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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모자들'' 김홍선 감독 "현실에서 소재 건져 현상 이면 보고 싶다"

[인터뷰] ''공모자들'' 김홍선 감독 "현실에서 소재 건져 현상 이면 보고 싶다"

장기밀매, 영화는 현실보다 더욱 끔찍하다고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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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2}장기밀매를 소재로 한 ''공모자들''이 충격적 이야기와 반전으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공모자들은 인간의 장기마저 사고 파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성을 잃어버린 악인들의 이야기.

중국행 크루즈에서 자행되는 무고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납치행각, 중국 현지에서 이뤄지는 환자를 상대로 한 예상치 못한 범죄 등은 표현 수위는 그리 세지 않지만 사실 자체만으로 공포를 자아낸다.

최근 노컷뉴스와 만난 김홍선 감독은 "취재하면서 알게 된 현실은 영화보다 훨씬 끔찍하다"면서 "많이 못녹였다. 분위기나 느낌만 갖다 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마 입에 올리기가 불편한지 주저하며 "장기밀매하는 사람들을 ''통나무꾼''이라고 하는데 단어 자체가 너무 꺼림칙해서 영화에 사용하지 않았다"며 "사체는 약품 등을 사용해 흔적을 없애버린다"고 말했다.

극중 조윤희는 국내에서 아버지의 장기이식수술이 여의치 않자 중국행을 선택한다. 하지만 그곳에서 범죄의 희생양이 된다. "제대로 된 병원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나 열악한 곳에서는 보호자가 납치되는 경우도 있다더라. 물론 수술이 잘못돼서 죽기도 하나 간 수술하러 갔다 멀쩡한 콩팥을 떼이는 경우도 있다더라."

극중에서는 중국행 크루즈 안에서 납치가 이뤄진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사우나실에서 장기적출하는 것도 영화적 설정"이라며 "실제로 배를 타보니 워낙 커서 사람이 없어지면 찾기가 쉽지 않겠더라. 또 사우나실은 밤중에는 문이 굳게 잠겨있더라"고 상상력을 발휘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험천만했던 촬영 에피소드를 떠올렸다. 소수의 스태프들과 함께 파도나 갑판 등 소스 장면을 찍기 위해 배를 탔을 때다. 그는 "카메라 들고 왔다갔다 하다가 중국 따이공들(보따리장수)에게 위협을 당했다"며 "자신들의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고 오해했다. 결국 촬영한 장면 모두 다 보여주면서 싹 다지웠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공모자들은 장기밀매업자 출신의 따이공 영규(임창정)와 아내를 납치당한 상호(최다니엘) 그리고 이식할 장기가 급한 유리(조윤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중 영규는 생계형 악인으로 짝사랑하는 유리가 아버지 수술비가 급한 것을 알고 울며겨자먹기로 장기밀매에 나서고 그곳에서 과거 죽은 동료의 여동생을 만나게 되면서 그녀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김 감독은 "미국에서 영화를 공부하던 2001년, 덴젤 워싱턴이 부패한 경찰로 나오는 ''트레이닝 데이''를 정말 인상적으로 봤다"며 "그래서 악인이 주인공인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실제로 처음에는 화이트칼라 사이코패스가 주인공인 시나리오를 썼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지난 2009년 우연히 지인의 친척이 따이공이라는 얘기를 듣고 취재, 지금의 임창정이 주인공인 투톱영화로 변화됐다.

김 감독은 "비록 끔찍한 일들이 자행되는 사회이나 희망은 남아있다. 영규란 생계형 악인을 통해 그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그래도 영화가 전하는 현실은 너무도 참담하다. 도대체 희망이 어디 있느냐는 지적에 김 감독은 "영규가 누군가를 살리려고 노력한 점이 희망 아닐까. 비록 수포로 돌아갔지만 만약 살렸다면 그건 ''다이하드''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김 감독은 뉴욕필름아카데미에서 영화를 전공한 뒤 지난 2006년부터 드라마 ''90일 사랑할 시간'' ''스타일'' ''대물'' 등에서 조감독으로 일했다. 원래 꿈은 다큐멘터리 PD였다. 이 때문일까? 그는 "현실에 바탕한 이야기가 좋다"며 앞으로도 현실에서 소재를 건져올리되 현상 이면을 들여다볼 것임을 내비쳤다.

"장기를 사고파는게 윤리적으로 맞나, 가족이 아프면 돈을 주고서라도 사겠나, 이렇게 장기밀매가 이뤄지는데 해결방법이 없겠냐, 뭐 그런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나마 인간성이 남아있는 한 나쁜남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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