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본사.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CJ그룹의 탈세·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대진 부장검사)가 CJ그룹의 미술품 거래와 관련해 20일 오후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CJ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홍 대표가 검찰 조사를 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이날 홍 대표를 상대로 2005년부터 최근까지 CJ그룹 측이 서미갤러리를 통해 사들인 해외미술품 구입내역과 CJ그룹의 미술품 거래에 관여하게 된 경위 등을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CJ그룹과 서미갤러리가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어온 만큼 미술품 구입 대금 정산은 개별 미술품에 대한 수시 정산을 기본으로 하되, 필요에 따라 미술품 몇 점에 대한 일괄 정산 등의 방식도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재현 CJ회장 일가 등이 CJ그룹을 내세워 서미갤러리를 통해 해외에서 고가의 미술품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가격을 부풀리거나 거래 내역을 누락하는 수법 등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포착하고 사실관계를 확인중이다.
검찰관계자는 "조사 내용들이 좀 더 있을 것 같다"며 "하루 조사해서 끝날 것 같지는 않고 좀 해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CJ그룹이 미술품 거래 과정에서 얻은 시세차익에 대해 세금을 탈루했는지 여부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CJ그룹은 서미갤러리를 통해 2001년부터 2008년 1월까지 해외 유명 화가들의 작품 130여점을 1400억여원에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 중인 검찰은 미술품 구입과 관리를 담당한 CJ그룹 임직원도 불러 미술품 구입 자금의 출처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이날 오후 2시쯤 변호인 한 명을 대동하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홍 대표는 취재진을 피해 청사 정문 대신 지하 주차장 출입구를 통해 청사로 들어왔다.
검은색 정장 차림의 홍 대표는 담담한 표정이었지만 'CJ그룹 비자금 조성과정에 관여했나', '미술품 거래 규모는 얼마인가', '미술품 거래는 해외에서 이뤄진 것인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홍 대표의 변호인만이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말로 취재진의 질문을 막아섰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이원곤 부장검사)는 CJ비자금 의혹과 별개로 홍 대표의 탈세 혐의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RELNEWS:right}
홍 대표는 CJ과 대상, 오리온 등 국내 유수 기업들에 고가의 미술품을 판매하면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거나 수입금액을 회계장부에서 빠뜨리는 수법 등으로 법인세 수십억 원을 탈루한 의혹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