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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지난 26일 호주 브리스번의 한 주택가.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호주에서 일하고 있는 조모씨는 잘 안터지는 전화기를 들고 집밖으로 나와 통화를 하던 중이었다. 조씨에게 다가온 백인 청년 2명 다짜고짜 조씨의 전화를 뺏어들고는 시비를 걸었다. 전화기를 뺏긴 조씨가 항의하자 무차별 폭행이 이어졌다. 호주 경찰은 오히려 왜 밤에 돌아다니냐며 피해자 조씨를 나무랐다.
사례2) 9월27일 멜버른의 한 공원. 유학생 장모씨에게 10대 청소년 10여명이 담배와 돈을 달라고 요구했다. 장씨가 자리를 피하려하자, 10여명이 달려들어 장씨 한명을 폭행하기 시작했다. 장씨는 왼쪽 팔이 부러지고 새끼손가락이 흉기에 절단됐다.
최근 호주에 사는 한국인에게 발생한 테러사건이다. 석달사이에 벌써 세 번째다. 모두 유색인종 혐오사건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테러사건은 비단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심지어 버스에서 불어로 노래를 부르던 여성이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며 버스에 타고 있던 백인들로부터 심한 욕설과 함께 흉기로 위협을 당하기도 했다.
우리에게 호주는 캥거루와 청정한 자연환경, 이민가 살기좋은 국가로 인식된다. 하지만 호주의 이면은 그렇지 않다. 백호주의로 대변되는 유색인종 차별정책이 불과 30년전까지 법으로 유지되던 국가다.
◈ 범죄자들로부터 시작된 호주의 이민역사1788년 영국정부는 빵을 훔친 좀도둑부터 정치범까지 범죄자 이민선단을 호주에 보냈다. 최초의 이민자들이 범죄자였던 셈이다. 이들로부터 시작된 이민 역사는 사실상 파괴와 약탈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50년대 금광이 발견되면서 이른바 ''''골드러쉬''''가 이뤄졌다. 엘도라도를 꿈꾸는 많은 유럽계 이민자들이 호주로 밀려들기 시작했다. 1840년초까지만해도 13만명에 불과했던 호주의 인구는 불과 10년도 지나지 않아 115만명으로 늘어났다. 당시 중국인들도 상당히 많이 유입되기 시작했는데 뿌리깊은 백호주의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중국이민이 증가하면서 자기 밥그릇이 뺏기지 않을까 우려한 백인들이 폐쇄적인 이민법을 채택했고, 아예 유색인종의 이민을 법적으로 제한하기에 이르렀다.
◈ 잔혹한 원주민 탄압 백호주의는 간단히 말하면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인종차별적인 이민법이다. 호주에는 백인만 이민이 가능하고 유색인종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호주에 이미 살고 있는 원주민들은 어찌 할 것인가? 그들도 백인과 피부색이 다른 유색인이기 때문이다.
''''원주민 보호법''''이라는 것을 제정했다. 말이 보호법이지 사실상 원주민 말상정책이다. 1869년 제정돼 1969년까지 백년간 지속됐다. 동화정책이란 허울을 빌려 어린이 5만명이상을 부모와 떼어놓고 백인가정에 강제로 입양시켰다. 이렇게 부모와 생이별한 아이들은 제대로 교육받을 기회조차 박탈당한 채 약물과 알코올에 빠져들었고, 지금도 호주에서 최빈민층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호주 정부는 이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여러 가지 유화정책을 쓰고 있지만, 이들은 호주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범죄와 약물에 빠져 힘든 삶을 이어가고 있다.
◈ 이민자들의 천국? 글쎄호주의 백호주의는 1973년 폐지됐다. 유색인종의 이민을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2차대전이 끝난 뒤 영국의 영향력이 쇠퇴하고, 인력부족이 심화되면서 여론에 밀려 어쩔 수 없이 폐지된 측면이 강하다. 어쨋든 백호주의의 폐지로 호주의 이민은 활성화되기 시작했고, 우리나라를 비롯해 각국의 이민자들이 호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뿌리깊은 인종차별 의식은 여전히 호주 사람들에게 남아있다.
호주사람들은 자신들을 오지(Aussie)라고 부른다. 이 가운데 오스트레일리아의 특성이 강한, 국수수의적이고, 애국심이 강한 , 말하자면 인종차별주의가 강한 사람들을 ''''오커 오지''''(Ocker Aussie)라고 한다. 도심지 외곽의 블루컬러들이 많다. 상대적으로 빈곤층인 이들은 사회에 대한 불만이 많고 특히 이민자들에 대한 적개심이 강한 편이다.
하지만 높은 물가 상승률과 환율하락, 나빠진 경제상황 등으로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의식은 점점 확산돼가는 추세이다. 국내사정이 나빠질수록 보수, 우경화하는 다른 국가의 예를 봐도 이같은 사회현상은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 우리의 외교적 대응도 필요하다[BestNocut_R]불과 몇 년전만해도 호주는 유학과 어학연수로 인기있는 국가였다. 상대적으로 낮은 환율과 저렴한 물가 등으로 각광받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현지 교민과 유학생들에 따르면 호주의 주택임대로는 10년전에 비해 2-3배 이상 올랐고, 환율도 미국 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유학생에 대한 처우도 열악해 예전에 비해 훨씬 많은 비용을 들여야 유학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종차별 범죄마저 기승을 부린다면, 호주의 이미지는 더욱 추락하게 될 것이고, 결국 부메랑처럼 호주에게 피해가 돌아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호주 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또한 유학생 3만명, 이민자 15만명을 보낸 한국 정부에서도 수수방관만 해서는 안될 문제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