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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대 총선이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11일.
오후 6시, 투표가 끝나면 공중파 TV들은 일제히 출구조사 결과로 정당별 예상의석수, 지역구 승패 예측, 정당명부 득표율, 예상 1당 등의 승패를 예측한다. 개표완료 전까지 결과를 판가름할 수 있는 것은 출구조사뿐이기에 출구조사가 선거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은 더욱 크다.
출구조사의 역사는 1996년 15대 총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RS로 진행된 첫 출구조사에서 신한국당이 원내 과반인 175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결과는 크게 빗나갔다. 신한국당은 예상보다 36석 적은 139석에 그쳤고, 39개 선거구에서는 당선 예상자와 실제 당선자가 다르게 나타나기도 했다.
ARS방식을 탈피해 투표를 막 마치고 나온 유권자를 상대로 설문지를 돌리는 출구조사가 도입된 것은 16대 총선부터다. 당시 KBS-SBS가 실시한 출구조사(비례대표 제외)에서 민주당 112석, 한나라당 95석, 자민련 12석을 예상했고, MBC는 민주당 107석, 한나라당 100석, 자민련 12석 등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실제 결과는 한나라당 112석, 민주당 96석, 자민련 12석으로 출구조사와는 달리 원내 1, 2당이 바뀌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오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출구조사 전 전국 선거구를 대상으로 전화조사를 실시했다. 경합지역과 이변이 일어날 수 있는 지역 100여 곳에는 최대 5차례 추가 전화조사를 하기도 했다. 또 선거법 개정을 통해 출구조사 거리 제한이 투표소로부터 300m에서 100m로 크게 줄었고, 출구조사 선거구도 80개에서 120개로 늘어 오차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승했다. 그러나 개표 결과 방송사들이 열린우리당의 압승을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과반을 갓 넘긴 152석에 그쳐 다시 한 번 예측이 빗나갔다.
이명박 정권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이 170석 가까이 차지할 것이라 예상됐다. 한나라당이 다수당이 될 것이라는 예측은 맞았지만 개표 결과 153석에 그쳤다. 또 당시 SBS는 162~181석을, KBS는 155~178석을 MBC는 154~178석을 얻을 것으로 보도해 최대와 최소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각 방송사들은 15대부터 18대까지 당선자 예측조사를 발표했으나 매번 20~40개 지역구의 당선자를 잘못 예측해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었고 회의론까지 거론되기 시작했다.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방송 3사는 2010년 한국방송협회 산하 KEP(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를 만들었다. 지난 출구조사와 달리 방송사간 소모적인 경쟁을 피하고 자원을 집중시켜 예측조사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는 미디어리서치, 코리아리서치센터, TNS_RI 등 3개 조사기관에 의뢰해 선거 당일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2,484개 투표소에서 약 70만 명의 유권자를 조사할 예정이다.
조사에 참여하는 감독관은 500여명, 조사원은 무려 1만3000여명에 이른다. 응답자는 투표를 마치고 나온 투표자 기준으로 매 5번째 투표자로 선정하기로 했다.
유권자의 거짓응답과 응답거절은 출구조사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표본을 늘리고 조사방법의 익명성을 보장하는 등 효과적인 방법으로 점차 발전해왔다. 개표 전 당선의 당락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출구조사인 것도 가장 중요한 사실이다.[BestNocut_R]
이번 19대 총선의 출구조사는 지난 네 번의 실패를 바탕으로 대대적인 재정비가 이뤄져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올 총선에서는 개표완료 전 총선 당락의 판도를 족집게처럼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