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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 어때] 소지섭 ''회사원'', 지금껏 보지못한 오피스 액션의 탄생

[그 영화 어때] 소지섭 ''회사원'', 지금껏 보지못한 오피스 액션의 탄생

오피스 액션 신선, 소지섭 소간지 명성 재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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빳빳하게 다림질한 흰색 와이셔츠에 깔끔하게 떨어지는 슈트를 걸치고 단정하게 넥타이까지 맸다. 사무실은 신분증이 없으면 출입이 불가능한 번화가의 고층빌딩에 자리해있다. 내부는 그야말로 대기업의 한 부서를 보는 듯하다.

직원들도 꽤 많다. 이들은 서로를 대리니 과장,부장이라고 부르며 주어진 업무를 깔끔하게 수행한다. 개개인의 감정 따위는 별로 중요치않고 잘 드러내지도 않는다. 업무가 살인청부란 점을 제하면 평범한 회사와 다를 바 없다. 재수없는 낙하산 인사도 있고 비정규직 ''알바생''도 있다.

"누가 일을 재밌어서 하나 그냥 하지" "한 게 이 일이라 계속하는거지" 등 회사원이라면 공감할 대사를 툭툭 내뱉는다. 결정적인 차이라면 여기는 퇴직이 불가능하다. 입사할 권리는 있지만 퇴사할 권리는 없다. 회사의 해고결정은 곧 죽음을 뜻한다.

유능함을 인정받고 있는 10년차 지형도 과장(소지섭)은 어릴 적 자신을 보는 듯한 알바생 훈(김동준)을 쓰고 버려야할 순간, 망설임을 느낀다. 처음으로 회사의 뜻을 거스른 그는 훈의 가족과 만나면서 평범한 삶을 꿈꾸게 되고 이로 인해 회사의 표적이 돼버린다.

''회사원''은 평범한 회사원으로 위장한 살인청부업자란 기발한 설정으로 관심을 모았다. 이것만큼은 정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하겠다고 나서지 않을까 싶을 정도. 특히 ''오피스액션(?)''의 탄생은 꽤나 신선하다.

총이 서류첩에 숨겨져 전해진다든지, 산으로 단합회를 간 자리에서 한 여직원이 단도를 습관적으로 휘두른다든지, 결정적인 순간에는 안내데스크의 여직원까지 총을 갈기는 모습은 지금껏 상상하지 못한 풍경이다.

소지섭이 자신의 부하 여직원과 한낮 도로에서 특공무술로 서로를 공격하는 장면은 인구에 회자될 정도로 인상적이다. 특히 회사원의 액션은 선수들끼리의 대결이라서 러시아 특수부대의 무술인 시스테마를 기본으로 했다.

이에 매우 정확하고 절도있는 동작이 특징이다.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17층 액션신은 오피스룩의 회사원들이 홍콩영화를 방불케하는 총격신을 펼친다는 점에서 색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소지섭은 적격의 캐스팅에 걸맞게 ''소간지''다운 매력을 맘껏 발산한다. 길게 쭉 뻗은 팔다리로 절도있는 액션을 펼치다가도 알바생 훈의 엄마 미연(이미연 분)과 함께 있을 때는 여심을 흔드는 달콤한 매력을 발산한다.

드라마 ''유령''에서 소지섭과 호흡을 맞춘 곽도원은 소지섭을 괴롭히는 얄미운 상사로 흠잡을데 없는 연기를 펼친다. 제국의 아이돌 출신 김동준은 생각보다 출연분량은 많지 않으나 그럭저럭 제몫을 해낸다.

기발한 설정에 비해 극적인 전개는 아쉽다. 소지섭의 변화는 영화초반부터 예정된 듯 흘러간다. 마지막 회사와의 전면전까지 예상을 뒤엎는 반전은 특별히 없다.

사장과 직원, 직원과 직원 등 인물들의 관계를 통해 평범한 회사원들의 삶에 대한 어떤 은유를 담고자 한듯하나 무리한 대입은 곤란한다. 어떤 지점에서는 대단히 영화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어쨌든 소지섭의 팬이라면 놓치지 말아야할 영화다. 소지섭 소속사가 ''오직 그대만''에 이어 공동제작에 참여한 두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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