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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촌 사망으로 본 한국 조폭 변천사



사회 일반

    김태촌 사망으로 본 한국 조폭 변천사

    협객→정치깡패→전국구→기업화

    80년대 국내 주먹계를 평정한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64)씨가 5일 새벽 심장마비로 숨졌다.

    조양은과 함께 조직폭력배, 이른바 조폭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김씨의 사망을 계기로 일제 강점기에 태동해 정치깡패, 전국구 범죄 패밀리를 거쳐 기업형 조직, 10대 조직으로 변화하며 한국 현대사의 어두운 이면의 한 축이었던 한국 조폭의 변천사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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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세대 : 낭만파 주먹

    한국 조폭은 통상 4세대로 나눈다. 1세대는 일제 강점기 시대를 풍미했던 낭만파 주먹들이다. 김두한(잇뽕), 고희경(구마적), 엄동욱(신마적) 등과 조직에 속하지 않고 홀로 활동했던 이성순(시라소니)이 대표적인 주먹들이다.

    이들은 나라를 잃은 울분과 설움 속에서 일제세력에 대항하고자 조직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후대 조폭들과는 차별화된다. 협객을 자처했던 이들은 조선 상인을 보호한다는 대의명분을 내세워 조직을 결성해 명동·종로 상권을 장악하려는 일본 세력과 맞서 싸웠다.

    영화 ''''장군의 아들''''이나 드라마 ''''야인시대''''로 알려져 있듯이 종로 우미관을 주무대로 최대 세력으로 부상한 김두한파는 명동과 을지로, 충무로를 장악하고 있던 일본 조폭과 끊임없이 충돌했다.

    그러나 조선주먹패는 김두한파가 종로와 명동의 경계인 수표교에서 벌어진 싸움에서 하야시파에 패한 뒤 급속도로 약화된다.

    ◈ 2세대 : 정치깡패

    광복 이후 일본 주먹세력이 사라지고 좌우익 대립 등으로 사회가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자 조선주먹패는 정치세력과 결탁하면서 진정한 의미의 폭력조직으로 변모하게 된다. 정치세력의 하수인으로 각종 이권을 챙기는 정치깡패들의 전성기가 시작된 것이다.

    김두한은 대한민청 소속으로 파업 현장 습격 등 좌익척결에 앞장서면서 정계로 진출했다. 이후 주먹세계는 이북파인 이화룡과 이성순(시라소니)의 명동 사단과 이정재, 유지광, 임화수의 동대문 사단으로 양분된다.

    이후 일련의 테러사건에 따른 깡패 소탕으로 명동 사단은 무너지고 자유당 정권의 비호를 받은 동대문 사단만 살아남아 본격적인 정치깡패로 철권을 휘두르게 된다.

    씨름장사 출신인 동대문사단 보스 이정재는 자유당 정권의 2인자인 이기붕과 손을 잡고 야당발기인대회 방해사건인 장충동테러사건을 주도하는 등 정치테러를 일삼으며 암흑계의 제왕으로 군림한다. 하지만 고향인 경기도 이천에서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려다 이기붕과 갈등을 빚은 끝에 몰락하게 된다.

    그 뒤를 이은 것은 연예계의 대통령으로 불리던 임화수. 그는 이승만 대통령을 아버지로 부르며 총애를 받았고 1960년 고대생 습격사건 등 정치테러를 자행했다.

    그러나 권력을 배경으로 황금기를 누리던 정치깡패들은 4.19 혁명으로 자유당과 운명을 같이하게 됐고 이정재, 임화수는 5.16 군사정권에 의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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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세대 : 전국구 & 회칼

    군사정권의 서슬아래 맹주들이 퇴장하자 지방의 신생 조폭이 속속 상경하면서 조폭세계에 전국구 시대가 열린다.

    지방 신흥세력이 중앙무대를 장악하는 신구세대 교체의 기폭제가 된 사건은 1975년 명동 사보이 호텔에서 일어난다. 조양은이 이끄는 ''''전라도파''''(양은이파)가 서울 ''''신상사파''''와 주먹계 원로들의 신년회 자리를 기습한 것이다.

    곧이어 김태촌의 ''''서방파''''도 광주에서 상경한다. 1976년 김태촌의 무교동 엠파이어호텔 회칼 습격 사건이후 주먹계에 회칼 등 흉기가 등장하면서 한국 조폭은 더욱 잔인하고 흉포화되기 시작한다.

    결국 80년대 들면서 서울을 분할 점령한 ''''양은이파''''와 ''''서방파'''', 이동재의 ''''OB파'''' 등 호남 3대파는 3대 전국구 폭력조직으로 성장하게 된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의 소재가 된 부산 조폭계는 일본 야쿠자와 최초로 손을 잡은 ''''칠성파''''와 ''''20세기파''''가 장악하게 된다.

    80년대 중반 이후 민주화 바람이 거세지자 권력은 다시 깡패를 찾아 각종 정치테러를 일으킨다. 1987년 통일민주당 지구당 창당 방해 사건인 일명 ''''용팔이 사건''''이 대표적이다.

    ☞동영상 ''김태촌 그는 누구인가?''

    ◈ 4세대 : 기업화·지능화

    1990년 노태우 대통령의 ''''범죄와의 전쟁'''' 선포 이후 조폭은 점차 군소화된다.

    경찰에 따르면 전국의 폭력조직은 217개, 조직원들은 모두 5384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BestNocut_R]

    조폭들은 조직규모가 줄어들자 기업화를 통해 자금줄을 찾고 있다. 회사를 차려놓고 각종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분야도 주식시장부터 온라인 도박, 유사석유 거래까지 돈이 된다면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또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일진회 등 학교 폭력서클과 연계해 10대들을 끌어들이면서 조직원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다.

    거대조직으로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했던 폭력조직이 갈수록 지능화되면서 눈에 띄지 않게 서서히 우리 생활 주변에 스며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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