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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 ''부러진 화살''…판사들은 왜 끙끙 앓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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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일반

    [Why뉴스] ''부러진 화살''…판사들은 왜 끙끙 앓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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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와 실제 사건으로 본 ''김명호 교수, 판사 석궁테러 사건''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Why 뉴스]는 뉴스의 행간을 속시원히 짚어 줍니다. [편집자 주]

    영화 ''부러진 화살''이 8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실제 ''석궁사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제2의 도가니''가 되는 것아니냐는 성급한 의견도 나오고 있다. 사법부는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면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지만 사법불신이 확산되는 데 대해서는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판사들은 왜 끙끙 앓고 있나?''라는 주제로 영화 ''부러진 화살''과 관련된 주제를 정했다.

    ▶영화를 본 소감은?

    = 영화를 본 느낌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참 나쁜 법원''과 ''정의의 사도''와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는 흡인력이 있었다. 나름 재미도 있었다. 그렇지만 영화가 실제 있었던석궁사건을 다루고 있는 사회고발성 작품이다 보니 아무래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ㄴㄴ
    ▶이 영화를 이해하려면 아무래도 ''석궁사건''을 알아야 할 텐데?

    = 이 사건은 1995년부터 2008년까지 10년 넘게 이어진 것이어서 복잡해 보인다. 우선 3개의 큰 재판이 있다.

    김명호 교수는 1988년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91년 성균관대 수학과 조교수로 임용됐지만 1995년 1월 본고사에 출제된 수학문제에 오류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한 후 부교수 승진에서 탈락한데 이어 1996년 2월에는 조교수 재임용에서 제외됐다.

    재임용에서 탈락한 김명호 전 교수는 대학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재판에서 패소했다.

    1998년 이민을 떠난 김 교수는 뉴질랜드와 미국(2001년 재이민) 등에서 무보수 연구교수로 지내다 2005년 3월 귀국해서 개정된 사립학교법에 따라 다시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1심 재판부는 또다시 원고 패소 판결했고(2005년 9월 21일) 항소심 재판부도2007년 1월 12일 항소를 기각했다.

    이 항소심 재판부의 재판장이 이른바 ''석궁테러''를 당한 박홍우 부장판사이고당시 주심판사가 창원지법 이정렬 판사다. 이정렬 판사를 인터넷이나 SNS 등에서는 ''석궁판사''라고 칭하기도 하지만 이 판사는 석궁사건과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고석궁사건의 발단이 된 민사재판인 ''교수지위확인'' 소송의 항소심 재판부 주심 판사였다.

    항소심 판결이 있은 지 사흘 뒤인 2007년 1월 15일 18:30분 김명호 교수가 서울 잠실에 있는 박 부장판사의 아파트 현관 엘리베이터 앞에서 퇴근하던 박 부장판사에게 석궁을 발사했다는 것이 이 사건의 흐름과 개요이다.

    ▶영화에서 몇 가지 쟁점이 있지 않나?

    = 영화에서 나타나는 쟁점은 네 가지로 정리 할 수 있다.

    △첫째 항소심 재판부가 왜 박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신청을 기각했는지? △둘째 재판부가 왜 혈흔 검증 신청을 기각했는지? △셋째 결정적인 증거인 부러진 화살이 왜 사라졌는지? △넷째 와이셔츠에는 왜 혈흔이 없는지? 하는 것이다.

    물론 결정적인 쟁점은 박 부장판사가 정말로 석궁화살에 맞았느냐 아니냐, 하는 문제이다. 나아가 김 교수가 정말로 석궁을 발사했느냐 아니면 몸싸움 과정에서우발적으로 발사됐느냐 하는 것도 이 영화의 핵심 쟁점이 되고 있다.

    영화에서는 "박 부장판사가 화살을 맞지 않았고 우발적으로 발사된 화살에 벽에 부딪혀 부러지고 촉이 뭉툭하게 됐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 결론에 따르자면 박 부장판사가 화살에 상처를 입지 않았으면서 상처를 만들어 증거를 조작한 것이 된다.

