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주고 돈 먹기' 편의점 카드단말기 수십억 검은돈 포착

"거액 불법 리베이트 줘도 남는 장사라 큰돈 오가"

(사진=이미지비트 제공)

편의점 직원들이 신용카드 결제승인 대행사의 밴(VAN)수수료로 조성된 불법리베이트를 받았다가 검찰에 적발됐다.

특히 소형 가맹점들과는 달리 편의점 같은 대기업들만 수십억 원에 달하는 리베이트를 받는 관행이 확인됐다.

서울서부지방검찰청 형사 5부(김석우 부장검사)는 신용카드 결제 계약 유지를 대가로 돈을 주고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배임수재, 배임증재 등)로 A편의점 본사 전산본부장 박모(46) 씨와 B밴사 간부 이모(48) 씨 등 5명을 구속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서부지검에 따르면 박 씨 등 A편의점 간부들은 지난 2007년 9월부터 2년간 B밴사 간부 이 씨 등으로부터 밴서비스 계약 체결과 유지를 위해 5억 68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B밴사 간부인 이 씨 등은 대리점 계약 유지를 명목으로 지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B밴사의 대리점주 최모(42·구속기소) 씨로부터 20억 원을 받은 혐의다.

조사 결과 B밴사 간부들과 최 씨는 입을 맞춰 "A편의점 본사에 현금 영수증 건당 리베이트 10원을 제공하겠다"고 회사를 속여 8억 4000만 원을 주머니 속으로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밴사는 신용카드 가맹점과 신용카드사 사이에서 결제정보를 전달하거나, 가맹점의 현금영수증 매출 자료를 국세청에 전달해 막대한 밴수수료를 지급받는다.

밴사는 신용카드는 결제 건당 100원의 수수료를 지급받고, 현금영수증은 건당 부가세 20원을 공제받는 형식으로 수수료를 받는다.

특히 결제 건수로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발급건수가 많은 편의점 등에 계약 유지 등을 목적으로 거액의 리베이트를 지급해도 이익이라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실제로 A편의점 본사는 B밴사 등으로부터 현금영수증 리베이트로 33억 원을 받았고, 지난 2011년 밴사를 변경하면서 리베이트로 현금 60억 원을 제공받고 신용카드 건당 70원, 현금영수증 건당 7원과 매년 10억 원을 제공받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 거래를 둘러싼 불법 리베이트를 밝힌 첫 사례"라고 말했다.

검찰은 회사 사이에서 오간 리베이트의 불법성을 들여다보는 한편,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업계 전반에서 밴사의 불법 리베이트가 관행인 것으로 확인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