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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숲공기'와 '맞바람'의 쾌감…"민둥산에 가자!"



여행/레저

    강원도 '숲공기'와 '맞바람'의 쾌감…"민둥산에 가자!"

    [조백근의 맛집기행] 강원도 정선 '민둥산'의 매력에 흠뻑

    민둥산은 정상까지 이어진 흙길이 편한 산행을 이끈다

     

    제철 음식이 있다면 제철 여행이 있다. 계절에 딱 맞는 곳, 그곳이 제철 여행지이다.

    무더운 여름 바다도 좋지만 초록의 잔치 속에 정상에서의 시원한 바람은 맞아본 사람만이 안다.

    강원도 정선의 민둥산(1,117m)은 한여름 빽빽한 숲 공기와 확 트인 정상에서의 맞바람 맛이 그만이다.

    민둥산은 가을 정상 주능선 부근의 억새바다를 최고로 치지만 여름의 민둥산은 또 다른 얼굴로 등산객들을 즐겁게 한다.

    ‘나무가 없는 산’을 민둥산이라고 하지만 나무가 없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민둥산은 정상 주변에 나무가 없고 억새만 자라고 있어서 붙은 이름으로 정상 부근에 이르기 전까지는 든든한 나무와 온갖 야생화의 천국이다.

    민둥산은 등산로 초입부터 하늘 향해 두팔 벌린 ‘쭉쭉’ 전나무와 싱싱한 적송들이 뿜어내는 왕성한 피톤치드와 테르펜 향으로 바빠진 들숨과 날숨에 황홀해진다.

    테르펜(terpene)은 나무가 병균, 해충, 곰팡이 등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내뿜는 살균성 식물 정유의 주성분으로 숲속에 들어서면 나는 향기가 이것에 기인한다.

    정상부근 광활한 억새밭은 가을의 판타지를 준비하는 듯하다.

     

    등산로가 숲 터널로 이어지는 호젓한 길인데다 부드러운 흙길이어서 발걸음이 한없이 편하다.

    어린이를 둔 가족들이 찾아도 좋은 산이며 산행시간도 그리 길지 않다.

    하지만 산 자체는 가파른 산이어서 길이 지그재그로 바뀔 때마다 오른쪽, 왼쪽으로 펼쳐지는 광경이 황순원의 장편소설 ‘나무들 비탈에 서다’라는 제목을 자꾸 떠올리게 한다.

    민둥산 산행의 절정은 정상이 바라보이는 억새밭 입구에서부터이다.

    여름의 민둥산은 ‘판타지 억새장관’ 대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올라올 때 쏟아낸 땀방울들을
    한방에 날려버릴 정도의 시원한 바람과 녹색의 물결이 숨을 멎게 한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견우(차태현 분)가 타임캡슐을 꺼내보던 경관이 아름다웠던 그 산(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새비재)이 오버랩된다.

    ◈ 가족 산행에도 적합, 레일바이크는 금상첨화

    산행은 정면돌파길을 택해 완경사길로 오르든 급경사길로 가든 아니면 산옆구리(발구덕)로 우회하든 두 시간이면 정상정복에 충분하다.

    등산매니아라면 화암약수쪽에서 시작해 주능선길을 따라 치고 오르고 내림을 반복해 정상에 도달하는 4시간 코스도 강추길이다.

    교통편은 민둥산역까지 가는 기차나 증산까지 가는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과 차를 가져간다면 증산초등학교에 주차한 뒤 바로 산행을 시작 할 수 있다.

    1박2일 산행이라면 증산읍의 모텔들이나 인근 하이원 호텔(1588-7789)을 이용하면 된다.

    민둥산에 오면 다소 거리가 떨어져 있긴 하지만 후회하지 않을 또 다른 강추코스가 있다.

    구절리역에서 즐기는 정선레일바이크는 오감만족의 결정판이다.

     

    구절리역(지금은 폐역)의 레일바이크를 타보는 것이다.

    두 사람이나 네 사람이 함께 타고 페달을 밟으면 움직이는 레일바이크는 코앞에 펼쳐지는 강원도 최고의 경치를 온몸으로 맞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세 개의 서늘한 기차터널을 통과할 때는 즐거운 비명이 저절로 터져 나오며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고 왜 일부러 깊고 깊은 산속의 시골역까지 찾아왔는지 이유를 알게 된다.

    정선5일장에도 들러 넘쳐나는 산나물을 고르고 시장 안 팔도식당(033-563-0124)에서 주인 홍기숙씨가 직접 채취한 올갱이 해장국과 곤드레나물밥, 배추전으로 입을 즐겁게 하는 것은 오감만족의 종결편이다.

    무더운 여름, 아낌없이 주는 민둥산이 있는 정선으로 빨리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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