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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심검문 위헌 판결후 조롱대상 전락한 뉴욕경찰



미국/중남미

    불심검문 위헌 판결후 조롱대상 전락한 뉴욕경찰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자정께 미국 뉴욕의 우범지대인 브루클린의 워트맨 애비뉴.

    범죄 용의자인 스티븐 사이드베리(21)가 경찰관들을 향해 "당신들은 나를 멈출 수 없다. 더 이상은 그럴 수 없어. 왜냐하면 새로운 규정이 생겼기 때문이야"라고 외쳤다.

    경찰이 사이드베리에게 접근한 것은 그의 주머니에서 총으로 추정되는 의심스런 물건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사이드베리는 그런 경찰에게 빈정대는 투의 발언을 마구 내뱉었다. 그러고는 잠시 몸을 숨기더니 옷에서 떨어진 38구경 권총을 집어들고서 총알을 장전하다 결국 경찰에 체포됐다.

    최근 3년동안 사이드베리가 불법무기 소지 혐의로 검거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뉴욕경찰(NYPD)의 한 소식통은 "앞으로 이런 장면을 더욱 많이 보게 될 것"이라며 "사람들이 날로 겁이 없어지고 있다. 더이상 경찰을 두려워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법원이 뉴욕경찰의 불심검문 관행을 위헌으로 판결한 이후 이처럼 잠재적 범죄자들 사이에서 공권력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뉴욕포스트가 27일 보도했다.

    세계 각국 경찰 중에서 미국 경찰이 가장 힘이 세다는 말이 무색해진 것이다.

    뉴욕경찰은 지난 24일 오후 7시 브루클린 138번가에서 총을 휴대한 우범자 3명이 서성댄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이들은 특정 건물로 들어가려다 경찰을 보고서는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당신들은 나를 멈출 수도, 검문할 수도 없다. 불심검문은 더이상 안 된다. 여기 왜 왔느냐"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의 조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검문을 실시했다.

    현장에 출동한 한 경찰관은 "만약 내부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생명에 위협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하려 했다"며 불심검문을 행할 당시의 기분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법원의 판결 이후 불심검문에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는 경찰관들의 자조섞인 발언인 셈이다.

    이 검문에서 총기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자신들이 머뭇거리는 사이 이들이 잽싸게 총을 숨긴 것으로 확신했다.

    이로부터 몇시간 뒤에는 141번가와 시이프레스 애비뉴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한 거동 수상자가 경찰의 시야에 들어왔다.

    무더운 날씨에 후드티를 입은 그는 강도범행 대상자를 물색하는게 분명해 보였지만 경찰을 보자 역시 "나를 멈출 수 없어. 경찰은 더이상 우리를 괴롭히지 못해"라고 야유했다.

    경찰은 그를 검문했지만 이번에도 총기는 없었다고 한다.

    뉴욕경찰 관계자들은 최근 발생한 이런 사연을 전하면서 앞으로 뉴욕 시내에서 끔찍한 범행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했다.

    불심검문을 함부로 할 수 없는 분위기가 조성된 만큼 잠재적 범죄자들이 과거보다 훨씬 자유롭게 총을 휴대하게 되면서 여차하면 방아쇠를 당기는 사례가 잇따를 것이라는 얘기다.

    한 관계자는 "내가 만난 우범자는 예외없이 불심검문 위헌 판결에 행복해 했다"며 "이제는 마음대로 총을 들고 다닐 것이고 그런 상황에서 싸움이 나면 언제든 곧바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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