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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소개] 포기하는 용기

 

불행의 모습은 저마다 제각각이지만 그 근원을 들여다보면 하나의 공통 고리를 발견하게 된다. 바로 ‘불안’이다. 자기 존재에 대한 불안, 자기 확신이 없어 생기는 불안이다.

그런 불안에 얽매이지 말고 '이렇게 저렇게 살아라' 하는 조언은 우리 주변에 차고 넘친다. 그 조언들은 실패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다 보면 언젠가는 세상이 너를 인정해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이 내 삶에 과연 올바른 방향일까? 나는 무엇을 위해 더 나은 직장을, 더 많은 돈을, 더 사랑받는 사람이 되기를 열망해야 할까? 그것들을 얻으면 나는 나다운 삶을 살 수 있을까?

신간 <포기하는 용기>는 이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는 책이다. 팟캐스트에서 심리상담에 대해 친근하게 설명해 수만 명의 고정 청취자를 확보한 '공공상담소'의 운영자이자 실존적 정신분석가인 이승욱 원장이 저자다.

이승욱 원장은 상담과 심리학도 대중을 위한 공공재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2012년 4월 ‘공공상담소’를 ‘개원’했다. 조용하게 시작한 방송이 점점 입소문을 타더니, 시즌 1이 끝날 때쯤에는 회당 1만 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청취했다.

저자가 뉴질랜드 정신병 재활 전문병원에서 10년, 한국으로 와서 8년 가까이 정신분석가로 활동하며 나눈 고통들 중 병리적 사례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일상적으로 두루 경험하고 공유할 만한 본질적인 문제들을 가려 뽑아 이 책에 실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포기하는 용기를 낼 수 있는 삶에 대해 제안한다. 세상은 우리에게 포기하지 말고 끊임없이 욕망하고 성취하라고 등 떠밀지만, 쓸데없는 ‘남의 욕망’을 포기하는 지혜만이 우리를 홀가분하게 하고 진짜 자신을 만나게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내게 없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갈망하며 자신을 더욱 채찍질하지만, 그럴수록 삶을 채우는 것은 만족이 아닌 고통이라는 것. 경쟁으로 미쳐 날뛰는 이 세상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포기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포기야말로 지혜와 용기가 없으면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은 무엇이 나에게 중요한 것인지 분별하는 지혜와 그것을 포기했을 때 뒤따를 수 있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자신의 선택을 책임지겠다는 다짐이 있어야 가능하다. 포기할 수 있는 용기가 있으면, 우리 인생은 지금보다 훨씬 편하고 자연스러워질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당신이 가져야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그것이 당신을 고통스럽게 만든다. 당신이 붙잡고 있는 그것을 놓아버려라. 그런 뒤에야 비로소 그 무엇으로서의 내가 아닌 진짜 나로 살 수 있다."

<포기하는 용기> / 이승욱 / 쌤앤파커스 / 234쪽 / 1만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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