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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을 쥐면 진상이 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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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권력을 쥐면 진상이 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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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상욱의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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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마가 있는 고품격 뉴스, 세상을 더 크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 ''기자수첩 시즌2''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았다. [편집자 주]

    국내 대기업의 임원이 기내에서 여성 승무원을 못살게 굴었다고 알려지면서 신상털기가 이뤄지고, 소속 기업 포스코 에너지는 사과성명을 내고, 그 임원은 보직 해임됐다.

    몇 년 전에도 캐나다 ''''리서치인모션 RIM''''사(캐나다 기업으로 블랙베리휴대폰 생산)의 임원 2명이 중국 출장을 갔다 캐나다로 돌아오는 여객기 안에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렸다. RIM사가 발표한 성명 내용은 이랬다.

    "언제나 진실과 존엄을 생각하는 저희 ''''림''''사는 법규와 사규에 어긋나는 행동을 용납지 않습니다. 비행기에서 취해 난동을 부린 두 임원을 해고했음을 알립니다. …… 실망을 안겨드려 고객들에게 죄송합니다."

    ◇ 알 만한 사람이 왜 진상 짓을 하지?

    사람들은 경악하며 묻는다. ''''사회적 지위가 그만해서 여객기 비즈니스석에 앉아갈 정도면 점잖은 신사일 텐데 어째 저럴 수 있을까?'''' 술에 취한 것도 아닌데 그런 행태를 벌였다니 쉽게 납득이 가지는 않는다. 그러나 지위가 높다고 해서 사람이 신사이고 품성이 좋을거라는 기대는 통하지 않는다.

    조직 내에서 임원이나 총수 등 높은 지위에 앉게 돼 대접 받고, 아부에 길들여지고, 지시를 내리는데 익숙해지면 타인을 과도하게 압박하고 타인의 입장을 생각하지 못하는 경향이 짙어진다고 한다. 스스로를 과대평가하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경향이 생긴다는 것. 그러니 자기 자신이 고약하게 굴고 있고, 밉상인 걸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발표된 내용이다.

    캘리포니아대 대처 켈트너 연구에서는 ''''조직 내 보스의 이런 행동은 뇌의 전두엽 중 ''''안와전두피질 손상환자''''와 비슷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안 로버트슨 연구에서는 권력을 쥐면 테스토스테론과 그 부산물이 증가하는데 이것은 마약을 복용했을 때의 증상과 비슷하다고 한다. 지위가 올라갈수록 현실 인식과 타인에 대한 감수성이 무디어지니 잘 살펴야 하고, 수양을 쌓고자 더 노력하지 않으면 환자나 중독자 수준의 진상 - 진짜 밉상이 되기 십상이니 조심하라는 의미이다.

    ◇ 웨이터에게 보인 모습…그것이 진짜

    2007년 리서치 업체 조그비가 직장인 8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기업 내 상대하고 싶지 않은 악질로 꼽히는 기피인물의 70%는 총수나 임원 즉 보스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스의 지위나 주위 사람들의 대접으로 인해 보스는 구조적으로 진짜 밉상이 되기 쉽다는 걸 보여주는 결과이다.

    미국에는 웨이터 법칙이라는 걸 적용하기도 한다. 자신에게 친절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살펴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다는 기준이다. 회사 내에서는 점잖고 친절한 모습을 보이지만 밖에 나가서 웨이터에게 그렇지 않다면 그 사람의 본모습은 웨이터에게 내보인 모습이라는 것. 그러니 웨이터/웨이트리스, 벨 보이, 카운터 데스크의 회계원, 캐디, 운전기사 등에게 거드름 피우며 불친절하고 윽박지르면 가까이 하거나 중요한 책임을 맡기지 말라는 충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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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사람에게 맡겼다가는 조직의 평판을 하루아침에 거덜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직 내 여론을 살펴서 남을 맥 빠지게 하고, 초라한 느낌이나 수치심을 안겨 주는 사람. 그런 공격적인 행동을 자신보다 힘없는 사람에게 집중시키는 사람. 이런 사람들을 꼼꼼이 살펴 대형 사고를 방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경영전문가들은 충고한다.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은 성적이 좋으면 엄청 푸짐한 보너스를 주고, 평가가 나쁘면 과감히 해고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가장 높은 점수는 연결능력 (CONNECTIVE TALENT)이다. 남이 성공하도록 돕고, 알고 있는 정보를 여럿에게 전달해 공유하는 열의와 능력이 없으면 해고당하기 십상이란 의미.

    팀원은 잔뜩 있는데 팀장을 따로 임명하지 않는 기업도 있다. 고어 앤 어소시에이트. 그럼 그 팀에서는 누가 팀장 노릇을 할까? ''''자, 회의실에 잠깐 모입시다''''라고 회의실로 들어갈 때 그 사람 뒤를 몇 명이 따라 들어가느냐로 결정된다. 팔로워를 많이 모이게 하는 사람이 팀장 격인 리더가 된다.

    ◇ 나부터 내가 먼저!

    권위주의적 문화가 팽배한 우리 대기업 문화에서는 아직 먼 이야기이다. 총수의 편법 증여, 부실차명 회사 불법지원 .... 하라면 뭐든 시키는 대로 한다. 심지어 총수가 가죽장갑 끼고 야구 방망이 들고 사람을 두들겨 패도 그저 굽실거린다. 총수에게 복종만 하는 임원은 부하에게도 복종만 하면 된다고 전염시키고, 부하를 평가할 때도 복종하는 충성도로 평가한다. 결국 직장 상사로 아래 사람을 괴롭히는 걸 넘어 자신과 같은 부하들을 판박이로 만들어 낸다. 밖에 나가면 서비스업 종사자들을 괴롭혀 사회에 불만과 불신을 전염시킨다. [BestNocut_R]

    저 보스에게만 잘 보여 내 자리만 보전하면 된다는 진상 부하가 줄줄이 생겨나고, 사회에는 가진 사람에 대한 분노가 번진다. 그렇게 조직과 사회가 망가지는 것이다. 악행은 선행보다 전염력이 5배 정도 강하다는 게 연구 결과. 이래서는 창조도 어렵고 혁신도 어렵다. 역시 중요한 건 나부터 그러지 말자는 우리의 결의이다. 내 탓이다. 나부터 남을 존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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