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온라인 소매업체인 아마존이 '킨들 파이어' 태블릿 신제품 3종을 내놓았다.
성능이 뛰어난데도 애플 아이패드나 삼성 갤럭시 탭 등 경쟁 제품들에 비해 가격을 낮게 책정했다는 것이 해외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는 아마존이 킨들 하드웨어 자체로 이익을 내지 않고, 대신 이를 전자책·비디오 등 콘텐츠와 서비스를 판매하는 플랫폼으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제품 출시 행사를 열고 킨들 파이어 2세대 제품을 공개했다.
◇최고 해상도 기록 수립
이 중 '킨들 파이어 HDX 8.9인치'의 화면 화소수는 2560 x 1600으로, 풀HD(1920 x 1080) TV의 갑절이며 지금까지 나온 태블릿 제품 중 가장 해상도가 높다.
지금까지 태블릿의 최대 화소수 기록은 애플 '레티나 아이패드'의 2048 x 1536이었다.
무게도 374g으로 지금까지 나온 대화면 태블릿 중에서는 가장 가볍다.
◇고급형·보급형 라인업 정비
함께 발표된 '킨들 파이어 HDX 7인치'는 1920 x 1200, '킨들 파이어 HD 7인치'는 1280 x 800 화면이 달려 있다.
아마존은 기존 제품 중 '킨들 파이어 HD 8.9인치'(화소수 1920 x 1200)는 계속 판매키로 했다.
이에 따라 아마존의 킨들 파이어 태블릿 라인업은 화면 크기(7인치, 8.9인치)와 프로세서 성능(보급형 HD, 고급형 HDX)에 따라 4종으로 나뉘게 됐다.
HDX 모델 2종은 퀄컴의 2.2GHz(기가헤르츠) 쿼드코어 스냅드래곤 800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이는 태블릿용 프로세서 중 성능이 가장 좋은 것이다.
◇고성능이면서 가격은 낮게 책정
성능이 뛰어난데도 가격은 낮게 책정됐다.
킨들 파이어 HDX 8.9인치는 379 달러(40만8천 원), HD 8.9인치는 269 달러(29만 원), HDX 7인치는 229 달러(24만7천 원)이며 비교적 해상도가 낮은 HD 7인치는 139 달러(15만 원)에 불과하다.
이는 애플의 9.7인치 아이패드 레티나(499 달러), 소니 엑스페리아 태블릿 Z(500 달러), 애플의 9.7인치 아이패드2(399 달러),·7.9인치 아이패드 미니(329 달러),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 10.1(450 달러), 갤럭시 노트 8.0(360 달러) 등 경쟁 제품들에 비해 성능에서 앞서면서도 가격은 오히려 더 낮은 것이다.
◇실시간 고객 지원 '메이데이' 기능
아마존은 킨들 파이어 신제품들에 '메이데이'라는 실시간 고객 지원 기능을 기본으로 포함키로 했다.
기기 화면에 작은 창을 띄워서 상담사가 고객의 질문에 비디오로 답하고 원격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사용자들이 "요즘 잘 나가는 앱이 뭐예요?", "우리 아들이 저녁 8시까지만 기기를 쓸 수 있게 세팅하는 방법이 뭐예요?" 등 질문을 고객 상담사에게 곧바로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는 메이데이 기능에 대해 "완전히 독창적인 것"이라며 아마존의 클라우드 컴퓨팅과 고객 지원 인프라가 엄청나기 때문에 가능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이) 기기를 두려워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베조스는 또 "이런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아마존이 하드웨어, 운영체제, 애플리케이션, 클라우드 인프라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한꺼번에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콘텐츠 위주 전략…하드웨어는 '박리다매'
월스트리트저널은 "기기 자체에서 많은 이익을 올리는 애플이나 삼성 등 경쟁자들과 아마존의 (태블릿 분야) 접근법은 대조적"이라고 평가했다.
아마존은 2년 전 태블릿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가격을 낮게 책정하되 아마존 고유의 소프트웨어를 기기에 통합했다는 것이다.
고성능 기기를 낮은 가격에 판매하되 콘텐츠와 서비스로 이익을 내는 것이 아마존의 태블릿 전략이라는 얘기다.
다만 이런 전략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을 표시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의 애널리스트인 새라 로트먼 엡스는 "아마존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아마존의 '슈퍼 팬'을 넘어서는 호소력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라며 "아마존은 시장 선도자가 아니며 그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애플 아이패드가 시장을 확실히 선도하고 있고 삼성 갤럭시 등 안드로이드 태블릿도 급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마존 킨들의 성장에 한계가 있으리라는 전망이다.
◇킨들 파이어 매출 올해 급감
시장조사기관 NDP 집계에 따르면 올해 5∼7월 미국에서 판매된 태블릿의 48%는 애플 아이패드, 17%는 킨들 파이어, 8%는 삼성 갤럭시 태블릿이었다.
글로벌 기준으로 보면 올해 4∼6월 아마존의 태블릿 출하량은 47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다.
이 기간에 애플 아이패드는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1천460만대, 삼성 갤럭시 태블릿은 전년 동기 대비 539% 증가한 1천80만대를 출하했다.
다만 아마존 킨들 파이어의 올해 매출 급감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반론도 있다.
아마존의 사업 전략상 킨들의 하드웨어 교체 주기가 아이패드나 갤럭시 탭·노트보다 훨씬 길다는 점과 킨들 매출의 대부분이 크리스마스 시즌에 발생한다는 계절적 요인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