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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길도 무서워…꺾어진 길에서 만나면 서로 ''흠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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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둘레길도 무서워…꺾어진 길에서 만나면 서로 ''흠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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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악산 둘레길에서 만난 이용객들, ''CCTV 설치 필요'' 한 목소리

    비교적 최근에 단장을 마친 서울 둘레길 관악산 구간. 이곳에는 CCTV가 한 대도 설치돼 있지 않다. (이대희 기자/CBS노컷뉴스)

     

    24일 오후 5시, 날은 아직도 밝았지만 서울 관악산 둘레길 초입에서 커피를 팔던 이모(64.여)씨가 자리를 접었다.

    며칠새 둘레길을 찾는 손님이 부쩍 줄기도 했거니와, 무엇보다 이 씨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해서다.

    20년 동안 관악산 등산객들을 상대로 커피를 팔아왔다는 이 씨가 자리를 접으면서 말했다.

    "여기 관악산에는 별의 별 사람들이 다 찾아와요. 사람들이 다 내 맘 같지 않잖아...사람들이 무서워. 누가 갑자기 칼이라도 들고 돈 내놓으라고 그럼 어쩌겠어."

    얼마전 주변 상인 한 명이 강도를 당했다는 소문을 전하며 이 씨는 해가 질세라 서둘러 귀갓길에 나섰다.

    ◈ 제주사건 충격, 둘레길 인적 드물어.."세상 각박해졌다"

    서울 사당역에서 석수역까지 13km 구간. 지난해 11월에 개통한 관악산 둘레길은 깔끔하게 단장돼 있었다.

    잘 정리된 오솔길은 흙바닥과 돌로 포장된 구간이 번갈아 나타나며 지루함을 없애줬고, 나무 계단은 운치를 더했다. 군데군데 나타나는 이정표도 깨끗이 정비돼 있었다.

    돌로 포장된 관악산 둘레길 구간. 깔끔하게 정비돼 있었지만 제주 사건의 여파 탓인지 인적이 드물었다. (이대희 기자/CBS노컷뉴스)

     

    그러나 평일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았다는 관악산 둘레길은 이날 오후에는 제주 사건의 여파탓인지 인적이 드물었다.

    해거름이 지면서 나무 그늘이 길어지자, 그나마 드문드문 보이는 이용객들도 꺾어지는 길에서 다른 사람들과 마주치면 흠칫 놀라며 경계를 쉽게 풀지 않는 눈치였다.

    둘레길 중턱에서 만난 정희덕(72) 씨는 일주일에 두 번은 꼭 관악산을 찾는다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세상이 각박해졌다"고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는 "여름에는 야간 산행을 하는 사람들도 많아지는데, 나쁜 사람이 마음만 먹으면 (둘레길) 한적한 곳에서 언제든지 강도짓을 할 가능성이 내재돼 있다"며, "CCTV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둘레길 CCTV 없는곳 수두룩..경찰 뒤늦게 대책마련

    서울시에 따르면 관악산 둘레길 13킬로미터 구간에는 CCTV가 한 대도 설치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동안 둘레길 같은 곳에서 큰 범행이 일어난 사례가 없어서 이런 상황은 생각하지 못했는데 관악산 둘레길 같은 경우는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BestNocut_R]

    주택가에 CCTV를 설치할 예산도 부족한데 둘레길까지 신경쓸 재정적 여력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취재결과 인왕산과 북악산의 서울 성곽길도 군부대가 경비용으로 일부 구간에 설치한 CCTV 외에는 방범용 CCTV가 따로 없었다. 주택가를 관통하는 성곽길 일부구간에 설치된 CCTV가 전부였다.

    또 마포구가 최근 조성한 산책로도 30% 정도만 CCTV로 감시가 가능한 것으로 파악되는 등, 거의 대부분의 둘레길과 산책로는 안전대책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았다.

    경찰청은 제주 올레길 관광객 피살사건이 발생하자 부랴부랴 전국의 둘레길과 산책로에 대한 치안현황 점검에 나섰다.

    경찰은 또 지방자치단체와 협조해 둘레길과 산책길에 CCTV와 가로등을 확충하는 한편, 비상벨을 설치해 긴급 신고체계를 구축하는 등 치안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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