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
국내 3대 가요기획사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인 싱어송라이터 박진영이 ''뜬금없이'' 영화배우란 직함을 새로 달았다. 드라마 ''추노''와 영화 ''7급공무원''의 천성일 작가가 박진영을 염두하고 쓴 시나리오 ''500만불의 사나이''가 곧 개봉을 앞둔 까닭이다.
박진영은 마치 이를 자축하듯 지난 1일 신곡 ''나는 배우다''를 발표했다. ''비닐 바지는 이제는 잊어버려/ 엘리베이터 안에 음음음도/ 오늘부터 난 다시 태어난거야/ 이제 액터 박 명품연기로(중략) 나는 배우야 I''m a movie star/ 장동건과 어깨를 나란히 함께 하는(이하 생략).''
오는 19일 개봉을 앞두고 홍보에 나선 ''신인배우'' 박진영을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41세 나이에 스크린 첫 주연을 맡은 소감은? 신난다. 가장 큰 감정이고 두번째는 걱정스럽다. 내 실패가 두려운게 아니라 남의 회사돈으로 한건 이번이 처음이라 행여 손해라도 나서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영화에 조금 투자했는데 앨범 한 장 발매가의 절반 밖에 안된다.
개런티를 투자한 형식인가? 개런티는 얼마냐?그렇지는 않다. (쑥스러운듯) 개런티는 많이 안받았다.
가수 데뷔 때보다 더 설레나? 그렇다. 그때는 설레면서 동시에 불투명한 미래로 앞이 안보였기에 긴장됐다. 하지만 지금은 이 순간의 소중함을 안다. 다시 신인이란 수식어를 달게된 건 축복이다.
영화배우를 꿈꾼 적 있나? 없다. 천성일 작가가 제의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노래를 할때 항상 노래가 이야기고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나라고 최면을 걸고 몰입해서 불렀다. 그래서 대사에 음을 붙이면 노래고 음을 빼면 대사가 된다고 생각한다.
공옥진 여사를 존경한다고. 최고로 존경한다. 그 다음은 남보원 백남봉 윤문식 선생님. 10년 전 공 여사님 공연을 보러갔는데 2시간 동안 노래하다 연기하다 자유자재로 넘나드는데 와 이게 딴따라고 광대구나 싶더라. 저 역시도 광대이길 원한다.
ss
광대면서 성공한 사업가다. 성공한 자는 저 높이 존재한다고 다들 생각한다.그래서 미친 듯이 밑으로 내려온다. 나를 못생겼다고 놀려서라도. 왜냐하면 광대는 밑에 있어야 한다. 위에는 스타가 있어야 한다. 가수 UV랑 ''이태원 프리덤''을 하고 또 드라마 ''드림하이''에서 양진만을 연기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이번 영화도 마찬가지. 난 사람들이 박진영을 만만하게 봤으면 좋겠다.
한 회사의 대표를 만만하게 보기란 쉽지 않다. 난 사장님, 대표로 안불린다. 회사에서 제 공식 호칭은 박진영씨다. 위로 올라가는 것에 대한 공포가 크다. 외로울까봐 그렇다기보다 광대짓을 못할까봐, 제가 남을 울리고 웃기는 능력이 떨어질까봐 두려워서다. 난 집도 차도 없다. 집은 전세고 차는 렌트했다.
박진영의 인생은 도전의 연속인가? 도전이라기보다 재미를 찾는 것의 연속이다. 바꿔 말하면 가슴이 뛰는 것. 지금은 미국에서 곧 발매될 원더걸스 음반이 가장 기대된다. 진짜 마음에 들어서 가슴이 쿵쿵 뛴다.
도전과 뭐가 다른가. 도전은 성공을 목표로 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난 성공과 실패는 상관없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걱정하지 않는다. 이번 영화만 예외다. 내 돈이 아니라서.
또 어떤 일에 가슴이 뛰나.
내가 가수하는 일, 배우하는 일, 소속 가수들 음악과 춤 만들고 준비시키는 일, 새로운 사업으로 하는 방송 제작과기획 등 크리에이티브한 일들. 안될 것같은 일을 하는 게 재밌다. 될 것 같은 일을 하면서 돈 버는 것은 별 재미가 없다.
원더걸스의 미국진출에 대해 패착이라는 시각도 존재했다. 왜 판단기준이 돈과 인기냐. 얼마나 많은 지혜와 깨달음을 얻었는지가 판단의 기준이 되어야 하지 않나. 10~20년 뒤에는 그게 눈덩이처럼 커지는데. 돈과 인기는 빼앗기거나 잃어버릴 수 있지만 지혜는 몸 안에 있어서 빼앗기지 않는다.
박진영은 어떤 사람인가? 프로듀서 할 때는 옆에 있는 사람들 쓰러진다. 까탈스럽고 이틀씩 밤새고 그러니까. 또 확실히 날라리가 맞는데 공부도 좋아한다. 요즘 1주일에 하루는 다른 공부한다. 세상과 인간은 누가 왜 만들었는지 알고 싶다. 결론적으로는 재밌는 사람같다.진지하면서도 바보같기도 해야 재미잖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