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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조종사 집중조사…"충돌3초전 권장속도 75% 불과"(종합)



미국/중남미

    사고조종사 집중조사…"충돌3초전 권장속도 75% 불과"(종합)

    아시아나, 조종미숙 거론 일축…中, 조사 참여 요청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일어난 아시아나기 착륙 사고원인 규명이 진행되는 가운데 미국과 한국의 당국은 조종 과실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조종사 조사에 우선 집중하고 있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데버라 허스먼 위원장은 8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홀리데이인 호텔에서 열린 일일 브리핑에서 사고기의 착륙직전 속도가 정상보다 훨씬 낮았음을 지적하며 "조종사에 대한 조사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조종사들이 어떻게 사고기를 조종했고, 어떻게 훈련받았고 어떤 비행 경험을 지녔는지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조종사 과실 가능성을 비중 있게 살펴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우리나라 국토교통부도 브리핑에서 조종사 4명과 미국 관제사 등에 대해 우리 조사단과 NTSB가 합동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사고 원인 중 하나로 기장의 조종 미숙이 계속 거론되는 것을 일축했다.

    이런 가운데 자국민 2명이 희생된 중국이 사고 조사에 참여하겠다고 NTSB에 요청해 주목된다.

    ◇ 조종사 추가 조사…동체 조사도

    NTSB는 앞으로 사흘 정도 사고기를 조종한 이강국 기장과 이정민 부기장을 불러 조사를 벌이고 동체 조사도 할 계획이다.

    착륙 당시 잘려나간 사고기 꼬리 부분은 바닷물 속 바위틈에서 발견됐다.

    허스먼 위원장은 "조사에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표현했다. 당국은 조만간 이를 인양해 정밀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파도가 들어왔다가 밀려나는 해변에도 사고기 잔해가 흩어져 있다고 NTSB는 밝혔다.

    최정호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우리 쪽과 NTSB 합동조사단이 착륙 당시 조종사 2명을 8일 온종일 조사했다며 사고기에 탑승했던 나머지 조종사 2명도 조사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조종사뿐만 아니라 운항, 엔진, 기체, 블랙박스, 관제 등 분야별로 조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오른쪽 엔진 외부에서는 화재 흔적이 나왔으며 화재 시점은 조사해 봐야겠지만 충돌 후 동체에 불이 났을 때 엔진에도 화재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국토부는 부연했다.

    왼쪽 엔진은 활주로와 접촉하면서 분리돼 활주로에서 200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블랙박스 분석을 위해 항공·철도 사고조사위원회 조사관과 아시아나 항공 전문가 등 2명이 현지시간으로 9일 오전 도착해 NTSB에 합류할 예정이다.

    ◇ 사고직전 권장속도의 75%에 불과

    NTSB는 전날 브리핑에서 밝힌대로 착륙 직전 사고기가 정상적인 속도보다 느리게 활주로로 접근하고 있었다고 다시 한번 확인했다.

    조종사들은 충돌 82초 전 고도 1천600피트(490m) 때 자동항법장치를 해제하고 수동 조종으로 전환했다.

    충돌 34초전 시속 248㎞로 착륙 권장속도인 시속 254㎞와 큰 차이 없이 활주로에 접근하던 항공기는 이후 급격히 속도가 떨어져 충돌 3초전에는 시속 191㎞의 최저속도를 기록했다. 시속 191㎞는 권장속도인 시속 254㎞의 75% 수준이다.

    당시 엔진 출력은 50%였으며 이후 다시 출력을 높여 충돌 순간 사고기의 속도는 시속 196㎞였다.

    ◇ 조종사 과실 단정은 경계

    하지만 허스먼 위원장은 조종사 과실로 못박는데 대해서는 경계했다.

    그는 "항공기 사고는 한가지 문제 때문에 일어나지 않는다"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모든 가능성을 다 검토한다"고 말했다. 공항 구조와 확장 공사 등도 다 조사 대상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또 많은 언론에서 지적한 조종사의 적은 비행 경험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종사가 기종을 바꾸는 것은 흔한 일이며 전 세계 곳곳을 다니는 여객기 조종사는 처음 가보는 공항에 처음 착륙하는 일은 다반사"라고 설명했다.

    기장과 부기장의 협조와 관련해서도 아직 어떤 문제를 발견하지는 못했다고 허스먼 위원장은 말했다.

    국토부의 최정호 항공정책실장도 "NTSB의 발표내용으로 조종사 과실로 예단할 수 없고 객관적 조사로 사고원인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블랙박스 해독에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사고 직전 공항 관제사가 바뀌었다는 보도에 대해 "관제사 조사가 내일 이뤄지니 그런 부분도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본사 기자회견에서 "이강국 기장은 747기 부기장 시절 29회 샌프란시스코 비행 경험이 있고 기장으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했던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교관 기장 역할을 맡았던 이정민 조종사에 대해 "총 33회 샌프란시스코 비행 경력이 있고 비행시간이 총 1만2천 시간이 넘어 교관이 될 자격이 있는 우수한 기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허스먼 위원장은 사망자 가운데 1명은 응급차에 치여 사망했을 가능성을 들었다면서 "공항 감시 카메라 녹화 테이프를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 중국, 조사 참여 요청

    현지 사고조사단 관계자는 "중국을 포함해 3∼4개국이 조사에 참여하겠다고 NTSB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자국민 2명이 숨졌고 탑승객 수도 141명으로 가장 많았기 때문에 이번 사고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중국 외에도 이번 사고기에 자국민 탑승객이 있던 일부 국가도 조사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조사단 관계자는 "중국이 조사단에 참여하게 되는 것은 미국과의 문제"라며 중국 등은 사고조사에 참여하더라도 한국과는 달리 옵서버 자격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 부상자 대부분 퇴원…중국인 사망자 유족 현지 도착

    국토부는 이날 오전 입원중인 환자는 모두 39명이며 이들도 대부분 큰 고비를 넘겨 회복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한국인은 객실 승무원 6명을 포함해 8명이었으나 이날 중 대부분 퇴원하고 다리에 골절상을 입은 40대 2명만 병원에 더 있을 것이라고 샌프란시스코 주재 한국총영사관은 밝혔다.

    한국인 피해자 가족은 지금까지 23명이 미국으로 출국했고 8명이 더 9일과 10일 출발할 예정이다.

    이번 사고로 희생된 중국 여고생 2명의 유족은 이날 사우스웨스트 556편으로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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