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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는 어떻게 이동하는가/앨빈 토플러 외/청림출판
''제3의 물결''로 익숙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와 하이디 토플러 부부가 책 ''정치는 어떻게 이동하는가''를 처음 낸 때는 1994년,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이다.
''오늘날 제3의 물결 정치 세력들은 수많은 풀뿌리 조직들을 만들어 미국 전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을 중심으로 새로운 유형의 커뮤니티들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제2의 물결 미디어들에 대응하여 탈대량화된 다양한 미디어들을 만들고, 새로운 미디어들을 통해 왕성하게 정보를 교환하고 있는 이들도 제3의 물결 세력들이다.
(157쪽)'' 당시 미국의 정치 지형 변화를 설명한 이 짧은 글에 지금 우리나라의 모습이 겹쳐지는 이유는 왜일까.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기존 물결과 새로운 물결의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토플러 부부는 현재를 새로운 민주주의로 옮겨가자는 요구가 거세지는 때라고 진단한다.
대중이 다양한 경로로 정보를 얻어 각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정치 시스템이 도리어 사회 갈등만 더 키우는 탓이란다.
''규칙, 법령, 조례, 실행 계획 등의 형태로 제시되어온 그토록 많은 해결책들은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부작용만 일으켰고,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으며, 결국은 무엇을 해도 안 된다는 무력감만을 남겨주었다.
(중략) 대다수의 사람들은 정당 정치가 위선적이고, 사회에 많은 비용을 유발하며, 타락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누가 이기든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데? (139, 140쪽)'' 토플러 부부는 이러한 혼란을 틈타 폭군이 출현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결국 변화에 대한 책임은 기본적으로 우리 자신에게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이들 부부는 그동안 권력의 울타리 밖에 있던 다양한 소수자에 주목한다.
100명의 사람이 모두 똑같은 목표로 달려든다면 어쩔 수 없이 서로 싸워야 한다.
만약 이들이 서로 다른 목표를 추구한다면 서로 협력하고 거래하면서 공생할 수 있다.
적절한 사회 개입만 이뤄진다면 다양성 덕에 안전하고 안정적인 문명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3의 물결 정부들의 첫 번째 원리는 소수자들에 의해 행사되는 권력이다.
주류에 의한 지배라는 제2의 물결 시대의 핵심적 원리는 오늘날에 이르러 점점 더 무의미한 것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주류가 아닌 소수자들이다.
그리고 우리의 정치 시스템 역시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야 한다.
(183쪽)'' 이 책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새 정치에 대한 열망이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 덕에 커간다는 점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