    그리고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기소하고 재판부가 유죄의 선입견을 갖고 무리하게 재판을 진행해 유죄를 선고하는 것으로 결론이 나는 것이다. 앞에서 설명한 김명호 교수의 부교수 승진심사나 재임용 탈락이 쟁점이 아닌 것이다.

    ▶영화를 보면 아주 사실적으로 묘사가 되고 있는데 모두가 사실이냐?

    = 영화 제작진들은 98% 이상 사실이라고 얘기하고 있고 정지영 감독도 90% 정도가 사실이라는 얘기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영화에서 나오는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부분도 분명히 있다.

    ''석궁사건''에 대해서는 3가지의 사실이 있다고 보면 정확할 것이다. △첫 번째는 ''영화적 사실''이고 △두 번째는 ''법리적 사실''이며 △세 번째는 ''실체적 사실''이다.

    ''영화적 사실''은 피고인 즉 김명호 전 교수의 입장에서 사건을 다루는 것이다. ''부러진 화살''이라는 영화가 피고인의 시각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만 보면 법원에 대해 재판부에 대해 울분이 차오르고 사법부를 불신하는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기자로서 법정에서 재판현장을 자주 지켜봤던 입장에서도 그런 마음이 들었는데 법원의 실태를 경험하지 못한 일반 관람객이라면 사법부에 대한불신의 감정이 훨씬 강할 수 있을 것이다.

    사법적 사실은 판결문이 대변하고 있다. 영화를 본 뒤 석궁사건에 대한 형사재판 1심과 2심 3심 판결문을 모두 읽어봤다.

    판결문을 보면 △김명호 전 교수가 부장판사를 석궁 테러할 의도를 갖고 석궁을 구입했고 △1주일에 1회 정도 60, 70여발씩 석궁을 발사하는 연습을 하였고, △7차례나 박 부장판사의 거주지 주변을 찾아가 귀가 시각을 확인했다는 점 등을 들어 의도를 가진 범행이라고결론 내리고 있다.

    ▶실체적 사실은 뭐냐?

    = 실체적 사실은 김명호 교수 측이나 재판부 검찰이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부분이다. 김 교수가 석궁을 가져간 것도 맞고, 발사된 것도 맞고, 피해자의 몸에 상처가 있는 것도 인정하고 있다.

    김명호 교수가 본인이 직접 구입한 석궁을 들고 박홍우 부장판사의 집으로 찾아가 퇴근 하는 박 부장판사에게 석궁을 겨냥했다는 것을 영화에서도 재판에서도 실제에서도 인정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실체적 진실은 석궁을 들고 박 부장판사의 집으로 찾아간 김명호 전 교수가가장 잘 알 것이고 석궁으로 피해를 당한 박 부장판사가 알고 있을 것이다.

    김명호 교수를 변호한 박훈 변호사는 "석궁을 들고 갔고 위협을 했고 우발적이던 정조준이던 발사가 됐다. 이 부분만을 공소장에 기재를 했더라면 자신이 변론을 맡지도 않았을 것"이라면서, "(화살에) 맞지도 않은 것을 맞았다고 주장하는 것이 보이니까 무죄를 다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경찰이나 검찰에서 수사단계에서 피의자신문조서에 ''살인미수 혐의''로 조사를 했는데 결국에는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의 상해혐의로 기소를 했다. 수사단계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ㅇㅇ
    ▶가장 궁금한 것이 영화에서는 김명호 교수를 ''정의의 사도''로 묘사하고 있는데?

    = 영화를 보면 김명호 교수는 불의한 사법부에 맞서 싸우는 ''정의의 사도''로 비쳐진다. 일방적인 재판부의 공판진행에 맞서고 권위적인 재판부와 싸우는 모습은 재판을 경험했던 사람들이라면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낄만한 것이었다.

    실제로 김 교수는 재판과정에서 위법했다고 판단한 판사 수십 명을 고소했고 4년간 복역하면서 헌법소원을 500여건이나 냈다. 김 교수의 입장은 2006년부터 자신의 홈페이지(www.seokgung.org)에 기록해 왔다.

    박훈 변호사의 변론 장면도 법정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니다. 시국사건 재판에서는 종종 볼 수 있었던 모습이지만 일반 형사재판에서 보기는 어려운 장면이기 때문이다.

