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오픈마켓의 경쟁 무대가 B2C 시장에서 B2B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포화상태에 도달한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시장과 달리 여전히 높은 성장률을 기록 중인 B2B(기업간 거래) 시장이 오픈마켓의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마켓과 옥션이 최근 B2B 시장에 뛰어 들었다.
이들 두 업체는 자사 사이트 내에 별도로 전문 카테고리를 신설하는 방식으로 B2B 시장에 들어왔다.
G마켓은 사무실, 병원, 학교 등 중소 규모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B2B 전문몰 ''비즈온''을 열고 일반적인 소모품부터 중소형기계까지 다양한 제품 판매에 나섰다.
옥션도 대량구매관 등을 특설코너로 운영하면서 B2B 판매자를 지원하고 있다.
앞서 인터파크는 지난해 삼성그룹의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 계열사인 아이마켓코리아를 인수했다.
아이마켓코리아는 삼성그룹 내에서 일종의 ''조달청'' 역할을 했던 곳으로 인터파크는 인수계약 조건에 따라 이런 지위를 여전히 누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마켓이 이처럼 B2B 시장에 주목하는 것은 시장 규모가 큰데다 성장률도 B2C보다 높다는 점 때문이다.
업체에서는 B2B 시장 규모를 B2C의 3배 규모인 연간 100조원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
성장률 역시 B2B가 더 높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B2B 시장은전년 대비 21.2% 성장했지만 B2C 시장은 15.7% 성장하는데 그쳤다.
여기에다 B2C에 비해 판매 물품의 수익성이 더 좋은 것도 B2B의 장점으로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B2B는 단순한 소모품 뿐 아니라 소형설비, 기계, 장비류까지포함한다. 이런 제품들의 객단가가 높아 경쟁이 포화상태에 접어든 B2C 시장보다 수익성이 낫다"고 말했다.
대기업처럼 물품을 조달하는 자회사가 없는 중소기업의 경우 특정 거래처가 없어 오픈마켓이 진출할 여지가 크다는 것도 장점이다.
G마켓 관계자는 "영세사업자의 경우 마땅한 거래처를 찾지 못해 온라인몰 등을 통한 개별 구매에 의존한다. 실제 사업자 회원으로 가입한 고객들의 구매 이력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구매 금액이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고 말했다.
다만 대기업의 경우 자회사가 조달 역할을 맡고 있어 실제 경쟁이 가능한 B2B 시장은 전체 규모에 비해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대기업 자회사를 빼면 전체의 3분의 1정도만 이러한 오픈마켓이 참여할 여지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시장 규모가 B2C와 맞먹기 때문에 여전히 매력적이란 게 오픈마켓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중소기업도 조달 수요가 있는데 영세 사업자에 비해 경쟁력이 있는 오픈마켓의 물품 공급을 더 선호할 것"이라며 "오픈마켓이 구매력을 바탕으로 단가는 낮추면서 질은 높이고 외부에 적극적인 영업에 나선다면 충분히 B2B 시장의 강자로 떠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