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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범죄와의 전쟁'' 최민식 "계급장 떼고 제대로 붙었다"

''범죄와의 전쟁'' 최민식 "계급장 떼고 제대로 붙었다"

하정우가 참 예뻤던 이유도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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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화선'' ''파이란'' ''올드보이'' ''주먹이 운다'' ''악마를 보았다''등 수편의 대표작을 갖고 있는 최민식. 충무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 최민식에게서 어떤 새로운 연기를 볼 수 있을까? 감히 예단했고 보기좋게 깨졌다.

''악마를 보았다''의 최민식과 ''추격자''의 하정우, 두 국민 살인마의 만남으로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던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에서 최민식은 전작 ''악마를 보았다''에서 보여준 끔찍하게 독한 모습을 완전히 벗어던지고 10kg 이상 살을 찌워 첫눈에도 능글맞은, 비리세관 공무원 출신의 로비의 달인 ''반달''(조폭도 민간인도 아닌 사람) 최익현을 생동감 넘치게 소화해냈다.

가족을 위해서 못할게 없는 평범한 가장의 모습부터 권력과 힘에 대한 수컷 특유의 동경, 힘을 쥔 자의 허세 그리고 폭력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까지 코미디와 누아르를 오가는 폭넓은 연기로 영화 보는 맛을 배가시킨다. 뿐만 아니라 하정우를 비롯한 조진웅 마동석 곽도현 등 후배들과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하며 캐릭터 연기의 진수를 선보인다.

최고참 선배인 최민식의 아우라가 후배들에게도 전염된 것일까? 최근 노컷뉴스와 만난 최민식은 "연기 앞에서 선후배란 없다"고 확언한 뒤 오히려 후배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필드에선 계급장 떼고 붙는 것이다. 오로지 동료일 뿐인데 우스갯소리로 비유하면 신병교육훈련이 잘된 친구들이었다. 연극판에서 다 제대로 배운 친구들과 호흡을 맞춰서 서로 자존심 싸움 안 부리고 오직 발가벗고 작품만 생각할 수 있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요즘 속된 말로 개뿔 인기 있다고 허세부리는 친구들 얼마나 많으냐. 근데 우리 팀엔 그런 친구가 하나도 없었다. 사실 하정우 정도의 지명도에 명성이면 충분히 우쭐될만한데 그런 게 없어서 참 예뻤다. 그럼 후배이기 이전에 동료로 인식되고 서로 존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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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이 연기한 최익현은 어느 조직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인물. 깡패를 만나서도 혈연을 따지는 그는 탁월한 임기응변과 특유의 친화력으로 우연히 알게 된 부산 최대 조직의 젊은 보스 최형배(하정우)와 손잡고 부산을 접수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상황이 나빠지자 배신도 서슴지 않으며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친다.

최민식은 최익현에 대해 "대단히 익숙한 인물"이라며 "내 아버지일수도 있고 내가 아는 옆집 아저씨일 수도 있다"고 비유했다. 또 그는 "1980년대란 특정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영화 속 캐릭터가 저지른 행위는 어떤 기업체나 공무원 조직을 배경으로 해도 충분히 대입가능하다"며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에도 적용된다는 점이 이 영화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최익현의 권력에 대한 동경과 허세도 마찬가지. 그는 "권력과 힘에 대한 동경은 수컷들의 본능인데 그런 것들이 잘 표현됐다"며 "한국 남자 특유의 허세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어디 최씨냐, 고향이 어디냐, 군대 어디냐, 우리 조기축구회 회원 아니냐며 무조건 엮으려고 한다. 근데 그 허세 이면을 들여다보면 혼자면 외롭거든. 약하건든. 그래서 부빌 언덕을 찾는데 지겹고 촌스럽고 또 환멸을 느낄 때도 있지만 연민도 간다."

최민식은 이번 영화로 생애 첫 부산사투리 연기에 도전했다. 또 하정우의 심복으로 나온 후배 연기자에게 여러 차례 뺨을 맞기도 했으며 급기야 팬티 바람으로 구덩이에 묻히기 직전의 상황에 내몰리기도 한다.[BestNocut_R]

최민식은 "사실 빤스 바람으로 두들겨 맞고 한건 일도 아니었다"며 "오히려 사투리 연기 때문에 개고생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사투리를 너무 만만하게 봤다. 이건 단어 숙어 억양 외워서 될 일이 아니더라. 앞으로는 가능한 표준어로 작업하겠지만 너무 작품이 마음에 들어 또 사투리 연기를 해야 한다면 그쪽에서 1년 정도 산다든지 해서 진짜 준비를 많이 할 것"이라며 깊이 반성했다.

또 그는 "구덩이에 묻히는 그 장면은 40도의 무더위에 양복입고 삽질한 조폭 역할의 후배들이 더 고생했을 것"이라며 "난 시원해서 너무 좋았다"며 껄껄 웃었다. 18세 관람가, 2월 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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