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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부는 공부를 못한다''는 편견, 이제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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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부는 공부를 못한다''는 편견, 이제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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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하는 운동선수③]학생선수에 영향력 큰 지도자의 인식과 태도 개선되어야

    선수가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스포츠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 같은 경우 ''운동선수는 공부를 안한다''는 편견이 여전하다. 그러나 학업을 병행하며 은퇴 후 삶을 준비하는 현역선수는 물론이고, 은퇴 후 전문분야에서 제2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개척해나가는 선수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려는 선수가 늘어나려면 무엇이 바뀌어야 할까.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지난 12월 7일 발표된 2013학년도 서울대 체육교육과 수시일반전형 합격자 명단에 눈에 띄는 두 사람이 있었다. 이정호(서울 덕수고 3)와 신재용(익산 원광고 3) 군이다. 이정호 군은 지난해 청룡기 고교야구대회에서 5할(12타수 6안타) 타율을 기록하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청소년 유도 국가대표인 신재용 군은 국내외 유도대회에서 10여 차례 우승한 유망주다.

    이정호는 지난 12월 1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중학교 때 부상을 당한 적이 있다. 당시 ''야구를 못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고 공부를 같이 하게 됐다. 두 가지를 병행하느라 코피도 많이 쏟았지만 결실을 맺어 기쁘다"고 했다.

    일반학생들과 경쟁해 당당히 서울대에 합격한 두 사람은 대학에 가서도 공부와 운동을 계속할 생각이다. 신 군은 "올해 세계청소년유도대회 금메달이 목표"이고, 이 군은 "프로야구 선수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지난 10일 찾은 부천 원종고 사격부는 4년째 ''공부하는 학생선수''를 키우고 있다. 이 학교 체육부장으로 재직 중인 임성철 교사는 2년간(2010~2011년) 사격부 감독을 맡아 학생선수들이 공부와 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2011년 말에는 이러한 경험을 녹여내 연세대에서 박사학위 논문(제목 ''고교 운동부 감독의 공부하는 학생선수 만들기 실천과정'')을 썼다.

    "우리나라에는 ''학생선수는 공부를 안 해도 된다''는 편견이 존재해요. 그래서 학생선수의 학습권 박탈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선수들을 ''운동기계''로 만드는 ''절름발이'' 교육을 하고 있죠. 하지만 학생선수도 선수이기 이전에 학생이에요. 공부는 물론이고 축제, 체육대회 등 학교행사에 동참하면서 학교생활을 즐길 권리가 있어요."

    임 교사가 ''공부하는 학생선수'' 만들기에 정성을 쏟게 된 계기는 뭘까. "사격부 감독을 맡고 몇 달이 지난 후 전국에서 체육 특기자로 대학에 갈 수 있는 고3 선수가 20% 정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운동에만 올인하면 특기자전형에 실패했을 때 진로가 막막해질 수밖에 없어요. 학생선수들이 평상시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면 운동을 중도포기 하더라도 다양한 길을 모색할 수 있있죠."

    그는 2년간 다양한 실천을 했다. 사격부 학생들에게 모든 정규수업에 참여하도록 하는 대신 훈련시간은 축소시켰다. 팝송 동영상을 함께 부르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접하게 했고, 또래친구가 학생선수의 공부를 도와주는 학습도우미제를 정착시켰다. 또 동료 선생님들한테는 학생선수의 수업태도나 교우관계 등에 대한 질문을 해서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했다.

    처음에는 주변의 반발이 심했다. "학생선수들은 공부와 사격을 병행하는 환경을 낯설어 했고, 코치는 훈련시간 축소로 인한 대회 실적 하락을 우려했어요. 학부모들은 ''운동 쪽으로 나갈 애들한테 굳이 공부는 왜 시키느냐''며 불만을 표출했죠."

    주변의 우려와 달리 사격부 학생선수들의 학업성적은 하위권에서 중위권으로 올랐고, 사격대회 실적도 향상되었다. 수업시간과 학교행사에서 또래친구들과 어울리면서 교우관계도 넓어졌다. 임 교사는 훈련시간이 줄었음에도 선수들의 대회 성적이 좋아진 이유에 대해 "이전에는 ''사격 실적이 내 인생을 결정한다''는 생각 때문에 대회를 앞두고 경쟁불안이 심했고, 시합 중 실수라도 한 번 하면 크게 낙심했다. 하지만 공부를 병행한 후로는 총을 못 쏴도 대안이 있다는 생각에 총을 편하게 쐈다. 사격은 정신적인 부분이 성적과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 학생선수에 영향력 큰 지도자의 인식과 태도 개선되어야

    학생선수에 대한 영향력이 가장 큰 사람은 지도자다. 그러나 ''공부하는 학생선수''에 대한 이들의 인식이나 태도는 답보 상태다. 지난 11월 ''한국축구사회''(국내 축구 현장지도자 모임)가 전국 초,중,고,대학 지도자 45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중 21%(97명)가 성적에 대한 부담감을 호소했다. 이들은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 탓인지 선수의 학습을 독려할 여유도, 의지도 부족해 보인다.

    운동부 지도자의 구태도 여전하다. 지난 15일 문화체육관광부가 각급 학교와 실업팀 선수 898명을 조사한 결과, 중고교 선수 10명 중 3명이 구타나 가혹행위 등 폭력 피해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구타 가해자는 78%가 지도자(감독, 코치)였고, 지도자의 21%는 ''구타로 선수 능력이 향상된다''고 여겼다.

    임 교사는 "공부하는 학생선수를 키우는 학교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운동부 지도자의 자기반성이 우선되어야 한다. 10대의 잠재력은 무한하기 때문에 공부를 병행할 수 있는 여건만 마련해주면 두 가지를 모두 잘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상당수 선수가 은퇴 후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건 학생선수 시절 학습권을 보호받지 못한 이유가 크다. 야구선수 출신 변호사 이종훈(32) 씨는 "중학교 때부터 1교시 이후 수업은 거의 듣지 않았다. 대학 입시를 준비할 때 수학, 영어 과목은 기초가 너무 없어서 중학교 과정부터 다시 공부했다"고 말했다. H학교 체육대학원생 김 모(28, 태권도)씨는 "학위논문은 통과됐지만 졸업 자격이 주어지는 영어 필기시험에 떨어져서 졸업을 못하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BestNocut_R]

    학교체육 활성화를 위한 ''학교체육진흥법''이 1월 27일부터 시행된다. 제11조 1항에 따르면 학생선수의 최저학력을 보장하고, 일정 학력에 못 미치면 대회 출전을 제한할 수 있다. 또한 학기 중 상시 합숙훈련을 근절하고(제11조 3항) 학교 운동부 지도자가 학생선수의 학습권을 박탈했을 경우 학교운영위원회에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제12조 4항). 학생선수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2013년에는 학생선수들이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며 활짝 웃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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