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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인 볼트(26, 자메이카)는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올림픽파크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2런던 올림픽 육상 남자 100m에서 올림픽 신기록(9초63)으로 우승했다. 세계기록(9초58)에는 약간 못 미치지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자신이 세운 9초69보다 0.06초 빠른 기록이다.
요한 블레이크(23, 자메이카)가 9초75로 2위. 저스틴 게이틀린(30, 미국)이 9초79로 3위. 레이스 중 갑작스런 사타구니 부상으로 고전한 아사파 파월(11초 99)을 제외한 7명이 모두 9초대를 찍을 만큼 빠른 레이스였다.
칼 루이스(1984, 1988년 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로 올림픽 100m 2연패에 성공한 볼트. 하지만 경기 시작 전만해도 그의 챔피언 수성은 쉽지 않아 보였다.
올 시즌 부진했기 때문이다. 볼트의 시즌 최고기록은 9초76에 불과했다. 지난 6월 열린 국내선발전 100m와 200m에서는 요한 블레이크에 잇따라 무릎을 꿇었다. 등 근육과 햄스트링 부상 회복도 더뎌보였다.
무엇보다 평소 약점으로 지적받은 스타트의 보완 여부가 미지수였다.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대회에서 부정출발로 실격당했을 때의 심리적 충격에서 어느 정도 회복됐는지 알 수 없는 만큼 ''100m 2연패''를 섣불리 장담할 수 없었다.
이날도 볼트의 스타트는 빠르지 않았다. 준결승 레이스를 분석해보면, 결선 진출자 8명 중 게이틀린(0.187)을 제외하면 볼트의 출발 반응속도(0.180)가 가장 느렸다. 결선에서는 출발 반응속도 0.165를 기록해 8명 중 5위에 그쳤다. 볼트는 결선 레이스 후 "나는 출발 반응속도가 늦다. 그래서 스타트가 조금 걱정됐다. 약간 미끄러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BestNocut_R]
그러나 볼트는 보란 듯이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땄다. 비결은 폭발적인 중반 이후 가속에 있다. 육상 100m는 가속구간(0~60m)-등속구간(60~90m)-감속구간(90~100m)으로 나뉜다. 다른 선수들은 60m가 지나면 속도가 줄기 시작하지만 볼트는 계속 가속한다. 최고 속도는 초속 12m, 시속 44km를 넘는다. 세계기록(9초58)을 세웠을 당시 레이스에서는 65m 지점에서 초속 12.27m를 찍었다.
이날도 다소 늦은 스타트를 중반 이후 특유의 스피드로 보완했다. 그는 "코치가 ''스타트에 대한 걱정은 멈추고 장점인 스퍼트만 생각하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볼트의 탁월한 가속능력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볼트가 60m 이후에도 가속을 유지할 수 있는 건 아킬레스건(장딴지 근육과 발뒤꿈치 뼈를 연결하는 힘줄)을 이용하는 능력에 있다고 분석한다. 세계적인 스프린터는 근육보다 아킬레스건을 활용해 짧은 접지 시간에 더 강하게 지면을 참으로써 가속을 얻는다. 볼트는 196cm 장신이고, 아킬레스건도 길어서 경쟁자들에 비해 유리하다는 말이다. 장신이라는 이점으로 볼트의 스트라이드(1보의 폭)는 2m43에 달하고, 41걸음이면 레이스를 끝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