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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일본인 문방사보 296점 한국에 기증



문화재/정책

    80대 일본인 문방사보 296점 한국에 기증

    "일제의 한국침탈 사죄의 의미로 기증"

     

    기타큐슈(北九州)에 거주하는 한 일본인이 중국에서 20여년 간 수집한 문방사보(文房四寶) 296점을 최근 부산박물관에 무상 기증했다.

    박물관은 "올해 82세인 일본인 미야자키 사츠키(宮崎五月) 씨가 일제의 한국침탈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우리에게 기증하기로 한 문방사보를 지난 9일자로 인수했다"면서 "기증품은 벼루 51점, 먹 49점, 붓 103점, 관지(款識)인장 93점"이라고 밝혔다.

    이들 유물은 당시 구입시가로는 5천만 엔이며 현 시가로는 10억 엔을 웃돈다고 박물관은 덧붙였다.

    미야자기 씨는 과거 일본이 한국에 못할 짓을 너무 많이 저질렀음에도 반성이 없는 것을 개탄하면서 "이번 기증이 일본 안에 행동하는 양심인들의 분발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박물관은 덧붙였다.

    기증품 중에는 중국 4대 명연(名硯. 명품 벼루)이라 일컫는 단계연(端溪硯)과 흡주연(흡<翕+欠>州硯), 징니연(澄泥硯), 홍계연(紅系硯)이 모두 있다.

    특히 단계연은 입김만으로도 먹을 갈 수 있다 해서 꿈의 벼루로 일컫는다.

    미야자키 씨가 기증한 단계연은 백반(白斑)과 황반(黃斑) 등을 문양으로 이용한 가로 45cm, 세로 60cm 크기로, 대만 고궁박물관 소장 국보와 유사하다고 박물관은 평가했다.

    징니연은 강물에 침전한 고운 진흙을 틀에 넣어 구워낸 벼루를 말한다.

    기증 먹은 7건 49점이다.

    16나한(十六羅漢)이나 고사인물도, 산수인물도, 십이지신상(十二支神像) 등이 세트를 이룬 것으로 조각이 우수하고 조형성이 뛰어난 청대(淸代) 작품으로 추정된다.

    박물관은 "아직 성분 분석을 하지는 않았지만 만약 소나무 관솔을 태운 그을음으로 만든 송연묵(松烟墨)이라면 가치는 가늠하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기증 붓은 필관(筆管. 자루) 재질로 보면 대나무·옥(玉)·대모(玳瑁.거북등껍질)·상아·비취·도자기·칠보 등으로 다양하다.

    인장 또한 수정(水晶)·옥·상아·석(石) 등으로 재료가 다양한 데다 산수문·십이지신상· 용 등의 문양을 조각했다.

    부산박물관은 "이번 기증으로 문방 관련 중요한 자료를 확보하게 됐다"면서 "특히 광복 68주년을 맞이하는 8.15 광복절에 즈음해 양심 있는 일본인에 의한 기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고 평가했다.

    부산시는 기증자에게 감사패와 명예시민증을 수여하기로 했으며, 조만간 관련 특별전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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