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4명 가운데 3명 정도가 최근 1년 사이에 민간요법을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한국한의학연구원은 27일 침구경락연구그룹 최선미 박사 연구팀이 지난 2010년 9월부터 1년 동안 우리나라 일반인 1천 284명의 민간요법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한 가지 이상의 민간요법을 이용해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74.2%(953명)에 달했다.
민간요법이란 한방이나 양방 병의원에서 처방·권유받지 않은 모든 요법 일체를 말하는 것으로 건강보조식품, 녹즙, 홍삼, 각종 운동요법 등이 해당된다.
민간요법 사용 경험자들은 같은 기간 1천 846건의 민간요법에 모두 3억 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전 국민으로 환산할 경우 민간요법에 연간 8조 6천억원 의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민간요법 가운데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비타민과 오메가3 등 건강보조식품으로 전체의 21.4%(275명, 평균 38만 원 지출)에 달했으며, 각종 야채즙 등을 포함하는 과일즙 식이요법이 16.8%, 홍삼과 동충하초 등 한약기반 건강보조식품은 15.3%, 핫팩 등 온도요법 13.8%, 운동요법 9.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항과 침, 뜸 등을 한의사가 아닌 무자격자로부터 시술받은 비율이 각각 42.1%, 32.6%, 29.2%에 달했다.
민간요법에 대한 정보를 의료인으로부터 얻은 경우는 4.2%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 535명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했는데 일반인보다 8.4% 포인트 높은 82.6%(442명)가 민간요법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아토피 피부염과 비염,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는 19세 이하 소아 청소년의 부모 54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일반인보다 낮은 71.5%(391명)의 환자가 같은 기간 동안 민간요법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과 알레르기 환자들은 한약기반의 건강보조식품 이용이나 천연물을 활용한 천연 외용제요법 등에 대한 사용이 각각 21.5%와 15.2%로 1위를 기록했다.
한의학연 최선미 박사는 "치료보다는 질병 예방에 대한 효과를 기대하는 일반인들과는 달리, 환자들은 민간요법을 사용하면서 치료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국민들이 안심하고 민간요법을 사용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축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