을 확보해 관련성 여부를 캐고 있다.
대전지방경찰청은 11일 해외에 서버를 두고 도박 사이트를 개설한 뒤 본사와 가맹점 등 점조직으로 운영하며 수천억 원의 불법 수익을 올린 임모(45) 씨 등 4명을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또 관련자 18명을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1년 7월부터 미국 사이트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도박 사이트 서버를 설치하고 ‘운영본사’와 ‘루트본사’, ‘가맹점’ 등 피라미드식 점조직 형태로 이를 운영하며 9000억 원의 불법 수익을 올린 혐의다.
경찰이 이 사이트가 김제 마늘밭 돈뭉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이유는 관련자들의 진술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
임 씨와 함께 구속된 이 사이트의 루트본사 운영자 정모(34) 씨는 경찰에서 “김제 마늘밭 사건 주범이 사이트 인출책과 자금관리책 등과 고향 친구 또는 선후배 사이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시 마늘밭 사건의 검은 돈의 출처로 확인됐던 도박 사이트와 이번에 적발된 도박 사이트의 운영 방식이 동일하다는 점도 경찰이 마늘밭 사건과 연관성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
경찰은 특히 이 사건 관련자들이 경찰에 붙잡힌 직후 당시 김제 돈뭉치 사건의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가 찾아왔었다는 점도 적발된 사이트가 김제 마늘밭 돈뭉치 사건과 연관성이 의심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적발된 사이트의 하부조직인 루트본사 60여 개소와 가맹점 4800여 개에 대해 수사를 계속하는 한편 김제 마늘밭 사건의 연관성 여부도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김제 마늘밭 돈뭉치 사건의 주범은 인터넷 도박 업계에서 신화적 존재, 즉 범접할 수 없는 거물로 경외의 대상처럼 생각하고 있다”며 “일부 관련자들의 진술에 의하면 이 사이트의 최상위에는 마늘밭이 있다고까지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