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범은 목격자인 것처럼, 2차 가해자는 신고자인 것처럼 행세하다 경찰 수사에 덜미를 잡혔다.
지난 11일 오전 1시41분쯤 서귀포시 남원중학교 인근 도로에서 주민 서 모(47)씨가 차량에 치여 서귀포시내 종합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숨졌다.
당시 승용차를 몰고 이 곳을 지나가던 한 모(29.서귀포시)씨는 자신이 사람을 치는 사고를 낸 것을 직감하고, 본인이 사고를 낸 사실을 숨긴 채 119에 사고내용을 신고했다.
한 씨는 사고 목격자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마치 지나가다 사람이 쓰러져 있는 것을 본 것처럼 신고자 행세를 했다.
하지만 제3자인양 신고를 한 한 씨 뒤에는 1차 사고를 내고, 달아났다가 현장으로 다시 돌아온 양 모(25.여)씨가 있었다.
이날 서귀포시에서 표선쪽으로 차를 몰고 가던 양 씨는 남원중학교 앞길을 지나다 서 씨를 치고 달아났고, 현장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유턴을 한 뒤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양 씨가 뺑소니 뒤 현장확인차 돌아오는 사이 한 씨가 2차 사고를 냈지만 양 씨는 최초 사고 사실을 숨기고 한 씨에게 휴대전화를 빌려주기까지 했고, 한 씨 역시 사고 사실을 감춘 채 119에 사고 내용을 신고했다.
두 사람 모두 처벌을 피하기 위해 양씨는 목격자인 것처럼, 한 씨 역시 신고자인 것처럼 행세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연극은 오래가지 않았다.
경찰은 서 씨가 뺑소니 사고로 숨진 것으로 보고, 가해차량을 추적하다 최초 신고자인 한 씨가 병원을 찾아가 차량에 치인 서 씨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을 보고 추궁한 결과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뺑소니범인 양 씨 역시 경찰의 CCTV 확인과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차량 파편이 자신 차량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되면서 ''''연극''''의 끝을 맺었다.[BestNocut_R]
서귀포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차량 도주 혐의로 양 씨와 한 씨를 입건했다.
경찰은 13일 부검을 통해 서 씨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규명하는 한편 양 씨와 한 씨를 상대로 현장검증을 벌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