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MBC 제공/노컷뉴스)
MBC 개그맨실내 현역 최고참인 이경규(45)가 10년 만에 친정인 정통 코미디로 복귀한다. 1995년 ''오늘은 좋은날''에서 인기코너 ''별들에게 물어봐''를 마지막으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전문 MC로 활동한지 10년만이다.
"하루는 우리 부부의 사랑스런 외동딸 예림이(11)가 그러더군요. ''아빠는 왜 코미디 안해?'' 아빠가 코미디하면 재밌을 거 같다나요. 그말에 용기백배 했습니다."
가을개편으로 새롭게 단장한 ''웃는데이''(박현석 연출)로 본업인 코미디에 복귀하는 이경규는 초등학교 딸아이의 이말에 자극받고 출연을 결심했다.
이경규의 코미디 복귀는 큰 부담이 될듯하다. 경쟁프로그램인 KBS ''개그콘서트''나 SBS''웃찾사''가 20대 신인개그맨들의 톡톡튀는 순발력과 라이브 개그로 전통 코미디의 아성을 무너뜨린지 꽤 오래된 상황인데다 MBC 코미디는 최근 수년동안 침체의 늪에 빠져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19일 첫 방송녹화가 진행된 MBC 여의도 방송센터 A스튜디오에서 한창 녹화를 준비중인 이경규를 만났다.
"사실 왜 안떨리겠어요. 내위로는 선배들이 하나도 안남았고 다 후배들인데 안웃기면 어떻게 하죠. 참~내" 은근히 긴장이 되는 듯 중간중간 담배도 찾았다. 다행히 같이 방송했던 역시 10년만에 컴백하는 김국진이 옆에 있어 든든한 표정이다.
이경규는 정형돈 등과 함께 ''바보'' 연기를 선 보이는 코너를 맡아 왕년의 솜씨(?)를 선보일 예정이다. 제작진도 10년만에 ''바보'' 연기에 도전하는 이경규의 모습에 큰 기대를 내비쳤다.
이경규는 오랜만에 월요회의에 참석해서 후배들과 함께 아이템 회의를 진지하게 한판 벌였다. MBC 코미디 중흥의 사명을 띠고 컴백하는 만큼 이경규는 후배들과 5~6시간동안 머리에서 김이 날만큼 머리를 맞대고서 서로 낄낄대며 웃기도 하고 심각한 고민을 하는 등 예전의 감을 되살리려 노력해 후배들이 감탄사를 연발했다는 후문이다.
이경규는 "코미디도 일종의 유행을 탄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회전 빠른 스피디한 라이브식 스탠딩 코미디가 차츰 식어갈때가 됐다. 다시 슬로우 코미디, 전통 코미디로 시청자들이 돌아올 때가 됐다. 그것이 이제까지의 경험이다." 코미디가 4년여 주기로 스타일과 패턴이 반복된다는 얘기다.
이경규는 "나는 기본적으로 코미디로 출발한 연예인"이라면서 "더 늦기전에 고향같은 코미디 장르에서 초심으로 돌아가 후배들과 멋진 작품 한번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노브레인 서바이벌''로 정준하 문천식이라는 스타를 탄생시킨 박현석 PD는 "첫 회의에서 가능성을 보았다"며 "10대에서 40대까지 함께 어우러져 웃을수 있는 코미디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남궁성우 기자 socio94@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