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황해' 저리가라" 보이스피싱범 등친 대포통장 주인

개그콘서트 '황해'

보이스피싱범을 등친 대포통장 주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남 순천경찰서(서장 박승주)는 전화사기인 이른바 보이스피싱범에게 명의를 양도한 대포통장으로 입금된 돈을 상습적으로 가로챈 이모(32)씨를 전자금융거래법위반과 사기방조 혐의로 붙잡아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1월 29일 서울 구로동 인근에서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직불카드와 통장을 퀵서비스를 통해 양도했다. 이후 보이스피싱 일당은 이틀 뒤인 31일 순천에 사는 A(66) 씨에게 아들을 납치했다고 속여 이씨의 통장 등 5개 통장으로 모두 2천5백여 만원을 입금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씨는 통장을 양도할 당시 입출금 문자알림서비스를 신청했고, 보이스피싱 일당이 이씨의 대포통장으로 돈을 가로챈 직후 입금된 돈 가운데 480만 원을 자신의 다른 계좌로 이체했다.

또한 이 씨는 2011년에도 또 다른 보이스피싱범에게 통장을 양도한 뒤 인출을 하지 못하도록 비밀번호를 바꾸고 피해자에게 피해액 600만 원을 돌려주기도 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관련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씨가 도주하던 중 검거된 점과 과거 대포통장 양도로 14회에 걸쳐 형사처분을 받는 전력이 있는 점 등을 토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서 한 관계자는 "금융거래를 분석하던 중 거래 내용이 수상해 추적을 통해 이 씨를 붙잡았다"며 "이씨가 오히려 보이스피싱범을 등친 경우여서 수사 과정에서 경찰도 당황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씨를 상대로 또 다른 범행 여부를 조사하고 있으며 보이스피싱범에 대한 추적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