    저도 영화를 보면서 배우 안성기씨의 연기 덕분에 김명호 교수가 ''정의의 사도''로 느끼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 사건은 분명한 건 김명호 교수가 살해의 의도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실체적 사실을 알 수는 없지만 김 교수가 석궁을 들고 박 부장판사의 집 앞으로 찾아가 위협을 하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그 점은 본인도 인정하고 있는 사안이므로 김 교수를 ''정의의 사도''라고 하는 건 좀 지나친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박훈 변호사에게 "김명호 교수가 정의로운 거냐?"라는 질문을 했더니 "사법부에 굴하지 않고 싸웠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면서 (좀 표현하기가 그렇지만 박변호사의 말을 그대로 전하자면) "또라이냐? 의인이냐? 영웅이냐? 여부는 관객들이 평가할 부분"이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그렇지만 이런 영화가 화제가 된다는 자체가 사법 불신이 팽배함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

    = 그렇다. 제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면서 대학교수를 지낸 사람이 폭력적인 방법에 의존 할 수밖에없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얼마나 사법부의 문턱이 높으면 그 정도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일반 국민들은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실제로 경찰수사 검찰송치와 수사1심 2심 3심, 새로운 증거가 나온다면 가능한 재심, 헌법소원 등 절차적으로는 충분히 구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개인이 이런 과정을 모두 거치기에는 너무 힘들고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법원 내부에서도 ''부러진 화살''이라는 영화를 계기로 스스로 반성하는 자성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오래전부터 사법개혁을 공개적으로 주장해온 수원지법 정영진 판사는 법원 내부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사법개혁의 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간절하다"고 말했고, 창원지법 이정렬 판사도 "저는 법원에 몸담고 있는 사람의 하나로서 그 영화를 꼭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설령 억울한 생각이 든다 하더라도, 그 영화를 통해 던져지는 메시지를 곱씹어 보고, 제가 재판업무를 하는 동안 잘못했던 점에 대하여 반성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는 입장을 법원게시판에 올렸다.

    물론 반성하는 목소리 보다는 진실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 와중에서도 법원의 문턱이 높고 국민들과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박훈 변호사의 말을 법원 관계자들이 귀담아 들었으면 한다.

    박 변호사는 "사법부가 불신을 받는 이유는 국민들이 사법부를 들여다 볼 수 없는 폐쇄적인 구조이면서 국민들과 소통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법원이 조금 나아졌지만 100중 10이던 것이 30으로 바뀌었다고 해서 사법부가 나아졌다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재판결과에 불만이 있다고 해서 재판부나 판사개인에 대해 폭력을 행사하거나 위해를 하는 것을 정당화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 그 점은 분명히 경계해야 하고 그런 일은 분명 없어야 한다. 그래서 김명호 교수가 ''정의의 사도''는 아니라고 한 것이다.

    26일에도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에게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한 재판장의 집 앞에서 일부 보수단체 회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판결 결과가 마음에 들면 그 판사를 칭찬하고 추켜세우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석궁으로 위협하거나 재판정에서 계란을 투척하거나 집앞으로 몰려가서 시위를 벌인다면 판사들이 양심에 따라 올바른 판결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국민들이 입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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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법개혁이 우선시 돼야할 문제이겠지만 그렇다고 사법부에 대한 물리적인 대응을 옹호 할 수는 없고 해서도 안 될 것이다. 사회적인 시스템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것이다.

    영화를 계기로 사법개혁의 단초가 되고 원동력이 된다면 좋겠지만 사법부를 일방적으로 비난하거나 혹시라도 재판부에 대한 공격이나 판사 개인에 대한 위해가 정당화 되거나 옹호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사실 김명호 교수에 대한 재판은 특수한 사례일 수도 있는데 이 사례가 일반화되어서는 곤란한 부분이 적지 않을 것이다.

    문화평론가 진중권씨가 영화에 대해 블로그에서 이런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대법원에서는 영화와 관련해 ''사건자체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이 완결됐는데 다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영화로 인해 법원에 대한 건전한 비판의 정도를 넘어서지 않을까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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