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공공의료 확충·연금 보장성 강화 본격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의료·국민연금 분야의 과제 해결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공의·의대생 복귀 문제와 맞물린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료 확충, 연금의 보장성 강화를 둘러싸고 사회적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의대 신설' 통해 필수의료 인력 확보 나선다의료계 최대 쟁점은 단연 의대 정원 확대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집단 사직 및 휴학에 돌입했고, 상당수는 여전히 1년 넘게 복귀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새 정부에서도 의대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의대 정원을 합리화하겠다"고 언급하며 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공공의료 확충을 통해 지역 및 필수의료 인력 확보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공공의대 신설, 지역의사제, 공공의료사관학교 설립 등이 핵심 공약이다.
우선 공공의대는 인천, 전남, 전북에 각각 1곳씩 신설하고, 경북에는 일반 의대를 설립해 총 4곳의 지역 의대를 새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의대 입학 후 의사면허 취득 뒤 해당 지역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하는 '지역의사제' 도입, 필수의사를 양성해 공공병원에 배치하는 '공공의료사관학교' 설립도 추진한다.
특히 성남의료원 설립이 이 대통령의 정치 입문 계기였던 만큼 공공의료 확충 정책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공공의료 설립은 이재명 대통령의 상징적인 정치 자산인 만큼, 관련 정책이 '없던 일'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지난해 의정 갈등을 경험했으니, 무리하게 강행하지는 않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공의료 확대 '환영' vs 공공의대 신설 '우려'시민사회는 이 대통령의 공공의료 확충 방침을 대체로 환영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남은경 사회정책국장은"어떤 지역은 국립대 병원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지역에서도 골든타임 안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려면, 이윤보다 공공성에 기반한 의료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의료계는 공공의대 신설 방안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 김성근 대변인은 "의대 교수들은 현재 40개 의대 및 의학전문대학원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본다"며 "대학과 부속병원을 새로 만들고 유지하는 것은 막대한 부담이며, 결국 제대로 운영되지 못해 폐교한 서남의대 같은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협은 이 같은 우려를 정부에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정책 수립 과정에 반영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연금개혁 방향은 '보장성 강화'…청년·노인 지원 병행연금개혁과 관련해서는 소득보장 강화가 핵심 기조로 제시된다. 지난 3월에는 국민연금의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소득대체율을 40%에서 43%로 조정하는 모수개혁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앞으로 국민·기초·퇴직·개인연금을 아우르는 구조개혁이 과제로 남았다.
이재명 정부는 일하는 노인의 수급액이 줄어드는 국민연금 제도를 개선하고, 부부가 모두 연금을 받을 경우 감액되던 기초연금 제도도 단계적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또 노후소득 보장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누구나 적정한 노후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공적 연금제도 개편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관계 재정립, 퇴직연금의 공적 연금화, 공적연금에 대한 국가의 책임 강화도 추진한다.
청년층을 위한 정책으로는 군 복무 기간 전체에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인정하는 '군 복무 크레딧' 확대, 청년의 첫 보험료를 국가가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동아대 사회복지학과 남찬섭 교수는 "개정 국민연금법은 저소득 지역가입자에 대한 보험료 지원을 확대한다고 명시했지만, '저소득' 기준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며 "군 복무 크레딧은 전체 복무기간으로 확대하고, 출산 크레딧도 현재 자녀 1인당 12개월에서 24개월로 늘리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5.06.06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